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래동요인 와라베우타가 초등학교 국정 교과서에 우리나라 전래동요로 소개돼 있어 교과서 개정은 물론 우리문화 속의 일제 문화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시급하다.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용 국정교과서 <즐거운 생활> 40~41쪽에 실린 <줄넘기>(`똑똑똑 누구십니까')는 일본의 와라베우타 <똑똑 똑 누구>에서 온 것인데도 `전래동요'라는 이름을 달고 수록돼 있다. 두 노래는 문답형식으로 된 가사와 놀이방법이 일치하며, 선율도 와라베우타 양식을 따르고 있다. 또 우리 전래동요와 민속놀
이를 소개하는 여러 종의 책자와 음반에 일본 와라베우타와 놀이가 실려 있는 것이 확인돼 하루빨리 바로잡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재일한국인 3세 홍양자씨가 자신의 논문과 저서에서 본격적으로 제기해 알려졌다. 홍씨는 지난해 중앙대 대학원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을 수정·보완해 최근 내놓은 <빼앗긴 정서 빼앗긴 문화>(다림 펴냄)에서 전래동요로 알려진 한국의 노래들과 일본의 노래를 꼼꼼히 비교·분석해 이 같은 실상을 낱낱이 밝혔다. 홍씨에 따르면, <똑똑똑 누구십니까> 외에 <여우야 여우야> <쎄쎄쎄 아침 바람> <숨바꼭질 할 사람> <꼬마야 꼬마야> 등 어린이들이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들의 상당수가 일본 노래와 선율·가사가 유사하며 놀이방법도 비슷하다.
대표적인 전래동요로 알려진 <여우야 여우야>의 경우, 선율은 근대 한국의 전래동요를 따르고 있지만 가사에서는 `여우야 여우야 '라는 구절을 비롯해 전체 내용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이 노래는
일본에서 17세기부터 불리다가 일제시대에 한국에 건너온 것이다. 또 손뼉치기 놀이를 하며 부르는 <쎄쎄쎄 아침 바람>은 메이지 시대 때 유행한 일본동요 <셋셋셋>의 영향을 받아 40년대 초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노래는 92년도부터 재외국민용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해외동포 교육에 쓰이고 있으며, 국립국악원이 발간한 <국악동요선집>에 전래동요로 실려 있다.
일본에서 온 노래를 우리 노래로 소개하는 잘못은 이밖에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래동요·놀이 책자에서도 적잖이 발견 된다. 창작과비평사가 발간한 <한국전래동요집2>(신경림 엮음)에는 <여우야 여우야>가 서울지방의 전래동요로 나와 있으며, 우리 교육사에서 펴낸 <아이들 민속놀이 백가지>(김종만 씀)에도 `여우 놀이'라는 제목으로 이 노래가 소개돼 있다. 또 청맥에서 나온 <한국 전래놀이 노래>(김숙경 씀>에는 <쎄쎄쎄 아침 바람> <여우야 여우야> <똑똑 누구십니까>를 비롯해 일본 놀이인 `묵찌빠' 등이 모두 우리 전래놀이 및 노래인 것으로 나와 있다. 이밖에도 `어린이를 위한 구전동요'라는 이름으로 일본 노래들이 시디와 테이프로 나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연구소의 김춘미 소장은 “해방 50년이 넘도록 일본노래를 전래동요로 가르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기성세대와 학자들 모두가 반성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 문화 전반에 스며 있는 일제의 영향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명섭 기자
첫댓글 맞습니다...맞고요............ 어째야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