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업 - 인풋과 아웃풋에 투자하는 시간 비율은?
질문
스님은 인풋 독서 뿐 아니라 아웃풋 독서를 함께 강조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 아직 아웃풋 독서의 비율이 그리 크지 않은데, 스님은 어떤 비율로 공부를 하시나요? 더불어 보편적으로 공부하는 이들은 시간 분배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 비율은 곧 투자 비율
시간은 투자의 대상입니다. 그렇기에 여유 시간은 여윳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윳돈이 있을 때 꼭 필요한 두 가지 대상 중 어떤 비율로 나눠서 투자해야 할까요? 이 비율이 정해져 있을까요? 없습니다.
사람마다 공부법은 달라져야 합니다.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도 가변적이고, 정독과 다독의 가치도 가변적입니다. 만약 문해력을 높이는 과정에 있는 학생이라면 다독보다는 정독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인풋과 아웃풋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해력이란 결국 두뇌의 소화력입니다. 먹은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지의 능력에 따라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을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답을 하자면 전 인풋과 아웃풋 중 극단적으로 아웃풋의 비율이 높습니다. 2:8? 또는 1:9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이는 문해력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고, 입장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며, 개인 특성을 고려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게 시간이라는 여윳돈이 있다면 분명 아웃풋에 많은 비율을 투자할 것입니다.
개개인마다 비율이 가변적이라는 말은 진실이지만 답변으로 충분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편적인 비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겠습니다. 평균적인 문해력을 갖춘 성인이라는 전제에서 전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을 3:7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판단합니다. 아웃풋이 어렵고 익숙치 않다면 5:5까지는 양보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아웃풋에 대한 투자 비중이 적어진다면 소화불량이라는 부작용을 겪게 될 것기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 아웃풋인가?
두뇌의 학습과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저 정보를 많이 먹기만 하면 알아서 학습을 해주는 기계가 만들어진다면, 바로 구입해서 두뇌를 업그레이드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뇌는 좀 더 까타로운 기계입니다. 사용법을 숙지하고 사용할 때 효율을 발휘합니다. 어른의 공부주제에 뇌과학이 포함되는 이유입니다.
인풋이란 정보를 먹는 것으로 부호화를 이룹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면 강화를 이룰 것입니다. 심지어 두뇌의 성능이 좋은 이들은 순식간에 정보와 도출된 의미를 기억하기까지 할 것입니다. 또한 배경지식을 인출하여 기존의 기억들을 더욱 강화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그 초점은 분명히 정보를 부호화하고 강화하는데 맞춰져 있고, 이로는 부족합니다.
인간의 육체가 음식을 먹고 소화시켜서 배출하는 과정을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기에 외부적 대상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 받습니다. 대표적인 섭생은 식사입니다. 인간이 음식으로 규정한 외부대상을 육체에 넣고, 이를 소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 받는 것 그리고 불필요한 잉여분과 다양한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까지가 섭생이고 생존의 과정입니다.
이를 섭취와 동화 그리고 배출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에 대한 시간 투자는 어떤 비율로 이루어질까요? <자연치유 불변의 법칙>의 저자는 보편적으로 8:8:8의 비율로 이루어진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런데 주목해봐야 하는 것은 섭취는 인풋이고 동화와 배출은 아웃풋이라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육체의 인풋과 아웃풋은 1:2가 자연스럽다는 의미입니다. 즉, 3:7에 가까울 것입니다.
주입식 교육이 다양한 부작용을 낳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소화시키는 과정 없이 먹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두뇌에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 그리고 기억하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두뇌에 기본회로가 충분히 깔리기 전에는 높은 이해력과 창의적인 생각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먹었다면? 이제는 소화와 배출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이 충분한 것일까요? 절대적인 배경지식이 충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하루 동안의 공부, 1시간 동안의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충분해지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이는 누구나 느끼게 되는데, 인풋 독서의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그 지표입니다. 흔히 집중력이 흩어진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를 넘어 억지로 계속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육체가 억지로 먹으면 토할 것 같듯이, 두뇌도 이어지는 인풋을 견디지 못하고 헛구역질이 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억지로 계속 먹으면? 아마 거부감으로 인해 토해버리게 될 것 같습니다.
아웃풋의 방법은?
아웃풋이란 소화와 배출의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공부한 내용을 곰곰히 되새겨 보고, 암기하려 하며, 의미를 분석하고, 사유해보는 모든 과정도 사실상 아웃풋입니다. 이와 동시에 또는 후행해서 실행되는 작업은 그렇게 소화한 내용을 말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혼자서 말해보는 연습을 하기도 하고, 함께 공부하는 이들과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질의응답을 하기도 하고 강연을 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글로 쓰기도 합니다. 육체가 음식을 섭취함과 동시에 소화가 시작되는 것처럼 정신 역시 인풋과 아웃풋을 동시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공부하면서 아이디어를 낙서하는 것, 이를 잘 정리하여 메모하는 것, 메모한 내용으로 작문하는 것 모두가 아웃풋입니다. 후행하여 이루어지는 글쓰기는 공부한 다양한 정보를 지식화 하고, 이를 복합적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메시지로 승화시키는 글쓰기일 것입니다. 이 글쓰기를 연결하여 책을 집필하기도 하고, 이를 바탕으로 블로깅과 소셜포스팅 그리고 다양한 유형의 컨텐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복잡하지만 동시에 발전된 세상은 수 많은 아웃풋의 방법을 탄생시켰습니다. 오종법사행을 실천하는 당시에는 그저 사유하고 말하며 글쓰는 것이 전부였겠지만, 이제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무한한 중생에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 컨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재미있는 생산과정을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 의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예술에 기뻐하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왜 읽는 것에 멈추나요? 컨텐츠를 제작하는 모든 과정이 아웃풋의 과정이고, 이 담마 컨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중생구제를 실천할 수 있는 세상인데 말입니다. 정신의 식사를 하고 계신다면 이제 소화시키고 배출해야 할 차례입니다. 더 없이 향기로운 담마를 아웃풋 할 수 있습니다. 공부한 어른이라면 누구나.
첫댓글 아웃풋의 중요함!
밝게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
스님~
저는 아웃풋은 학창시절
숙제로만 해보고 처음입니다.
나이 들어 새롭게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밝게 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
스님의 아웃풋을 위한 활동에 존경을 표합니다.
아울러 저의 아웃풋의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