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위대한 개츠비> 속 개츠비의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잘 표현해줄 모델로 이수혁을 떠올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만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이 빛을 발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던하고 절제된 디자인의 셔츠를 입은 채, 꿈과 이상의 실체를 맛본 개츠비의 공허함과 허망함을 표현한 이수혁. 정작 자신은 아직도 이상을 좇아 꿈 속을 헤매는 중이라고 아이러니하게 대답한다.
처음 마주했을 때,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이수혁씨가 생각하는 도시적인 면모는 어떤 걸까요?
글쎄요. 먼저 도시마다 가지고 있는 색깔이 다 다르잖아요? 파리, 런던, 뉴욕, 도쿄 등 해외 도시들이 저마다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듯이 사람들이 풍기는 도시적인 이미지도 자신이 어떤 도시에 살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수혁씨에게 서울은 어떤 곳일까요?
서울도 서울만의 색이 있죠. 패션, 라이프스타일,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고, 시티 컬러가 점점 짙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외국에서도 최근 더 주목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의 도시, 서울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내심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그래요. 서울이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서 요즘엔 일하기도 굉장히 편해졌어요. 5년전 파리에 갔을 때랑은 정말 반응이 달라요. 아이덴티티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서울을 제외한, 다른 도시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면 어디가 좋을까요?
사실 이번에 파리에 간 계기랑도 연관이 되는 질문이에요. 현재 나의 위치와 더불어 미래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자 큰 맘 먹고 떠난 거였거든요. 사실 외국에선 모델 일을 하기에 나이가 적진 않은 편이라, 마음 먹자마자 주저 없이 떠났어죠.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라며 스스로 리셋 버튼을 눌렀던 것 같아요.
결과는 매우 좋았었죠. 유일한 아시아 남자 모델로 ‘뉴 페이스 모델 13위’에 선정됐잖아요.
5년전에 갔을 땐, 아시아 모델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개방적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떠나기로 마음 먹었을 때 두려운 마음이 컸던 건 사실이죠. ‘기회가 안 오면, 그냥 좀 쉬다가 가자.’ 라는 마음으로 떠났는데, 우연찮게 호응도 좋고, 게다가 파리 패션 관계자들이 뽑은 주목할만한 모델 리스트에도 올라 더욱 좋았어요.
캐스팅 콜 기간과 컬렉션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해주세요.
혼자 가방 하나 들고 훌쩍 해외로 떠났어요. 한국에선 동료들과 모델 필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진지한 분위기를 도모한다면, 해외 모델 친구들과는 그런 걱정을 한다기 보단 현재에 충실하며 순간의 즐거움을 만끽했던 것 같아요.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고 돌아온 셈이죠.
이수혁씨가 꿈꾸는 모델로서 가장 행복한 상상이 궁금해요.
이번에 빅 쇼도 서고, 프리젠테이션도 해보고, 룩북도 찍어봤어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행복한 상상은 (지금 당장은) 어느 정도 실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이제 배우 이수혁에 관한 얘기를 해볼까 해요.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상상은 뭘까요?
정말 스스로에게 뿌듯할 만한 영화를 촬영하는 것.
카메라 앞에서 철저히 망가지는 역할이 들어온다면 자신을 버리고 뛰어들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나요?
물론이죠.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연기 내공만 있다면, 망가지는 역할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어요.
특별히 도전 해보고 싶은 장르의 작품이 있나요?
모델로서의 이수혁은 잡지나 런웨이처럼 늘 멋있고 갖추어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선 사람 냄새 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20대 남자의 진정한 모습 말이죠. 꾸밈없는 지금의 내 모습을 연기할 수 있는 장르면 어떤 작품이든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화보 촬영 준비과정부터 촬영당일까지 굉장히 적극적으로, 완벽에 가깝게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완벽주의자인가요?
어렸을 때는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에게 많이 느슨해진 편이죠. 하지만 어떤 촬영이던 늘 사전에 시안을 공유 받고, 준비하려고 노력해요. 현장에서 어수룩한 모습을 보인다던 지,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오늘의 이수혁이 있기까지 스스로 만든 룰, 즉 자신만의 원칙이 있나요?
딱히 있는 건 아니지만, ‘매사에 열심히 하자’라고 말하고 싶네요.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사람들에게 예의를 지키려고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
오늘 촬영한 커버 스토리의 메인 테마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는 이수혁이란 인물과 공통점이 있나요?
물론 어린 시절엔 ‘지금의 나’를 꿈꾸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때가 있었을 거에요. 현재 모델로서, 배우로서 어느 정도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해서 지금의 내 위치가 꿈꿔왔던 이상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꿈 속을 헤매고 있는 기분이랄까. 뭔가를 이루었고, 그 결과에 만족해서 회의감이나 공허함이라는 감정이 들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나요? 계획도 함께 알려주세요.
지난 해는 현장의 생생함을 경험할 수 있었던 한 해였어요. 영화도, 드라마도, 모델 활동도. 파리에 있었을 때 영화나 잡지를 보고 공부하면서 막연하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언제쯤 나는 저런 영화, 잡지에 등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요즘엔 국내 필드에 더 시선이 자주 가는 것 같아요. 스스로부터가 서울이라는 도시에 더 주목하게 된 거죠.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에서 지금의 내 모습을 더 발전시키고, 역량을 키워나가고 싶어요.
첫댓글 혁수 화이팅 신념갖고 늘 열정가득한거 존나멋있다ㅠㅠㅠㅠㅠㅠ
존나 멋있다ㅠㅠㅠㅠㅠㅠㅠㅠ
개멋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