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길 위에서 中
난 그렇게 되어 버렸지.
너에 의해 죽고 싶고
너에 의해 살고 싶게 되어 버렸지
신경숙/ 깊은 슬픔 中
이렇듯 흐린 날에 누가
문 앞에 와서
내이름을 불러주면 좋겠다.
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난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내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도 해주면 좋겠다.
구양숙/ 봄날은 간다
눈감아야 보이는 사람
마음 속에 떠 있는 사람
달빛자락 흔들리는 파도 같은 가지에
볼 한번 부비지 못한 채
멀어져간 그 사람은
이남순/ 홍시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있는 사람은 한명씩 있다.
너무 쉽게 잊기엔 아쉽고 다시 다가가기엔 멀어져 있는 그런사람.
얼음을 나르는 사람들은 얼음의 온도를 잘 잊고,
대장장이는 불의 온도를 잘 잊는다.
너에게 빠지는 일,
천년을 거듭해도 온도를 잊는일. 그런일.
허연/ 얼음의 온도
기차는 이 간이역에 서지 않는다.
오직 지나쳐지기 위해 서 있는 낡은 역사.
무언가 우리의 생에서 지워지고 있다는 표시.
시간위의 집
김진경/ 시간 위의 집
잠자기 전이나 아침에 눈을 뜰 때,
일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어쩌면 일하는 시간마저도
그리움을 놓지 않는 것
그 기쁨을, 설렘을, 행복을
사랑이라 했다.
임은숙/ 너와 나의 배경
물통 속 번져가는 물감처럼
아주 서서히 아주 우아하게
넌 나의 마음을 너의 색으로 바꿔 버렸다.
너의 색으로 변해버린 나는
다시 무채색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너는 그렇게 나의 마음을 너의 색으로 바꿔 버렸다.
김정수/ 물감
내게선 늘, 저만치 물러서
저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여,
풀빛 푸른 노래 한 줄 목청에 묻고
나는 그대 생각 하나로 눈물겨웁습니다.
여림/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
가야지 어서 가야지
나의 누추함이
그대의 누추함이 되기 전에
나희덕/ 그때엔 흙에서 흙냄새가 나겠지 中
내 불이 네 안으로 옮겨져서
심장보다 더 깊은 곳을 태울 때
여기
그다음 세계로
불길이 옮겨갈 때
이영주/ 눈물의 맛
거리만이 그리움을 낳는 건
아니다.
아무리 네가 가까이 있어도
너는 충분히 실컷
가깝지 않았다.
전혜린/ 먼곳에의 그리움 中
어머니가 제목은 국어 시간
내 짝은 한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읍내 장에 채소 팔고
밤에 오던 어머니.
남의 밭 매다 쓰러져
남의 차 빌어타고, 남의 돈 꾸어갖고
병원가던 어머니.
병원 침대보다 하얀 얼굴로
잦은 기침 토하시던 어머니
손목을 꼬옥 쥐고
울먹이던 어머니.
다시 만날 수 없는
엄마를 생각하나보다.
엄마를 생각하며 울었나 보다.
어머니가 제목인 국어 시간
내 짝은 한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이혜영/ 국어 시간에
떠나는 사람에게는 떠나는 이유가 있다.
왜 떠나는가 묻지 말라.
그대와 나 사이에 간격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묻지 말라.
괴로움의 몫이다.
이정하/ 떠나는 이유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과
그 바로 앞, 바로 뒤 시간에도.
다정한 인사를 보냅니다.
다니엘 글라타우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편지 하여라
이해 없는 세상에서
나만은 언제라도 네 편인 것을 잊지 마라.
세상은 넓다.
너를 놀라게 할 일도 많겠거니와 또 배울 것도 많으리라.
이상/ 매상
다시 누군가를 만나야한다면
여전히 너를
첫댓글 ㅠㅠ진짜좋다..여시 오늘도 좋은글 정말 고마워용!
설명할 수 없는 내 마음이 적혀있네 고마워'
여시글 너무 고마워요 오늘같은날 너무 짠하다..
좋은글 너무 고마워
아좋다..노래두 글구 사진두
좋은 글 너무 고마워...오늘 눈 퉁퉁 붓게 생겼네 에휴..
ㅠㅅㅠ세상엔정말예쁜말들이 많아
좋은글 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고마워
정말 좋은 글이야. 나 여시 글 보고 많이 울었어. ㅠㅠ 내 마음에 박힌 시랑 음악까지 .. 고마워 여시
어쩜 음악이랑 사진이랑 글이 이렇게 잘어울릴까 ㅠㅠㅠ 잘 보고 가요 ㅠㅠ
존예다존예
다시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여전히 너를..
다좋다ㅠㅠㅠ고마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