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인간의 수고에 답하여 풍성한 결실을 내어 주는 자연의 고마움에 우리 또한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비록 가난할지라도 가진 것을 인심 좋게 나누었던 조상들의 풍요로운 마음을 기억하며 참된 나눔의 성찬인 미사에 기쁘게 참여합시다. | | | |
|
| 시편 67(66),7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하느님,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 < 대영광송> | | | |
|
| 계절의 변화를 섭리하시는 하느님, 해와 비와 바람을 다스리시어 저희에게 수확의 기쁨을 주시니,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께 오롯한 감사를 드리고, 조상을 공경하며 가족과 이웃과 화목하여,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 | | |
|
| 요엘 예언자는 주님께서 하신 일들을 찬양하며 시온의 자손들에게 주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라고 한다. 주님께서 비를 내려 주시며 수확물로 넘치게 하여 한껏 배불리시기 때문이다(제1독서). 주님 안에서 죽는 이는 행복할 것이니 이제 그들의 고난은 지나고 안식을 누릴 것이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낫을 들어 수확할 때가 온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으고 하느님께는 인색한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말씀하신다. 그는 많은 소출을 쌓아 둘 곳간을 새로 짓겠다는 달콤한 생각을 하지만, 그날 밤 그의 목숨을 주님께서 거두어 가실 것이니 아무 소용이 없다(복음). | | | |
|
| <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리라.> ▥ 요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2,22-24.26ㄱㄴㄷ 22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마라. 광야의 풀밭이 푸르고, 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도 풍성한 결실을 내리라. 23 시온의 자손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이전처럼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준다. 24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26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 | | |
|
| 시편 67(66),2와 4ㄱ.5ㄷ과 6.7-8(◎ 7) ◎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하느님,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 ○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복을 내리소서. 당신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하느님,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 ○ 겨레들이 기뻐하고 환호하리이다. 하느님,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 ○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하느님,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세상 끝 모든 곳이 그분을 경외하리라. ◎ | | | |
|
| <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리라.>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4,13-16 나 요한은 13 “‘이제부터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하고 하늘에서 울려오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성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그들은 고생 끝에 이제 안식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14 내가 또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앉아 계셨는데,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 15 또 다른 천사가 성전에서 나와,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께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16 그러자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땅 위로 낫을 휘두르시어 땅의 곡식을 수확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 | | |
|
| 시편 126(125),6 ◎ 알렐루야. ○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 알렐루야. | | | |
|
| <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15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 신경> | | | |
|
| <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한가위 명절을 맞아, 조상을 기억하고, 풍성한 결실을 얻게 해 주신 하느님을 찬미하며 마음을 다하여 기도합시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성체성사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나눔으로써 더욱 풍요로워지는 삶을 실천하며 이웃에 주님의 사랑을 전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원천이신 주님, 남북의 대립과 긴장이 계속되는 저희 민족에게 슬기의 은총을 주시어, 남과 북이 평화를 해치는 모든 악을 멀리하고, 평화 통일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3. 이민들과 실향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에도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민들과 실향민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시고, 그들이 어디에서든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며 기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 ◎ 4. 부모님과 조상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부모와 조상에게 감사하며 기도하오니, 살아 있는 부모에게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은총을 주시고,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와 조상에게는 영원한 안식을 누리는 은총을 주소서. ◎ + 착한 목자이신 주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저희의 기도를 기꺼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 | | |
|
| 주님, 한 해 동안 땀 흘려 거둔 것을 예물로 바치오니,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향기로운 제물이 되게 하시고, 저희가 거둔 것을 모두 주님께서 주셨음을 깨달아, 언제나 주님께 감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 | | |
|
| < 구원의 역사와 한겨레의 찬양>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늘과 땅의 모든 피조물과 함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아버지를 찬양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주님 모습대로 사람을 지으시고, 모든 피조물과 함께 어울려 살게 하시며, 사람들을 뽑으시어 주님 백성으로 삼으시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셨으며, 종살이에서 이끌어 내시어 자유를 주시고,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나이다. 또한 주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완전한 자유와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셨으며,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약속을 완전하게 이루시고, 교회 안에서 세세 대대 전해지게 하셨나이다. 주님의 위대한 사랑과 섭리는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니, 저희는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에서 조상의 얼을 이어받아, 주님의 지혜로 아름답고 훌륭한 문화를 꽃피우고,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모든 사람과 온갖 피조물과 함께 평화로이 조화를 이루며, 주님의 은총으로 땀을 흘려 주님께 바칠 예물을 마련하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는 사랑과 기쁨에 넘쳐, 모든 천사와 성인과 온 세상 만물과 함께, 주님을 찬양하며 끝없이 찬송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또는
<우리의 생명이요 구원이신 그리스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구원이시고, 사람들의 생명이시며 죽은 이들의 부활이시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의 무리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영광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함께 기쁨에 넘쳐 찬미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 | | |
|
| 시편 104(103),13-15 참조 주님, 땅은 당신이 내신 열매로 가득하옵니다. 당신은 땅에서 양식을 거두게 하시고, 인간의 마음 흥겹게 하는 술을 주시나이다. | | | |
|
| ▦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조상들의 덕담처럼 추석은 우리가 흐뭇한 마음으로 한 해의 결실을 헤아리며 하늘에 감사하는 날입니다. 바삐 지내 온 삶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이 좋은 날에, 아직 얻지 못한 것보다는 이미 선사된 것에 대해 감사하며 만족하는 지혜를 배우면 좋겠습니다. 또한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의 어리석음을 묵상하며 자기 자신을 돌보는 데 온 힘을 쏟는 대신 하느님을 잊지 않고 이웃과 함께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부유한 사람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 | | |
|
| 주 하느님, 주님께서 마련하신 한가위 명절을 지내며, 기쁜 마음으로 주님의 잔치에 참여하였으니, 저희가 받아 모신 성체의 힘으로 언제나 이웃과 화목하며, 주님께서 베푸신 모든 섭리에 감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 | | |
|
| 추석은 하느님께 감사하고 진정 풍요로운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성찰하며 마음을 채우는 날이기도 하지만 맛깔스럽고 푸짐한 추석상에 둘러앉는 날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나누는 가족의 정담은 한 해의 시름을 잊게 합니다. 이 민족의 명절에 덴마크의 소설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두 차례나 노벨상 후보로 올랐던 이자크 디네센의 단편 소설 『바베트의 만찬』입니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그리스도교적 영성과 예술가의 소명에 대한 원숙한 성찰, 그리고 여성의 섬세함이 잘 조화된 작품입니다. 주인공 바베트는 프랑스 혁명의 광풍 속에 노르웨이의 시골 마을로 몸을 피한 프랑스의 한 여인입니다. 그녀는 착하게 살아가는 어느 두 자매의 하녀이자 요리사로 지냅니다. 알 수 없는 베네트의 과거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충실함과 깊은 인품은 점점 바닷가 작은 마을 사람들의 신뢰와 사랑을 자아냅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그녀가 프랑스에서 어마어마한 금액인 1만 프랑의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축하하면서도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가리라고 슬퍼합니다. 바베트는 ‘열두 명’의 이웃을 위하여 ‘마지막 만찬’을 준비합니다. 그날의 식탁은 사람들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황홀한 음식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녀는 사실 프랑스 제일의 식당 ‘카페 앙글레’의 일급 요리사였던 것입니다. 혁명의 와중에 가족도, 친구도, 명예도 잃고 무명의 망명객이 된 바베트는 이제 자신을 환대한 이들에게 일생의 만찬을 대접합니다. 참으로 행복했던 만찬이 끝나고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며 그녀에게 이제 떠나는지 묻습니다. 베네트는 자신의 소중한 것들은 프랑스에서 이미 다 사라졌을뿐더러 1만 프랑을 이번 만찬에 다 썼기에 그대로 남을 것이라고 답합니다. 또한 그 큰돈을 어찌 다 쓸 수 있었는지 묻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답합니다. “카페 앙글레에서는 12인분 저녁 식사 재료비가 1만 프랑이에요.” 바베트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 그날의 저녁은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아름다운 상징이라 할 것입니다. 이는 성체성사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가위의 풍성함을 누리면서 우리와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진정한 풍요로움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