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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짧은 보고서 / 이화은
사는 일이 그냥 숨 쉬는 일이라는 이 낡은 생각의 역사(驛舍)에 방금 도착했다
평생이 걸렸다
- 이화은 시집 『 절정을 복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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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은 시집 『절정을 복사하다 』문학수첩 에서
사람이 살며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둥지를 버리고 훌쩍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큰 마음을 먹고 떠나려 해고 이것 저것 마음에 걸리지 않는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정작 그러한 자기 만의 여행을 위해 떠나려 하는 마음을 갖기 까지 평생 걸렸다는 것은 그 만큼 나라는 존재를 잊고 오르지 자신이 구성된 그 속에 깊게 뿌리내려 있었기 때문 일 것이다.
인생이라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사는 일이 그냥/숨 쉬는 일"이라는 것으로 여겼지만 그 숨쉬는 일이 자신의 행동 반경이 결코 멀리 벗어날 수 없음은 그 만큼 자기 둘레의 울타리가 마음 속에 쳐져 있다는 것 아닌가. 그 울타리를 벗어나서 나 만의 존재로 서 있고 싶은 것은 삶의 정점에 어디인가 묻고 그 대답을 듣기 위함 일 것이다.
"생각의 역사에 /방금 도착했다 // 평생이 걸렸다"는 말은 아직도 삶에 대한 물음의 길을 떠나지 않았지만 여행은 이 짧은 보고서 한 마디 남기는 것처럼 힘들다. 나를 떠남이 결코 모든 것을 떠날 수는 없다. 마음에는 아직도 커다란 짐이 있어 가볍게 떠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내 몸을 얹져 떠나갈 기차의 기적 소리 만큼이나 우리 생은 긴 울음의 터널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 울음소리 뜨겁게 멈추고 식어가는 깊은 새벽 홀로 서서 다시 어디로 갈 것인가 생각하는 마음이 하늘에 떠 있는 별빛만큼 찬란하게 빛나는 마음으로 우리들은 우리들의 세상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여행의 외롭기 찬란한 빛을 간직하게 해 주는 짧은 시에 하루의 삶이 넉넉하다면 떠나야 할 것 같은 마음을 전해 주는 시다
/ 임영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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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동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