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이라 밀리는 차행렬을 뚫고
춘천에서 퇴근하고 허둥지둥 집으로 온 거사와 의정부로 갔습니다
오늘이 발인인 언니의 장례식장에...
생각한대로 장례식장에는 우리친정식구들과
형부의 친구분들..그리고 죽은 언니의 자식들..
형부역시 천애고아시라 친척들도 별로 없고
참 쓸쓸했습니다..
다행히도 무슨일에든 결집력이 강한 친정의 모든 식구들이
모여서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겠다며
언니가 살아 있을때 이렇게 다 같이 한번 모였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는 형부의 넋두리 아니 넋두리가 마음에 남습니다..
언니는 아들하나..딸 쌍둥이를 두었지요..
한치건너 두치라고...
그나마 친핏줄이 아닌 사촌이라고...
무슨 인연인지 쌍둥이딸들이 둘다 강릉으로 시집을 와서..
그것들도 외로운 터라 젊은 이모라고
그아이들과는 전에부터 자주 만나고 자주 부대껴 아주 친했지만
언니의 아들은 오랫만에 보는터라 좀 생소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던중..
마음이 울컥해지는 일이 생겼지만 정말...
정말로 수수방관일뿐...
전 당연히 장례를 불교식으로 치를 줄 알았습니다
외가쪽뿐만 아니라 언니도 절에 가는것을 즐겨했기 때문에...
언니의 하나뿐인 아들..즉 조카의 말인즉
지네 엄마가 죽기 며칠전에 대세를 받았다네요..
그래서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올려야한다고..
모든 절차는 다 성당에서 알아서 해준다고 했다고...
유골도 화장해서 성당납골당에 모신다고...
평생을 외롭게 산 언니라
아마도 죽기 얼마전..그러니까 의식도 없어졌을때
동네의 어떤 친구분이 신부님을 모시고 언니집으로 왔나봅니다..
그다음부터 성당에서 사람들이 거의 매일 와서 기도해주고
언니임종때도 와서 지켜봐주고...
세례를 받아야 하나님나라로 갈수 있다는 말에
평생을 외롭게 사신 언니와 형부...
아마 대세를 받으셨나봅니다...
형부말씀은 신부님이 오셔서 세례를 하실때
언니가 무척 평안해했다고...
언니의 아들도 그럽니다
저는 아무런 종교도 없지만
엄마가 평생을 절에 다녔으면 뭘하냐고..
엄마가 그리도 아파하고 힘들어 할때
절에서 어느 누구하나 찾아준적 있냐고..
엄마죽고나서도 신부님이 오셔서 염 다해주시고
병원에도 성당신자분들 여러번 다녀 가셨지만
절에서는 아무도 오질 않았다고...
성당분들은 오라고하지 않아도 몇번씩 오셔서 힘을 주고 가셨다고...
그런데 엄마 죽고나니까 왜 절에다 모시자하고
왜 절에서 49제를 지내자고 하냐고..
엄마를 성당에다 모신다고한들 저나 가족들은 성당에
다니지는 않을꺼지만 엄마 죽기전에
성당에서 얼마나 지극정성이엿는지 아냐고 하네요..
참......할 말이 없네요..
아니...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이 잘난 불자..절에 열심히 다닌다고..
부처님법이 어쩌니 저쩌니 말로만 떠들던 이 불자...
너무너무 챙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형부와 조카가 그리 결정했고 그것이
언니의 마지막 결정이였다는데 남아 있는
친정가족들이 뭐 할말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기로 했지요..
평생을 외로울때나 힘들때나 부처님을 친정삼아
의지하고 매달리던 언니가
죽음앞에서 선택한건 하나님이라는데요...
그러면서 죽은 언니의 바로 밑여동생..
그러니까 둘째언니가 서럽게 울면서 그럽디다..
언니가 죽기전까지..의식이 있을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매일매일 들었던 것이 "회심곡"이라고..
너무나 외롭게 살던 울언니...
죽어서까지 외로운게 싫었나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가기로 했던 걸까요??
우린 다 같이 제삼자이기에...그냥 우리끼리 조용히 의논했지요
의식이 없을때...그것도 죽음코앞에서...
신부님이 오셔서 대세받은것이 진정 언니의 본마음이였까를...
친정엄마가 49제 필요성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하셨고
너무 가여운 조카딸.. 그냥 저리 보낼순 없다고...
언니의 아들..울컥하면서 그럽디다..
살아서 좀 잘하지 죽고난담에 다 형식 아니냐고...
친정엄마가 그러셨습니다..
내가 조카딸 살아서 고모노릇 제대로 못했으니
죽은 다음에라도..당신이라도 49제 올려주겠노라고...
죽은언니의 직계인 외사촌들도 다 불자라
그냥 우리형제들끼리 돈을 따로 조금씩 모아서
49제를 모시기로 결정했습니다...
전 발인까지 못보고 새벽에 집으로 왔지만..
아마 오늘아침 우리언니는 살아생전 한번도
가본적 없는 성당에서 마지막 길을 가고 계실테지요...
그것이 진정 언니의 뜻이였을까요???
그것이 진정 언니가 가고 싶은 곳이였을까요??
집으로 돌아 오는 내내 울컥울컥 화가 났습니다...
능행스님께서 그렇게도 안타까와하시고...
그래서 저리도 힘들게 시작하신 호스피스운동의 절실함...
그 안타까움이 바로 나의 일이였습니다
바로 내주변의 일이였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이런식으로...
우리불자들은 언제까지나 이렇게 무책임해야 하는걸까요???
부끄럽습니다...
염치없습니다...
그리고 답답합니다...
첫댓글 님의글을 교훈삼아 환자한분한분에게 참된호스피스의 모습보일께요
참으로 이런 소식을 접할때마다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하지만 너무 비일 비재한 일이랍니다....자비의 손길이 부족해서 발을 동동구르는 많은 님들을 바라봅니다....죽음앞에서도 그렇지만, 살아서 지내는동안에도...차라리 자비의 손길을 타종교에 뻗는게 훨씬 빠르다고 합니다....호스피스...죽음을 앞둔 정거장...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한지....우리 종단, 교구...불자님들....모두들 잘 아시는데......앎음만 깊으신가 봅니다.......에효~~~~~
배는 고푼데...이제서 씨앗을 뿌린격 입니다...하지만~이제 그씨앗이 잘라서 떠많은 씨앗을 만들어 모든이들이 배불리 먹는날을 기대해 봅니다...()
가슴이 며지고 마음이 너무 아픔니다. 노보살님들이 많이 전향하는 것을 볼때.....넘 가슴이 아프네요 우리도 좋은점은 배워 실천하는 날이오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