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기자
김경자 지자연 우주자원개발센터장 연구진
지난 2022년 발생한 감마선 폭발을 상상한 그래픽 이미지.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는 감마선분광기로 당시 감마선 폭발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미 항공우주국
한국의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감마선 폭발을 관측했다. 감마선 폭발은 우주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우주 진화의 비밀을 풀 열쇠를 품고 있는 현상이다.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 센터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다누리를 통해 2022년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감마선 폭발(GRB) 현상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감마선 폭발은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방출 현상이다.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는 현상 중 시간당 방출 에너지가 가장 크다고 알려졌다. 강한 감마선 폭발이 일어나면 지구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 세계 우주 기관이 관측 임무에 나서고 있다. 초신성 폭발은 우주 초기에 물질 형성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만큼 과학적인 중요성도 크다.
연구진은 지난 2022년 10월 9일 발생한 감마선 폭발을 다누리의 감마선분광기 KGRS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감마선 폭발은 10시간 동안 지속됐으며, 광자 에너지는 최대 18TeV(테라전자볼트)에 달했다. 역대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누리는 2022년 8월 5일 발사돼 4일 후부터 감마선 관측을 시작했다. KGRS 분광기는 약 2달 뒤인 10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감마선 폭발을 감지했다. 발생 지점은 약 24억 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궁수자리로 추정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결과와 유사한 수치다.
김 센터장은 “행성의 지질 탐사용 감마선분광기가 천문역사의 관측에 기여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우주탐사와 우주자원개발 기술역량, 자원 확보를 위한 연구에 더욱 집중하고 한국의 우주자원탐사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누리의 감마선 관측 자료는 ‘다누리 자료공개 사이트’에서 오는 12월 7일 이후 확인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지난 17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Scientific Report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98-024-69928-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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