누가 내게 계율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한 마디로 '생명'이라 할 것입니다 생명은 항상 현재형現在形입니다 생명에 지나간 과거는 없습니다 생명에 다가오지 않은 미래도 없습니다 오직 그에게 주어진 삶의 기간에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이어질뿐입니다 여기에 어떤 특정特定의 존재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누구나 매우 특별한 실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계율은 지니持는 게 아닙니다 생명이 지닌다 해서 지녀지고 팽개친다고 해서 팽개쳐지겠습니까 생명이 그런 것처럼 계율도 그러합니다 계戒는 지닌持다 하여 지계持戒라 하지만 계가 지닌다 하여 지녀집니까 계가 내려놓는다 하여 놓아집니까 어떤 경우도 계는 갖거나 놓는 게 아닙니다 그러므로 나는 감히 선언합니다 '계戒는 생명生命 그 자체自體'라고요
그러러면 과연 생명이 무엇인지 그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명이란 '살아있는生 목숨命'입니다 살아서 숨 쉬고 심장과 맥박이 뛰며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생명이라 합니다 숨이 멎고 심장이 멎고 맥박이 멎은 자를 결코 생명이라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이 설한 계율도 바로 이와 같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생명과 동떨어진 계율 나는 이런 계율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말입니다
어미의 자궁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장차 태어날 존재를 생명이라 얘기하지요 여기에는 물론 사람을 대전제로 하지만 어찌 사람의 생명만 생명이겠습니까 지구상의 모든 동물動物은 다 생명입니다 동물이란 움직이動는 존재物입니다 그렇다면 움직이는 것은 다 생명일까요 스스로自 움직이動는 탈것車도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도 기류따라 흐르는 구름도 피어오르는 안개와 연기까지도 움직이는 존재이니 이들을 생명이라 이름붙일 수 있을까요
앞서 얘기했듯이 생명이란 움직이되 숨 쉬고 심장이 뛰고 더불어 맥박이 뛰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존재라야 바야흐로 생명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더 간단한 정의를 얘기한다면 세포가 증식하는 게 곧 생물입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분히 갖춘 사람을 비롯하여 갖가지 동물animal과 곤충昆蟲insect/bug과 식물植物plant/vegetable까지도 마침내 하나의 살아있生는 존재物로서 비로소 생명이라 정의正義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물이 유지되는 일정한 기간 단지 움직인다動는 사실物 하나만으로 이를 생명이라 정의할 수 있겠는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물의 정의는 움직動이는 물체物이면서 동시에 숨 쉬고 심장과 맥박이 뛰고 피부 밑으로 피가 흘러야 합니다 그러기에 안개 구름 연기처럼 바람 따라 기류 따라 움직이는 것이나 중력의 법칙따라 흐르는 물 따위를 움직인다 하여 생명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그들은 대지의 여신을 가이아Gaia로 부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 자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간주看做하였습니다 이는 매우 은유적인 표현이지요 바로 이 점에 착안着眼하여 1972년 영국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 James Lovelock(1919.7.26일~)은 새로운 논문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대기권 분석을 통해 본 가이아 연구》로 대승불교《화엄경》에서나 가능한 학설을 그는 매우 당당하게 내놓습니다 '가이아 이론Gaia hypothesis'이 이미《대방광불화엄경》에 들어있다고요? 그렇습니다 《대방광불화엄경》에는 분명 가이아 이론이 들어있습니다 경전은 '여래의 십신十身'을 거론하면서 허공신虛空身, 국토신國土身을 비롯하여 업보신業報身까지 생명으로 인정합니다
허공이 그대로 생명을 지닌 몸이요 국토가 그대로 생명을 지닌 몸이며 업보 그대로가 곧 생명체를 지닌 몸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든 가이아 여신설은 글자 그대로 신화일 따름이지만 《화엄경》의 십신설은 곧 교리敎理입니다 그후 제임스 러브록 박사는 6년 뒤 1978년 새롭게 다듬어 쓴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란 저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 자체를 완벽한 하나의 생명체로 간주합니다 그는 현재 살아계시며 올해로 '백수白壽'시지요
나는 사실 가끔 안타까움을 느끼곤 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아는 불교경전 속에는 이와같이 첨단과학에서 설파한 내용들이 엄청나게不知其數 들어있는데 과학자들이 앞다투어 발표한 뒤라야 비로소 한 마디씩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맞장구는 그래도 그나마 양반입니다 아무튼 경전에서 같은 설을 찾아냈으니까요 뛰어난 불교학자들과 뛰어난 고승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들이 세계적인 과학자들에 앞서 경전 속에서 미리미리 찾아낼 수는 없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정의는 반드시 숨 쉬고 심장이 뛰고 피부 밑으로 뜨거운 피가 흐르고 섭취하고 배설하며 생각할 줄 아는 이들에게 우리는 생명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계율도 이처럼 생명과 늘 함께 합니다 따라서 앞서 이미 언급했듯이 계율은 지니지 않겠다 해서 지녀지지 않는 것도 아니고 지니겠다 해서 지녀지는 물건이 아닙니다 생명은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닌 것처럼 계율도 주고 받는 물건이 결코 아닙니다
계율戒律은 해인사 팔만대장경각에 세계적으로 유수한 도서관에 고이 모셔진 고려대장경과 뭇장경 율부律部 속에 갇혀있지 있습니다 계율은《사분율》등을 비롯하여 이들 종이론 된《범망경》<보살계본>과 심지어 종이로 된 계첩戒牒 속에도 같혀있는 게 아닙니다 계율은 가이아처럼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 가둘 수 없습니다 생명이 지나간 과거에 있지 않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도 있지 않으며 오직 지금now 여기here에서만 살아있듯 계율도 오직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만 그 실존實存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매우 어렵고 난해難解한 글이지만 여기 10가지 뼈대가 있습니다 이를 뼈대라 풀이한 데 대해서는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나하나 천천히 이해시켜드릴 것입니다
살아가는 생명에게 필요한 열 가지 뼈대는 죽임殺에 대한 뼈대戒를 비롯하여 훔침과 횡령에 대한 뼈대 불륜에 대한 뼈대 거짓말에 대한 뼈대 술장사에 대한 뼈대 사부대중의 허물에 대한 뼈대 제 자랑과 남 헐뜯음에 대한 뼈대 인색과 비방에 대한 뼈대 화火anger와 용서에 대한 뼈대 삼보비방에 대한 뼈대 따위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잠시 머물다 갑니다.
성불하세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잘 읽고 갑니다.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