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칼럼을 쓰시는 다른 분들 처럼 뭐 그리 거창한 사람은 아니고
제가 2017년부터 꾸준히 번 덱을 굴리면서 점점 줄어들기만 하는 번 인구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번을 굴리는 동료 유저들을 위해 이 시대의 메타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되나 조금 지식을 나누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아무래도 번을 굴리지 않으시는 분에게는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마!" 같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읽으시고 도움이 되시면 좋겠네요.
그럼 모던을 여행하러 가볼까요?
1. 덱의 구성
번 덱에서 명심할 점은 메인 덱에서 비대지 카드는 "한 장 = 3점의 데미지" 의 공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번은 이상적인 경우 3턴(상대가 다색 덱의 경우) ~ 4턴(상대가 페치 랜드를 쓰지 않는 덱의 경우) 킬의 덱입니다.
번의 강점은 메인 덱에서 3-4턴까지 킬이 안나더라도 (상대방이 틀어막거나 1마나 3점번이 손에 많이 들어오지 않거나의 경우) 내 라이프를 방패 삼아 전장의 상태와 상관 없이 승리 버튼을 뽑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것을 왜 먼저 강조하냐면, 위 공식을 따르지 않는 카드는 어지간하게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덱에 넣었을 때 안 좋기 때문입니다.
번은 조금 안 좋은 의미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덱입니다. 랜드 구성과 2마나 슬롯을 제외하면 프리 스페이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나마도 2마나 슬롯은 8장을 보로스 부적/해골 파쇄/헬릭스 이 3종류의 카드 외에는 생각할 수가 없죠.
가장 최근에 있었던 프로투어에서 15위를 달성하신 Antonio Castellani 씨의 레시피입니다. 덱 레시피가 전부 공개되는 PT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메인보드 조정이 들어갔지만 번덱의 큰 틀은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2.1 각 카드 별 플레이 - 생물편
1마나 생물들입니다. 1턴 때리고 디나이얼 맞으면 1~2점, 한 번 더 때릴 수 있으면 대박인 카드들입니다.
후반엔 그리 좋은 탑드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대방이 섀도복싱하면서 블로커를 세워두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딜 수단이지만 굳이 살려둘 필요는 없습니다. 3점 이상 때렸다면 쿨하게 보내줍시다.
고블린 가이드의 경우 어택 트리거로 랜드를 주는 것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밸류로 승부하는 덱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상대가 보여준 카드를 통해 재빨리 상대 덱이 어떤 덱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번 덱은 애초에 상대방 카드와 상호작용을 안하는 덱이지만 상대가 보여준 카드가
(저거 메인에 한 장 들어가더라구요, 보고 까무러치는줄 알았어요)
적시 원군과 같은 힐 카드의 경우 3마나 타이밍 때 킬이 나지 않으면 2랜드를 세워두는 등의 블러프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순간마법 번 카드가 많으니까요.
사원 창병은 전투나 디나이얼에 대해 조금 트리키한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전장에 2/2 혹은 3/3 생물이 있다: 사원 창병 달리고 블럭 선언 유무 후 몸에 순간마법!
상대가 적색을 사용하고 마나 하나가 떠 있다: 사원 창병 달리고 데미지까지 우선권을 넘긴다 -> 어쨌든 1점의 피해는 줄 수 있다.
이 1점, 큽니다. 여러분이 탭아웃해서 최대 피해를 주려고 할 때 상대에게서 날아오는 벼락은 그 1점을 0점으로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예외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킬각이 잡혔을 때는 최대 피해를 주려고 해보세요.
원래는 메인덱에 한 장 정도 들어가던 화염술사입니다.
위의 덱에 들어가 있긴 하지만 요즘 메타에 추천해드리기 조금 그런게...
이 친구한테 너무 잘 죽어요.
애초에 이 카드가 활약하기 너무 힘든 환경입니다. 한 턴을 살아야 하며, 묘지가 쌓여 있어야 하고, 1마나를 사용해야 되며, 2점 밖에 못쏩니다.
1에서 카드 한 장이 3점의 피해를 줘야된다는 공식에 부합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염술사가 메인에 들어갔던 이유는 번 덱의 하드 카운터 휴먼 덱 상대로 롱 게임에 유리하다는 점을 눈여겨 봐져서 인데요,
2턴에 8/8 떡대가 떨어지고 뭐 타겟하려고 하면 보호줄게요, 1마나 더 주세요 하는 지금 메타에서 굳이 스치면 죽는 이 카드를 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번을 굴리면서 가장 어려운 카드라고 생각하는 거대한 축제의 에이돌론입니다.
잘 플레이하면 혼자서 게임을 캐리할 수도, 잘못 플레이하면 역캐리할 수도 있는 카드입니다. 이 친구만으로도 칼럼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을정도로요.
먼저 명심해야될 사항은 번 덱의 모든 비대지 카드는 에이돌론을 격발시킵니다.
비슷하게 데미지 레이스를 하는 덱 상대로는 역으로 당할 염려가 있습니다.
이 카드가 유리한 매치업으로는 컨트롤 계열, 스톰 계열, (본인이 선턴인 경우) 아크라이트 피닉스 덱들, (본인이 선턴인 경우) 적색 어그로 전반이 있으며
이 카드가 불리한 매치업으로는 (본인이 후턴인 경우) G트론, (선후턴 관계 없이) 엘드라지 계열, 준드, 바이얼 덱, 무덤 계열이 있겠네요.
위에서 고블린 가이드로 정찰하는게 중요하다고 언급했었죠?
세간의 인식으로는 고블린 가이드가 상대를 안내해줘서 대지를 손에 쥐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는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고블린 가이드는 상대방이 어떤 덱인지 먼저 나서서 알려주는 우리의 충실한 하인인데... ㅠㅜㅜ
아무튼 상대방이 1턴 플레이한 카드(들), 그리고 정찰을 통해 얻은 정보 등을 통해 상대방의 덱이 에이돌론에 아픈지 안 아픈지 빠르게 알아냅시다.
지금 손에서 플레이할 카드들이 에이돌론보다 좀 더 나은 데미지 기대값을 보여준다면 주저 없이 2턴 에이돌론 플레이를 포기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예시: 상대방 전장 --- Urza's Mine, Urza's Tower/ 내 전장 --- 산, 사원 창병/ 내 손패 --- 에이돌론, 산, 산, 벼락, Lava Spike, SkullCrack, Skewer's Critic
이 경우 망설일 것 없이 Lava Spike - Skewer's Critic으로 빠르게 피해를 누적시켜야겠죠.
다른 생물과 에이돌론의 상호작용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예시: 상대방 전장 --- 산(언탭)/ 상대방 공개정보: 벼락/ 내 전장 --- 산, 고블린 가이드/ 내 손패 --- 에이돌론, 산, 산, 벼락, SkullCrack, Lava Spike
이 경우는 일단 에이돌론을 소환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느 타이밍에 소환해야 할까요?
전투 전? 전투 후? 현장에서 바로 답을 생각해내기엔 어려운 문제입니다. 상대방은 분명 에이돌론이 깔리면 어려워할 덱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탑덱으로 랜드를 드로우하기 싫은 덱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전투 전에 에이돌론을 내는 것이 좋다고 여겨집니다. 그 이유는
1. 고블린 가이드를 제거하려 할 때
상대가 2점을 맞지 않으려 하면 고블린 가이드 또한 트리거되지 않는다
고블린 가이드의 트리거의 혜택을 받으려 하면 2점의 데미지를 받아야 한다
2. 에이돌론을 제거하려 할 때
상대는 이 턴 고블린 가이드의 트리거를 받지만 4점의 피해를 받는다.
차이점으로는 에이돌론의 정보를 제공하느냐 안하느냐가 있겠네요. 공개된 카드가 믿음없는 약탈이라면 또 결과는 달라지겠죠.
매치업에 따라 어떤 플레이를 할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시간에 쫓겨서 나머지는 내일 적어내려가겠습니다.
첫댓글 제가볼때 대 레드 시대 같아요
호각, 우르자에 다 강한 레드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