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_박영선, 남포교회 원로목사
‘제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더구나 ‘제자로 삼으라’는 것 때문에 제자를 삼는 사람은
특별한 지도층을 가르치는 더 고급한 사람인 것처럼 우월감을 가져도 안 됩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어떻게 구원과 은혜를 땅끝까지
모든 민족 곧 모든 사람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셨는지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는 잘나고 못난 자가 없습니다.
오로지 ‘먼저 된 자’와 ‘나중 된 자’가 있을 뿐입니다.
‘먼저 된 자’라는 것은 먼저 태어난 것이고
‘나중 된 자’라는 것은 나중에 태어난 것에 불과합니다.
어느 누구보다 고급하거나 우월하거나 계급이 높거나
신분이 다르거나 존재 가치가 다르지 않습니다.
제자훈련을 받았거나 가르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내가 좋은 봉사 직분을 받은 것에 불과합니다.
맡은 일의 중요도나 계급이나 신분을 논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일이 한국 교회에 비일비재합니다.
한국 교회 성도들은 이런 훈련 받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마치 무슨 과정을 하나씩 떼서 계급이 높아지는 것으로 흔히 생각합니다.
유대인이 가졌던 우월감과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이 갖는 우월감이
어떤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이런 태도는 이 말씀 앞에 없어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 일은
어떤 기능적 측면에서 상고할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인류에게 허락한 복된 구원의 영광이 동등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자로 삼는다는 것은
특수한 임무를 가진 독특한 신분이나 지도자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다는 말은
모든 민족이 제자가 되는 지위를 갖는다는 것이고,
열등한 구원이 아닌 동등한 구원이며,
영광된 구원을 모든 민족이 받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고 한 것이
마치 전도적 사명을 준 것처럼 보입니다.
예수께서 땅끝까지 이르러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고 하는 것은
우선 구원이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다음으로 이 명령은
주님의 십자가 사역으로 모든 인류에게 허락된 것이고
인종이나 국가나 문화의 차별 없이 모든 백성이 부름받았다는 것이 초점입니다.
그 결과 모든 구원받은 자는 주의 백성답게 살아야 할 것이고,
그 삶을 제대로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자 된 자의 첫 번째 책임은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입니다.
신자의 첫 번째 책임이 사는 것이라면
신앙생활에 대한 우리의 안목과 초점은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는
신자의 첫 번째 책임을 ‘전도’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교회로 사람을 불러들여 힘을 모아
어떤 운동을 전개하기에 바빴습니다.
어떤 종교적인 운동 곧 십자군 전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성경은 여러분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부름받은 순간부터
우리에게 허락된 모든 환경과 조건 속에서 반응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예수께서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셨다는 근거 때문에
우리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권세는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아 통일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모든 민족으로 삼는 제자는
특수한 지도자 곧 기능인이 아닙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허락하신 구원의 공평함,
모든 민족을 향한 동등한 부르심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_분별과 안목, 순종의 연습 / 박영선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