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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 Woman 08
음악이 빠르게 진행되자 후안은 현란한 몸짓으로 춤을 췄고, 그 모습은 여인네들에게는 가히 유혹적이었다.
후안의 시선은 멀뚱멀뚱 서 있는 로즈니스에게 박혀 있을 뿐이었다. 어쩐지 그는 다른 여자들에게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직 로즈니스에게만 강렬한 눈빛을 주었을 뿐이었다.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던 젠은 그를 뚫어
지게 바라보고는 살짝 그를 붙잡았다.
“뭐야 젠?”
“이제 가보셔야 할 듯 합니다. 주인님께서 로즈니스님을 너무 오래 밖에 두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엔디미온이? 내가 있으니까 괜찮잖아”
“그래도 안 됩니다”
‘후훗, 너의 주인은 엔디미온 하나라 이건가’
후안은 우뚝 서서 이마에서 조금씩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리고서는 젠의 말에 수긍을 하고는 파티장을 빠져나왔
다. 마침 점점 지쳐가던 로즈니스에게는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
“젠. 엔디미온은 뭐가 걱정이래? 나도 있고 너도 있잖아?”
“로즈니스님에 대한 걱정이시지요.”
“밤에 밖에 있으면 누가 잡아먹기라도 한데?”
“제가 주인님의 뜻을 어찌 알겠습니까.”
평소엔 온화한 젠이 오늘은 어쩐지 자꾸만 말대꾸를 하는 게 영 심상치가 않았다. 후안 또한 뭐가 그리 성을 낼
일인지 연신 기분 나빠하는 눈치였다. 중간에 낀 로즈니스는 그저 아무 말도 못한 채 가만히 있어야만 했다.
무거운 분위기를 스스로가 견디기 힘들었는지 마침내 그녀는 몸짓 발짓을 해 가며 두 남자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후안. 왜 그래요. 즐거우면 된 거죠”
“내가 그렇게 못 미더운가?”
“아저씨가 너무 쓸데없이 걱정을 많이 해서 그래요”
“에이씨, 몰라”
말은 이렇게 하지만 후안은 그래도 로즈니스 때문에 기분이 한결 나아지기는 했나 보다. 6살이나 어린 그녀가
마치 후안을 어린아이 타이르듯 대하니까 어쩐지 그의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 로즈니스는 후안과 눈이 마주치자
빙긋 웃었다. 그러자 후안은 전과는 다르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어디 아파요?”
“어? 아니”
“열 있는 거 아니에요? 볼이 좀 빨갛네.”
로즈니스는 손을 뻗어 후안의 볼에 살짝 손가락을 대 보았다. 그녀의 손길이 미치자 후안은 심장이 조금씩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애써 정색하며 고개를 돌리다가 젠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뭐가 못마땅한지 혼자
두근대는 후안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후안은 이런 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엔디미온에게만
충성을 다 바치던 그는 가끔 후안을 이런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고는 했다. 혹시나 로즈니스를 좋아하나?
후안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내 저었다. 엔디미온보다 더 차가운 젠이 여자를 좋아할 거라
는 생각은 애초부터 버리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탄 마차가 멈추고 후안과 로즈니스 그리고 젠은 현관 앞에서 내렸다. 저택은 어쩐지 온통 불이 켜져 있었
다. 보통 집안의 주인들이 자리를 비우면 거실과 방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작은 불빛만을 은은하게 켜 둘뿐인데
지금 집의 모습은 어쩐지 너무 환했다. 젠은 후안과 로즈니스를 방으로 올려 보낸 뒤 거실로 들어갔다. 언제 돌아
왔는지 엔디미온이 피곤한 얼굴을 한 채로 그레이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인님. 언제 오셨습니까?”
“방금.”
“젠 이리 와서 앉아요. 마침 엔디미온이 마르조아 섬에 대한 얘기를 해 주던 중이에요. 난 한번도 그곳에 가
본적이 없어서 어찌나 얘기가 재미있는지.”
그레이스는 엔디미온에게 듣는 마르조아 섬의 얘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대단한 요리솜씨를 자랑하는 그녀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부분은 마르조아의 음식 이야기였다. 마르조아 섬 고유의 음식얘기를 듣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었다. 몇 번을 망설이던 젠은 엔디미온의 시선을 느끼고는 조심스레 그레이스의
옆에 앉았다.
“로즈니스는?”
“주인님이 돌아오신지 모르고 제가 방으로 올라가시라고 했습니다.”
“그래?”
“불러 드릴 까요?”
“아니, 됐어.”
엔디미온은 목이 뻐근한지 이리저리 돌리면서 말했다. 그가 손짓하자 그레이스 뒤에 서서 그들의 시중을 들고
있던 하녀 하나가 엔디미온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 손길이 시원한지 그는 눈을 꼭 감은 채로
있다가 갑자기 부릅떴다.
“후안은?”
“후안님도 방에 계십니다.”
“아직도 안 간 거야?”
“제가 보기에는 여기서 꽤 오래 머무르실 것 같습니다”
엔디미온은 머리를 살짝 누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전에 같으면 후안이 이곳에 머물던 말던 신경 쓰지 않던
그였지만 어쩐지 지금은 그렇지가 못했다. 로즈니스와 후안이 같이 한 집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일찍 돌아오셨습니까?”
“그냥. 피곤해서 일찍 끝냈어.”
“불안하셔서 그런 게 아니구요?”
“... 어떤 불안?”
“아닙니다. 제가 말실수 했습니다”
엔디미온은 후안처럼 가끔 젠이 불편할 때가 있었다. 뭐든지 꿰뚫어 버릴 것 같은 그의 날카로운 눈초리는
가끔씩 엔디미온의 머릿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그의 생각들을 읽어내는 듯 했다. 오늘도 왠지 그런 느낌에
불쾌해진 엔디미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라가시겠습니까?”
“피곤해. 내일 스케줄 없지?”
“며칠간은 집에서 푹 쉬실 수 있습니다”
엔디미온은 무표정하게 말하는 젠을 힐끔 보고는 거실을 나가려 소파에서 몸을 돌렸다. 그가 거실 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젠이 그를 불렀다. 엔디미온이 뒤를 돌아봐 젠을 보니 그는 엔디미온은 빤히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
로 말했다.
“주인님.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그 때를 놓치면 원하시는 것을 가지실 수 없습니다.”
“무슨.. 말이야?”
“기회를 놓치시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단호한 젠의 말에 엔디미온은 뭔가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곧 거실을 나갔다. 나가는 그를 유심히 보던
젠은 피식 웃더니 소파에 편히 앉았다.
“젠. 아까 그 말이 무슨 말이에요?”
“글쎄요, 그레이스. 가끔은 안 좋은 것 같아요”
“뭐가요?”
그레이스의 물음에 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그저 멋쩍게 웃고는 로즈니스를 보러 가야겠다며 자리를
떴다. 거실에는 젠과 베린 뿐이었다. 베린은 엔디미온의 비서 역할을 하는 남자였다. 젠은 엘리노어 저택의
집사로서 엔디미온이 일을 나갈 때 자주 따라갈 수 없었다. 보름 이상 걸리는 일이 아니고서는 젠은 보통 저택에
남아 저택을 지키고 있어야 했다. 이런 젠 때문에 비서로 들인 것이 베린이었다.
“베린. 오늘 주인님이 왜 일찍 돌아오신 거지요? 예정대로라면 내일 모레 오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일을 빨리 처리하시고 싶다면서 거래를 담판을 지어버리시더라구요.”
젠은 어쩐지 이상했다.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그에게 불이익이 되는 거래는 애초부터 시도하지 않는 것이
그의 경영 철학 중 하나였다. 엔디미온은 어떤 일이든 몇날며칠이 걸려도 신중하게 처리했었다. 그런데 이번만은
달랐다. 젠은 씁쓸하게 웃었다. 어쩐지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2층으로 올라온 엔디미온은 복도를 지나가다 로즈니스의 방 앞을 스쳐갔다. 그는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그녀의 방 문 앞에 섰다. 망설이던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방문에 노크를 했다. 방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를 않았다. 엔디미온은 조심스레 방문을 열어 빼꼼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옅은 노랑색의 드레스가 반 접혀 의자
위에 아무렇게나 매달려 있었다. 엔디미온은 살짝 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곧 욕실에서 노랫소리
가 들려왔다. 맑은 로즈니스의 음성이었다. 엔디미온은 그녀의 얼굴을 꼭 볼 심산인지 방 중앙에 있는 소파에
털썩 앉았다. 어쩐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불안함 따위가 한 번에 날아가는 그런 기분 말이다. 한참을 기다리
던 그는 나른한 느낌에 서서히 졸린 듯 눈을 감았다.
Pretty Woman 09
“아저씨!!!”
그가 눈을 번쩍 뜨자 로즈니스가 젖은 머리를 한 채 그의 앞에 서 있었다. 목욕 가운 만 걸친 그녀의 주위로는
모락모락 김이 났다. 갑자기 잠에서 깬 그는 짜증낼 틈도 없이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 이내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아저씨!! 지금 뭐.. 잠깐. 얼굴 붉히는 거에요?”
“아, 아니야!!”
“이 변태!!”
로즈니스는 두 손을 들어 꽉 주먹을 쥐고는 엔디미온을 향해 아무렇게나 막 휘두르기 시작했다. 한참을 맞던
엔디미온은 아파서 안 되겠는지 로즈니스의 손을 덜컥 잡았다. 로즈니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파 죽겠다”
“남자가 그깟 것 가지고”
“네 주먹이 얼마나 아픈데. 그보다 옷 안 입냐. 굉장히 자극적이다?!”
“씨이, 저리가 있어요. 옷 갈아입고 올게요.”
로즈니스는 테라스로 엔디미온을 밀어놓고는 문을 확 닫아 버렸다. 투명한 유리문인지라 방안이 모두 보이기는
했지만 로즈니스가 또 성질을 낼까봐 엔디미온은 몸을 돌려 밖에 보이는 경치를 바라봤다. 그가 넋 놓고 밤하늘
을 바라보자 언제 왔는지 로즈니스가 옆에 스윽 다가와 그에게 잔을 하나 건네주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붉은 포도주를 따라주었다.
“웬일이야?”
“뭐가요?”
“웬일로 이런 짓을 하냐구”
“칫, 이런 날도 있어야죠.”
로즈니스는 싱긋 웃더니 포도주를 한 모금 마셨다. 엔디미온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봤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앞만 보고 있는 그녀의 옆모습은 달빛을 받아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엔디미온은 난간에 유리잔을 올려놓고는
그녀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방금 씻고 나와서인지 하얀 피부가 유난히 뽀얗게 보였고 암갈색 머리는 물기가 어려
오늘따라 더욱더 촉촉하게 느껴졌다. 새하얀 피부위에서 작게 들썩이는 붉은 입술을 보자니 그는 문득 입을
맞추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됐다.
‘어린애를 두고 이런 생각을 하다니. 여자가 그리운 가 보구나 엔디미온’
이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는 어쩐지 자꾸만 끓어오르는 욕망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그가 손을 뻗어 로즈니스의
볼을 쓰다듬으려 할 때 갑자기 로즈니스는 얼굴을 홱 돌렸다. 놀란 그는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
“후훗. 아저씨, 오늘 나 안 보고 싶었어요?”
“내가 왜?”
“나는 아저씨 생각 많이 했는데”
어떻게든 감정을 감추기 위해 차갑게 말한 엔디미온 때문에 서운해진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엔디미온은 어쩐지 그녀의 말이 아리송하게 들려 재차 물어보았다.
“보고 싶었어?”
“그럼 안 보고 싶었겠어요? 맨날 잔소리만 하던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니까 갑자기 사라졌는데”
토라진 듯 말하는 로즈니스를 보며 엔디미온은 피식 웃었다. 이렇게 귀여운 어린애 같은 애를 보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생각에 왠지 자신이 너무 밝히는 남자가 아닌가 싶었다.
“로즈, 후안이랑 잘 놀았어?”
“네? 아, 잘 놀았어요.”
다정한 엔디미온의 물음에 로즈니스는 놀란 듯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속은 알 수 없으나 빠져 들것만 같은
엔디미온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자니 로즈니스는 달콤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엔디미온은 읽기 힘든 표정을
한 채 로즈니스의 뺨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훗. 나 없이도 잘 놀았나 보네?”
“고작 하루인데 설마 징징 짰을라구? 그리고 아저씨 없이도 원래 잘 놀았어요.”
“그런가? 서운하네.”
“네?”
엔디미온은 웃으며 로즈니스에게서 손을 뗐다. 로즈니스는 방금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고 귀를 의심해
보았다. 하지만 분명 그는 서운하다고 말했다. 로즈니스는 기분이 좋은 듯한 미소를 지었다.
“후안 되게 멋지더라구요”
“그래? 그 자식이 원래 여자들한테는 멋져 보여”
“누구랑은 다르게 참 자상하고 부드럽고 그러데요”
“쿡쿡. 너 나 지금 질투하게 만들려는 거지?”
“그렇다면요?”
“안 넘어가. 꼬맹이가 도발하는데 걸릴 만큼 멍청하지 않거든”
엔디미온은 다시 손을 들어 로즈니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쩐지 그녀의 작전에 넘어간 듯
싶었다. 신경이 쓰이는 듯 표정이 약간 굳어있었다. 로즈니스는 왠지 더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에 말을 하려 입을
뗐으나 엔디미온이 그녀를 바라보며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로즈니스는 빤히 엔디미온을 바라봤다.
그 역시도 로즈니스의 눈을 바라봤다. 묘한 기류가 두 사람 사이에서 흘렀다.
왠지 겁먹은 듯한 로즈니스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소리가 너무 컸는지 엔디미온은 살짝 웃었다. 그리고 조금씩
로즈니스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로즈니스는 조금씩 발걸음을 떼 뒤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지만 엔디미온은
그녀의 허리와 머리를 붙잡더니 그녀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엔디미온의 얼굴이 바로 코앞에 있자 로즈니스는
흠칫하며 놀랬다. 엔디미온은 더욱더 얼굴을 가까이 해 입술을 그녀의 귓가로 가지고 가 살며시 속삭였다.
“싫으면 말해. 그만 둘게”
엔디미온의 말에 로즈니스는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로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자 엔디미온은 고개를 돌리더니
로즈니스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살며시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자 로즈니스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방금까지만 해도 재잘거리던 하녀들의 목소리가 지금은 아무데서도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만이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았따. 한참을 입술만 맞대고 있던 엔디미온이 곧 혀를 움직여 본격적으로 로즈니스의 입술을
맛보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로즈니스의 입술 위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살짝 물거나 빨기도
하던 그는 열린 그녀의 입술새를 파고들어갔다. 로즈니스는 그의 목에 살짝 두 손을 걸쳤다. 그러자 엔디미온은
잡고 있는 그녀의 머리와 허리를 더욱더 강렬하게 끌어안았다. 로즈니스의 입안을 이리저리 맛보던 그는 그녀에
게서 달콤함을 느꼈고 그것을 더욱더 맛보고 싶어 점점 더 깊은 키스를 했다. 두 사람의 혀가 얽히고 서로의 타액
이 넘나들며 정신을 못 가눌 지경이 되자 엔디미온의 입술이 아쉬운 듯 로즈니스에게서 떨어졌다.
“하아... 하아...”
여전히 자신에게 안긴 채로 거친 숨을 몰아쉬는 로즈니스를 바라보던 엔디미온은 밀려오는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 그녀를 품에서 떼어 놓았다. 그리고 그는 로즈니스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어떠한 표정을 짓고
있을지 볼 자신이 없었다.
“아저씨..”
엔디미온은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는 방금 전에 키스로 붉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과 평소보다 더욱더
붉어지고 도톰해진 입술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더 이상 안 되겠는지 그는 로즈니스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그만 자”
“하지만..”
“피곤하다.”
“아저씨!!!”
등 뒤에서 그를 부르는 로즈니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엔디미온은 그녀에게서 몸을 돌린 채 그녀의 방을 빠져
나왔다. 그는 단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온 그는 후하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로즈니스의 얼굴
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지를 않았다. 그는 침대에 대자로 누워서는 거칠게 뛰는 심장 위에 손을 얹었다. 그 울림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 떨림이 밤새도록 그를 괴롭힐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날 밤 엔디미온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첫댓글 재미있어요다음편 원츄!
감사합니다^-^ 많이많이 읽어주세요 ㅋㅋ
재밌어염. 성실연재 홧팅!
감사합니다^-^ 음, 성실연재도 학교 개학하면 불가능해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