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구상한 트럼프의 프로젝트가 그 퍼즐이 맞춰지면서 과연 트럼프의 구상이 성공할 것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치지고 있습니다. 원래 미국의 대통령 취임은 두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당선된 대통령은 뭔가 탕평책을 구사하려 합니다. 전 정권에서 펼쳐진 여러가지 갈등 그리고 전 정권과 현 정권과의 마찰과 불협화음으로부터 벗어나고 약간의 여유로움을 얻기 위한 일종의 평온한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재선일 경우는 1차집권때 이루지 못했거나 뭔가 문제가 있었던 사안에 대해 강력한 추진력을 구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앞으로의 집권 후반기를 효율적으로 보냄으로써 역사에 뚜렷한 업적을 남기고자 노력하는 경향이 일반적입니다.
지난 1월 20일에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1차집권후 재선에 실패한 몇 안되는 대통령입니다. 그가 야인으로 존재하던 4년은 그야말로 절치부심 그리고 와신상담하던 그런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술을 하지 않는 그이기에 정신상태는 매우 양호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펼칠 청사진을 4년동안 매일 들여다보고 수정하면서 길다면 긴 4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당선된 직후 행한 행보는 대단히 속전속결적이었습니다. 그의 구상속에는 이른바 복수심이 주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자신이 2020년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던 그 패배원인을 분석하는 가운데 복수심을 발견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정책 결정에 사사건건 태클을 건 세력입니다. 그는 그런 세력을 딥스테이트라고 표현합니다. 깊게 뿌리박힌 기득권세력입니다. 미국 의회와 행정부, 언론 그리고 군대 조직속에 자리잡은 오래된 적폐 즉 청산해야할 세력을 바로 딥스테이트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래서 그 제거작업에 행동대장을 미리 점찍었습니다. 바로 일론 머스크입니다. 그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했습니다. 정부를 효율적으로 관리 다시말해 정책 추진에 방해가 될 세력을 제거할 총책임자로 테슬러의 오너인 일론 머스크을 일찌감치 낙점한 것입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자신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게 만든 최악의 세력은 바로 중국이라고 판단합니다. 중국은 2020년 당해년 우한에서 폐렴이 발생했고 그것을 중국이 제대로 관리를 못해 전세계로 퍼졌고 결국 팬데믹으로 번졌다고 트럼프는 생각합니다. 중국이 조기에 바이러스 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팬데믹수준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자신이 패배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미중무역전쟁뿐아니라 코로나 19라는 괴물로 인해 당연히 당선되어야 할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 여기고 중국에 대한 증오심을 불태워 온 것입니다. 또한 악성 마약물질인 펜타닐의 원료가 바로 중국에서 대거 생산돼 멕시코나 캐나다 등지에서 미국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마치 청나라시대에 청나라가 아편으로 망했듯이 중국이 펜타닐이라는 마약성분으로 미국을 마약국가로 만들기로 작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불법체류자가 자신이 패배한 또 다른 주요 원인가운데 하나라고 여깁니다. 멕시코와 캐나다 등지에서 넘어온 불법체류자들이 미국 백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마약을 일삼으면서 미국의 사회를 좀 먹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 민주당의 경우 불법체류자와 그 세력들이 자신들의 지지층이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불법체류자들과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하부조직을 장악해 미국 백인들의 일자리를 잠식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전에도 누누히 주장했습니다. 취임하자 마자 즉시 불법체류자들을 추방하고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관세를 부과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또한 코로나 19 사태를 제대로 관리못한 세계보건기구 즉 WHO에서 즉각 탈퇴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가 취임하자마자 한 것이 바로 WHO와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이었습니다. 불법체류자들을 대거 추방하는 것도 이어졌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그의 구호를 실천이라도 하듯이 캐나다에게 대해 51번째 주로 삼겠다는 것과 그린란드을 매입하겠다 그리고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가져 가겠다는 언급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모욕을 당한 캐나다 총리는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그린란드와 관련해 덴마크와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으며 파나마와는 가시돋친 공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취임날부터 좌충우돌하는 트럼프의 행보와 구상은 여기저기서 질책의 화살을 맞고 있습니다. 파나마뿐 아니라 남미국가들이 잔뜩 경계심을 가지고 미국을 응시하고 있으며 그린란드와 관련해서는 유럽연합국가들이 엄청난 긴장속에 미국의 막무가내식 조치에 초강력대응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러우전쟁을 바라보는 나토국들의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나토를 만든 것은 미국주도였습니다. 하지만 소련이라는 초거대 세력이 사라지자 미국은 슬며시 나토에서 발을 빼려는 몸짓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놀림을 받은 캐나다 국민들의 분노는 상상 이상입니다. 트럼프의 정책에 반발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트럼프의 최대 정책은 바로 중국 말살입니다. 적어도 중국을 아주 쪼그라든 그런 형태로 만들겠다는 것이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중국 말살을 위해 필수전제조건은 바로 중국 이웃들인 러시아와 북한의 협조 그리고 태평양 장악입니다. 그래서 러우전쟁을 조속히 매듭지으려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 푸틴의 야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푸틴은 옛 소련의 영광을 되찾고 싶은 것이지 트럼프의 중국 말살의 조력자역할에 그칠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머리가 잘 돌기는 트럼프 못지 않은 푸틴이 트럼프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를 리가 없습니다. 지금 러우전쟁에서 러시아가 마지막 공격의 힘을 쏟는 것도 푸틴의 옛 소련 영화회복 연속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에게 수차례 호의적인 메시지를 보내지만 김정은은 미사일 발사로 화답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와의 협상에서 나름 더 많은 것을 챙기겠다는 의지표현으로 읽힙니다. 트럼프 자신이 당선되고 취임하면 러시아와 북한이 즉각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는 예측에서 상당히 벗어난 행보들입니다.
앞으로 미래를 끌고갈 산업동력의 핵심인 인공지능분야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비교 우위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터져 나온 중국의 딥시크라는 업체가 트럼프 구상에 일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체인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미국 챗GPT에 필적하는 경쟁력이 있는 챗봇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소식이 미국 인공지능 시장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서 미국의 인공지능 관련주들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10%이상 폭락했고 마이크로 소프트와 알파벳도 낙폭을 증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딥시크가 최신형 칩을 사용하지 않고 저비용으로 챗GPT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소식은 미국이 가진 빅테크의 선도적 지위가 송두리채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공략 포맷의 수정이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야심차게 영입한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미국의 딥스테이트를 저격하고 정부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 영입한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측근들사이의 마찰음이 예상보다 더욱 커졌다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균열이 시작됐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야심차게 발표한 5천억 달러 한국돈 718조원에 달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 머스크는 투자자들이 실제로는 그만한 돈이 없다며 그 가치를 깎아 내려버렸습 니다. 트럼프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오픈 AI CEO와 머스크간의 개인적인 감정때문이라고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옛 책사이자 극우진영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티브 배넌은 머스크는 위험한 인물이라면서 고향인 남아공으로 쫓아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언급한 것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지 불과 일주일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취임식의 환희와 여운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일어난 일로는 대단히 엄청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원대한 구상에 그야말로 균열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의 엄청난 프로젝트가 시작도 하기전에 곳곳에서 파열음속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의 너무 앞서간 무리수로 인해 구상이 첫걸음도 옮기기전에 걸림돌에 부딪혔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럭비공이자 독불장군인 트럼프 대통령의 막강한 구상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 아니면 무리한 구상이 시작하기도 전에 자초될 것인지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전세계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매우 유심히 그리고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5년 1월 28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