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 <용서>
아버지의 유산 제2의 남진 정종기와 이복동생 정광성
-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에 기여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 갈등 당사자가 극한의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공동의 규칙을 만들고, 협력 또는 분열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리얼 실험 다큐멘터리다. 25일 방송에서는 어머니가 다른 제2의 남진 정광성, 정종기 형제가 출연한다. 아버지가 이들 형제에게 남긴 유산은 잔인했다. 이들 형제는 본처의 자식과 첩의 자식이라는 운명의 굴레 속에 태어나 서로를 원망하며 살아왔다. 증오의 색마저 옅어질 만큼 긴 세월. 그러나 형제는 이제껏 화해하지 못했다. 종기씨는 어머니를 잃었다는 피해의식 속에서 누구보다 외로웠고 동생인 광성씨는 아버지에게 버려졌다는 고통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이제 형제는 용서를 통해 운명의 굴레를 벗고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있을까?
*방송일시: 2014년 03월 25일(목) 오후 10시 45분
*연출: 토마토미디어 김용호 PD / 글·구성: 최선희 작가 / 내레이션: 성우 정형석
남진의 이미테이션 가수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정종기씨.
대형차량정비와 자동차부품대리점 사업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두고
스스로도‘IMF 전에는 건방지게 많이 벌었었다’자부했던 정종기씨.
IMF 여파로 부도를 겪으며 경제적으로 무너지게 된다.
대인기피증이 생길만큼 깊은 좌절의 나날을 보내던 종기씨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남진의 노래들.
배낭 하나 둘러매고 외딴 섬에 홀로 들어가 낚시하며 몇날며칠을 보내던 그에게
남진의 노래는 큰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다.
이후 남진의 팬 카페에 가입한 그는 한국연예예술인협회 주최 대한민국 트로트가요제에 나가
특별우수상을 수상, 남진 데뷔 45주년 기념콘서트에서 남진씨를 직접 만나게 된다.
이때 정종기씨는 자신이 남진의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해도 좋은지 남진에게 공식적 허락을 구하고
흔쾌히 허락하는 남진씨의 힘을 입고 그는 가수 ‘남진이’로써의 삶을 시작한다.
그는 남진이로 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이는 복잡 다난한 그의 가족사 때문이다.
정종기씨의 부친은 생전 4명의 부인을 두고 계셨다.
4회의 결혼 생활에는 수많은 자녀들이 따르기 마련이었고 정종기씨는 여기서 장남이었다.
이복동생인 정광성씨는 셋 째 부인의 장남으로 현재 담양 군의원을 하고 있다.
정광성씨는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죽어라고 공부만 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세월을 버틴 것이라 한다.
아버지 아래 배고픔 없이 살던 정종기씨와 달리
셋 째 부인의 자식이었던 정광성씨는 어떤 혜택도 누릴 수 없었다.
성공한 현재까지도 한이 되는 건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외면한 형 정종기씨에 대한 원망이다.
40년 간 인연을 끊고 살았던 형제는 스스로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고
이제 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정을 나누고 싶어졌다.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진정한 형제로 받아들이길 원한다.
그간 은폐되어 왔던 가족사를 밝히며 이들은 더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나서고 싶다 한다.
정종기 “너를 동생으로 받아들이기엔 어머니와 얽힌 고통이 너무 크다”
아버지로 인해 생긴 또 다른 동생.
형제라며 등장한 동생이지만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에
그에게는 아픈 사연이 있다.
바로 셋 째 부인인 정광성씨 모친 때문에 정종기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종기씨에게 광성씨의 존재는 그저 나의 어머니를 뺏어간 여자의 아들일 뿐이었다.
자신과 달리 힘들게 살았다는 동생의 푸념을
어머니의 정이 더 그리웠던 종기씨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정광성 “장남으로서 나를 동생으로 생각했다면, 나에게 유산포기각서를 가져오지 말았어야 해”
어려운 어린 시절을 딛고 일어나 군의원으로 승승장구한 정광성씨.
하지만 마음 한 켠은 언제나 휑하다.
만나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종기씨를 언제나 큰형이라고 생각 해 왔다.
하지만,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왔던 형은 유산포기각서를 내밀었다.
나를 동생으로 생각한다면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 있을지, 그날의 일은 상처가 됐다.
오랜만에 만났던 형은 잘 지냈냐는 인사 한마디 없이 유산포기각서를 쥐어줬다.
자신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는 형에게 그는 맺힌 말이 많다.
다른 삶과 기억으로 살아온 두 형제..
더 늦기 전에 가족의 정을 찾아 진정한 형제로 거듭나고 싶다.
과거 불우했던 가정사는 잊고 이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복해 지고 싶다.
과연 형제가 함께하는 길이 행복으로 채워질 수 있을까.
이번 여행에서 지난 세월동안 멀어졌던 동생과 진정한 가족이 되어 돌아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