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빨중사 조성환님을 기억하며...
디코를 알기 전에 서점에서 잇빨칼럼이라는 신기한 책을 샀었다.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시작할 무렵 군사적인 건 호비스트에서 나오는 플래툰이나 지금은 서로 갈라져 발행되는 군사세계정도...
다른 어떤 곳도 아닌 특전사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섞어서 썼던 글을 보고 얼굴도 모르는 이를 상상할 때 디코를 알게 되었고 채팅창에서 실제 인물을 만났을 때 그는 디코의 중심에서 유명한 인사였다.
나보다 한참 높은 군번일거라는 (실제로 쳐다 볼 수 없지만) 생각은 했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따져보니 한 학년차이였다.
대학교는 성환이형이 군대 다녀온 후 늦게 갔으니 학번으로 비비면 내가 목소리좀 높이겠지만 살아온 경험은 나보다 10여년은 앞서 있었고 이력은 뭐 말할 수 없이 파란만장했다.
보통 비슷한 연배일 수록 선을 긋고 위 아래 따져가며 군기도 잡고 까다로운 경우가 있었지만 성환이 형은 편하게 대해주고 디코의 선후배들이 그렇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인터넷상에서만 떠들던 시절 대학로 모처에서 처음 디코의 선배들과 후배들을 만났고 말로만 듣던 성환이형을 봤을 때의 느낌은 여자들 꽤나 울렸을 것 같지만 남자들과 더 친한 것 같았고 남자가 봐도 멋졌다.
'풍인' 이라는 연극을 보고 그냥 인기만 추구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 연기학원 개원식에도 갔었고 가끔 홍대역 근처에서 몇몇이 모여 낮술을 마시며 학창시절 시골에서 뛰어놀던 이야기를 하다 밤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갔었고 제부도 모임은 디코 모임의 피날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후 다음카페에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 진후 성환이형과는 만날 수 없었고 파주모처에서 진짜 카페를 개업했다는 소문을 들었으나 갈 수 없었고 언젠가 국립극단에 배우가 되면서 폐업을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국립극단 배우가 되었으니 이젠 좋은 일만 남았겠지 했던 것이 10여년은 넘은 것 같고 소식을 알 수 없었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했으나 너무나 아픈 이야기를 그저께 접했다.
엄격하고 힘든 직업군인 그 어렵다는 특전사에서 힘든 시간을 남들보다 많이 보내고 그 군기 쎈 서울예대 어린 선배들 밑에서 고생하고 연극판에서 그리고 방송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면서 사람들 만나면 일산촌놈이라며 자신의 흔적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던 모습은 잊을 수 없다.
긴 관계를 맺고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디코에서 함께한 ' 성환이형' 잘 가십시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