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어깨 아픈 지가 일 년이 넘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통증이 심해져 동네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진찰 결과가 '석회화건염'이라고 했다.
어깨에 말랑말랑해야 하는 근육 사이에 단단한 석회가 생겨서 통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석회가 생긴 부위에 주사를 세군데씩 일주일간격으로 세 번 맞아야 한다고 했다.
"치료용입니까? 통증 완화용입니까?"라고 물으니
"두 가지 답니다."
한 번에 세 대씩 세 번에 걸쳐 주사 아홉 대를 다 맞았다.
통증이 잠시 덜한 것 같더니 다시 고개를 드는 통증 때문에 옷을 입고 벗기가 불편하고 빨래 널기 같은 집안일하기가 힘들어졌다.
정형외과 간호사로 근무하는 조카딸이 그랬다.
"같은 증상의 환자들이 통증 완화용 주사를 몇 번 맞다가 나중에는 모두 수술을 합니다. 그냥 치료는 안되는 모양입니다."
이 말을 철석같이 믿었고 수술로만 치료가 된다니 언젠가는 수술을 받으리라, 수술은 너무 무서우니 참는 데까지 참아보자는 생각으로 고통을 감내하고 살았다.
며칠 전 집안 대청소를 하고 나서는 통증이 더 심해져서 잠 잘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되어 다시 정형외과에 갔다.
주사치료를 받았던 병원은 가기 싫어 친구가 추천하는 다른 데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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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입구에 붙여놓은 원장의 약력소개가 참으로 거창하다.
'요즘은 이런 식으로 자기를 홍보하는구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대기실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환자가 많다. 아침 일찍 서둘러 왔는데도 많이 기다려야겠구나란 생각부터 든다.
접수대에 남자 직원이 예진을 한다.
흰 가운을 입지 않았으니 의사는 아닐 텐데도 꼬치꼬치 아주 세밀하게 증상을 묻고 자판기를 두드린다.
묻는 대로 다 대답을 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석장 찍고는 다시 오래 기다렸다.
내 이름이 불려 진찰실에 들어가니 비교적 젊은 의사가 환하게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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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 사진을 들여다보던 의사의 첫 질문이
"무슨 일하세요?"
"뜨개질 합니다."
나이 지긋하고 권위적이고 감질나게 말을 아끼는 타입과는 다르게, 사근사근하게 말을 잘 하고 친절하게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묻기도 전에 속 시원하게 미리 다 얘기해 준다.
엑스레이 사진 속의 석회가 생긴 부위를 가리키며
"주사치료는 이미 했다니 또 하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고, 이번엔 충격파 치료를 해보도록 하지요.
다행히 신경이 아직 온전하니까요, 그런데 이 치료는 아픕니다."
"얼마나 아픈데요?"
"좀 아픕니다. 체외에서 충격파로 석회를 깨는 시술인데 일주일 간격으로 세 번쯤 해야 합니다."
'충격'이란 말의 어감에서 이미 충분히 충격을 받았는데 다시 아프다는 말에 더 놀라고 말았다.
"오늘 첫째 치료를 받고 내일 와서 효과가 있나 보고 치료를 계속하도록 하지요.
하루에 한 알씩 먹는 소염제를 처방해 드릴게요."
78,000원 적지 않은 금액을 수납하고 9층 물리치료실로 올라가 또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충격 치료에 대한 불안감으로 땀이 나는 손이 싸늘해졌다.
얼마나 아플까? 불안해서 물리치료사에게 물어보았다.
"환자에 따라 다른데요, 참을만하다는 분과 많이 아프다는 분이 계셔요."
내 불안감에 조금도 도움이 안 되는 대답이다.
'충격파 치료를 다음으로 미뤄달랠까?"
아무래도 혼자서 아픈 치료를 받기가 무서워서 다음에 남편과 동행해서 치료를 받을까?라는 생각도 하면서 초조하고 불안해서 좌불안석이었다.
드디어 이름이 불리고 치료실로 안내되었다.
물리 치료사의 지시대로 침대에 걸터앉아 오른쪽 어깨를 내민 채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충격파 치료를 해보셨나요?"
"아니오."
"아픕니다. 도저히 못 참을 정도면 말씀해 주세요."
여러 개의 바늘이 어깨 속으로 파고드는 듯한 통증이 밀려온다.
심하게 아픈 부위가 바로 치료해야 하는 부위라는 설명을 해준다.
참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버티는데 한참 후 어질어질한 느낌이 온다.
30여 년 전 프로락틴 호르몬 불균형으로 치료를 받기 위한 검사로 채혈을 한 적이 있었는데, 30분마다 한 번씩 하는 채혈을 2시간 동안 한다는 말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잠시 정신을 잃은 적이 있었다.
주삿바늘을 꽂고 첫 번째 채혈을 하는데 눈앞이 뿌옇게 흐리고 눕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는데 쓰러진 것이다.
정신을 차리니 침대 위였다.
"오늘 채혈은 더 이상 진행을 못 하겠습니다. 일주일 후에 오시도록 하세요."
남편과 동행해서 다행이었지 혼자 왔더라면 어쩔 뻔했을까?
머리가 깨지듯 아프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구토가 날듯 메슥거려 차 안에서도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뒷좌석에 누워 집에 왔다.
이 고통스러운 증상은 한나절이나 지속되었다.
'혹시 기절하려는 전조증상이 아닐까?'
갑자기 무서움증이 밀려와 치료사에게 어지럽다고 했더니 치료를 중지 시켜주었다.
한참을 누웠다가 다시 치료를 계속했다.
피부 속의 단단한 석회 덩어리를 깨자니 얼마나 큰 충격이 필요할까 생각하면 이해는 된다.
육체적인 통증은 참겠는데 정신력이 약한 겁쟁이여서 그랬을까?
젊은 치료사 보기가 부끄럽기도 했다.
앞으로도 몇 번을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무섭다.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 오늘 다시 내원했다.
환하게 웃으며 의사는
"치료 효과가 좋을 거란 예감이 듭니다. 다음 화요일에 치료 날짜를 잡을까요?"
"다음 주엔 스케줄이 꽉 차서요, 금요일 오후로 해주세요."
"힘든 집안일 때문에 여성 환자가 훨씬 더 많아요. 당분간 모든 일은 쉬셔야 합니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집안일 조금 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꼬?"
바로 핀잔이 돌아온다.
이야기 안 함만 못 하게 된 셈이다. 본전도 못 찾았으니 말이다.
뜨개질은 물론 팔에 무리가 가는 일은 일절 삼가야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비협조적인 남편때문에 완벽하게 지켜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첫댓글 옥덕아 내 마음이 조마 조마해서 읽어면서 쉬었다가 읽었다..
옥덕아 이제 시작했으니 좋을거란 예감도 든다하니 잘 되도록
기도하고 큰맘 먹고 잘 참아라 이제 몸 아낄줄 알고 뜨개질 하지마라.
재미상없는 영택님 말에도 너무 민감하게 마음 상하지마라.말투가
그러신데 우짜겠노....
오래 써서 생긴 병이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뜨개질은 물론 오른손으로 하는 일은 좀 쉬어야겠습니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한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아껴야 치료에 도움이 되겠지요.
영감의 말에는 이제 면역력이 생겨 서운하지도 않습니다.
언니 제가 8년전 어깨 석회화 건염으로 고생하다 백방으로 알아보다 서울서 이석범정형외과서 관절경2,3개뚫어 바로 분쇄시켰어요
2,3년후 딴쪽에 또 생긴다더니 역시! 또 서울가기가 뭣해 부산서 체외충격파했더니 별로였는데 팔운동 지속적으로하며 체외충격파 한번하고 그럭저럭 지금까지넘기고 있어요
이석범정형외과, 알아둬야겠네요.
팔운동도 효과가 있군요.
저는 테니스를 너무 많이 쳐서 불순물이 어깨에 몰려서 허옇게 치약처럼 모인건데 비용이 좀 들던데 체내 분쇄가 확실하고요 좀덜하면 체외충격파로 분쇄하세요 저도 왼팔은 체외충격파로! 시술할 때 저는 견딜만 하던데요 아파도 팔돌리는 운동계속하세요
동그란 석회 두 개가 보이더군요.
체외충격파 치료 참을만한데 정신력이 부족해서 어지러웠나 봐요.
보통 두 번째부터는 괜찮다니 견뎌봐야죠.
치료받고 나서는 운동 열심히 해야겠어요.
조언 고마워요.
고생이 많으시네요.. 목장을 하던 동기도 같은 증상으로 고생하던데.. 몸을 아끼셔서 빨리 나으셔야 될텐데요...
충격파치료가 잘 들었으면 좋겠네요....
최소한 세 번은 해야한다니까요.
아파도 참고 치료받아야겠어요.
아파서 어떡하나.
뜨개질을 많이 해서 그런갑다.
어휴 못말리는 남편...
그래도 남편이 제일 의지가 되지요.
뜨개질도 멈추고 집안일도 힘든 것은 남편에게 해달라고 해야죠.
어깨에 석회가 생겼다는 말 근래에 많이 듣는데 그렇게 심각한 것인 줄 몰랐네요.
잘 이겨서 치료가 정상으로 이뤄져야 할텐데...옥덕님이 남들보다 많이 약한 것 같아 걱정이 되네요.
tv에서 본 예긴데 어떤 사람은 매일 팔운동을 열심히 해서 어깨 통증을 이겨 냈다닌 이야기를 들었는데
운동을 조금씩 매일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한데...이제는 운동이 어렵겠지요.
암튼 치료 잘 되기만 빌어야겠네...어쩌나....
어깨통증도 증세와 병명이 여러가진데, 석회가 생기는 증상이 흔한가 봅니다.
치료 잘 받고 재활운동도 열심히 해서 고통을 줄여야겠습니다.
몸을 너무 오래 써서 생긴 병이라 완치는 어렵겠지요.
우리 네째가 어깨통으로 고생하더니 침 잘 놓는 한방에서 대침을 맞고 많이 부더러워졌어요.
어느 치료라도 아프기는 마찬가지니까 참고 치료받고 운동도 꼭 해야해요.
경상도 무뚝뚝한 남편에게는 더 많이 도움을 청하고 편하게 해요. 내가 좋아하는 뜨개질도 못한다고
엄살도 필요해요.
대침은 더 무섭네요.
아프더라도 치료 받아야겠지요.
어제부터는 다림질을 남편에게 맡겼습니다.
어휴...아프겠다...무서워....
안계시면 허전하고 계시면 속 뒤집으시고 우짜꼬...ㅎㅎ
미울 때는 미워도 또 아플 때는 옆에 있어만 주는 것도 큰 의지가 되지요.
선배님~ 빨리 나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선배님글은 항상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거 같이 흥미 진진합니다 ㅎㅎ
부족한 글을미진진하다고 하니 고맙습니다.
오른쪽 팔이 아프다니 많이 불편하겠어요. 며칠전에TV 프로에서 "나는 몸신이다"
라는 프로에서 동그란 자석을 N극을 손가락에 부착해서 테이프로
감아서 30분쯤 있드니 팔을 번쩍 올리는 걸 보고 모두 놀라는걸 봤어요.
지금 시작한 충격파 계속 해보고 경과를 보세요.
열심히 치료받는 일이 우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