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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진화 |
우리 태양계가 속하는 은하는 지름 약 10만 광년의 렌즈 형태를 띤 나선 은하이고, 태양계는 은하계의 적도 원반상의 중심에서 약2.8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단 광년은 빛이 진공 속을 1(태양)년 동안에 가는 거리로, 약 9.46×1012km에 해당한다. 밤 하늘에 걸리는 은하수는 무수한 항성이 밀집해 있는 그 은하 적도면의 모습이다. 그 밖에 같은 지름 약 10만 광년의 구형의 범위 안에 약 100개의 구상 성단이 모여 있다. 구상 성단은 수만∼수백만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태양과 같은 은하 적도 원반상의 항성을 제 I 종족의 항성, 구상성단 안의 항성을 제 II 종족이라고 부른다. 우리 은하계는 약 2000억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진다. 우주에는 이와 같은 은하가 수 천억 개나 있다.
(1) 온도와 광도를 기준으로 항성을 HR도에 그린다. 어떤 한 항성의 표면 온도를 나타내는 스펙트럼형을 가로축으로 그 항성의 절대 광도를 세로축으로 잡고, 그 항성을 그림 위의 1점으로서 새긴다. 이러한 작업을 되풀이하여 그린 그림을 HR도라고 부른다. 이것은 이런 그림을 처음 만든 덴마크의 헤르츠스프룽(E. Herzsprung : 1877∼ 1967)과 미국의 러셀(H. N. mussel : 1877∼1957)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HR도에는 태양과 같은 제 I 종족에 속하는 항성이 많이 표시되어 있다. 그것은 왼쪽 위(밝고 고온, 청색)에서 오른쪽 아래(어둡고 저온, 적색)로 뻗은 띠 모양의 직선으로 대표된다. 이 직선 위에 늘어선 항성들을 주계열성(主系列星)이라고 한다. 또 그것과는 별도로 M3 (메시에3) 등의 구상 성단 안에 있는 항성을 나타낸 HR도도 있다. M3 이외의 구상 성단의 HR도도 비슷하다. 이들 별은 제 ll 종족의 별이고, M3는 우리로부터 약 4만 광년의 거리에 있으며 지름 약 60광년의 구안에 약4만개의 별을 가지는 구상 성단이다. 제 ll종족에 속하는 별의 HR도의 아주 일부는 주계열성을 나타내는 직선, 즉 제 I 종족에 속하는 별의 HR도와 겹친다. 그러나 대부분은 주계열성을 나타내는 직선의 오른쪽 위 또는 왼쪽 아래에 온다. 오른쪽 윗 부분은 저온의 큰 별인 적색 거성을 나타내고, 왼쪽 아래 영역의 훨씬 아래에는 고온의 작은 별인 백색 왜성을 나타내는 점이 오지만, 표면 온도나 절대 광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그 점은 하나의 HR도에는 나타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앞의 설명에 나오는 용어를 설명하기로 한다. 가로축에 잡은 표면 온도에 대한 '스펙트럼형'은별의 색깔이라고 해도 좋다. 참고로 말하면 태양의 표면 온도는 절대 온도(섭씨 온도+273°) 약 6000k이다. 고온의 가스로 이루어진 별 일수록 청색, 저온의 별일수록 적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세로축에 잡은 '절대 광도'는 별의 밝기를 의미한다. 단 어두운 별에서는 그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밝고, 밝은 별이라도 그것이 멀리 있으면 어둡게 보인다. 여기서 생기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그 항성을 어느 일정한 거리(32.6광년)에 두었을 때의 광도를 계산하고, 그것을 그 별의 절대 광도라 부른다. 절대 광도는 별의 '진짜 밝기'인 셈이다. 별의 절대 광도는 별의 전체 표면이 복사하는 에너지에 비례하고, 별의 단위 표면적에서 방출하는 에너지에 표면적을 곱한 것에 비례한다. 표면적은 별의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하고, 단위 표면적에서 방출하는 에너지는 표면 온도의 4제곱에 비례하므로 별의 절대 광도 = (반지름)2 × (표면 온도)4이다.
(2)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별의 에너지원이다. 현재 태양이 방출하는 열량은 1초당 9.05×1025cal이다. 1cal의 열은 4.19×107erg(에르그)의 에너지에 해당하므로, 태양이 방출하는 에너지는 1초당 3.8×1033erg, 1년에 1.2×1041erg가된다. 석탄 1g이 연소하면 약7000ca1, 즉 약 3×1011erg의 열이 발생한다. 만일 태양이 전부 석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면, 1초 동안에 1.3×1022g의 태양석탄이 타고 있는 것이 된다. 태양 전체 질량은 1.98×1033g이므로 태양 석탄 전부가 다 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5000년이다. 즉 이집트 문명이 시작되었을 무렵에 태양 석탄에 불이 붙었다면, 태양은 이미 다 타버린 것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석탄은 도저히 태양의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 1910년대 후반에 태양을 포함하는 항성을 올바로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사람은,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A. Eddington : 1882∼ 1944)이다. 그는 태양 내부의 어떤 깊이 에서는 중력에 의한 압력이 아래쪽으로, 빛의 복사 압력(그 깊이에서의 온도 T의 4제곱에 비례한다.)이 위쪽으로 작용하여, 이 둘 사이가 균형을 이루어 그 깊이에서의 온도가 T로 유지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태양을 비롯한 항성은 거의 수소로 형성되고, 또 태양표면의 온도는 약 6000K(절대 온도), 밀도와 압력은 0이다. 여기서부터 계산을 진행한 에딩턴은 깊이 약 70만 km의 태양 중심의 밀도와 온도가 각각 약 100(g/cm3)과 2000만 K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것은 현재도 통용되는 거의 정확한 수치이다. 태양이 아닌 일반 항성에 대하여 연구를 진행한 에딩턴은, 항성의 표면 온도와 절대 광도 사이에 주계열성의 그것과 비슷한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즉 절대 광도가 큰 별일수록 그 표면 온도는 높아진다는 이론적 결과를 얻은 것이다.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하기 때문에 절대 광도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별이 있는데, 맥동 변광성이라 불린다. 그는 이 맥동 변광성을 연구하여, 그 변광 주기와 절대 광도 사이에 관측 결과와 아주 비슷한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도 이론적으로 증명하였다. 질량이 에너지의 일종이라는 것을 최초로 밝혀 새로운 천문학의 길을 여는 데 공헌한 사람은 독일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아인슈타인(A. Einstein; 1879∼1955)이다. 1905년에 발표한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그는 질량 m은 mc2의 에너지에 해당한다는 것을 밝혔다. 단 c는 빛의 속도, 즉 3×1010cm/s를 나타낸다. 따라서 예를 들어 1g의 질량이 사라지면 9×1020erg의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이 된다. 수소의 원자량은 1.0078g이다. 따라서 이것이 네 개 모여 형성된 헬륨(He)의 원자량은 4.0312g일 것이다. 그런데 실제 질량은 4.003g밖에 되지 않으며, 0.0282g, 즉 원료가 된 수소 1g당 약 0.007g의 질량 결손이 생기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식을 써서 이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계산하면 0.007×9×1020=6.3×1018erg가 된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석탄 1g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3×1011erg의 2×107배, 즉 2000만 배에 해당한다. 따라서 태양석탄 대신에 태양 수소를 사용하면 앞에서 계산한 5000년의 2000만 배에 해당하는 1000억 년 동안 태양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태양 수소가 아주 충분한 태양 에너지원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1000만 K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 그러나 에딩턴이 이미 증명한 것처럼, 항성 중심부의 온도는 1000만 K 이상이다. 이렇게 해서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별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1939년에 이 이론을 하나의 형태로 정리한 사람은 독일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베테(H. Bethe; 1906∼)와 러시아 태생의 미국 물리학자 가모프(G. Gamow; 1904∼1968)이다. 우주에 흩어져 있는 성간 물질이 집적하여 별이 생기면, 그 중심부의 온도가 1000만 K를 넘고 4개의 수소 원자가 1개의 헬륨 원자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렇게 하여 생긴 고온 가스의 복사압이 중력과 균형을 이루어 안정된 별인 주계열성이 탄생한다. 중심부에서는 마침내 수소가 없어지고 타고 남은 찌꺼기인 헬륨만이 모여 반응이 정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도 상부에 있는 수소가 대류에 의하여 중심부로 이동해 오기 때문에 반응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결국 베테와 가모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성 안의 더욱 넓은 범위에서 마력이 약간 떨어진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이러한 모델을 바탕으로 주계열상의 1점에서 출발한 별은 모두 주계열의 선을 따라 왼쪽 위로 진행하여 더욱 밝고 고온이 된다는 것을 나타냈다. 주계열성은 우리가 관측하는 별의 약90%를 차지한다. 그 설명에 성공한 이 이론은, 이후 약 10년 동안 별의 진화론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였다.
(3) 핵융합 반응이 진행되고 진화는 최종 단계에 들어간다.
그러나 천문학의 상식에 따르면, 베테나 가모프가 생각한 대류는 항성 내부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 이것을 고려하여 1950년경에 다음으로 큰 걸음을 내딛게 한 사람은 독일 태생의 미국 천문학자 슈바르츠실트(M. Schwarzschild; 1912∼)이다. 질량이 태양의 10배 이상인 항성에 대하여 그가 밝힌 그 후의 경과를 따라가 보기로 하자. 어느 정도 핵융합 반응이 진행된 항성의 중심부에서는 반응결과로 타고 남은 찌꺼기인 헬륨이 모여 중심핵이 생긴다. 슈바르츠실트 모델에서는 중심핵 안의 헬륨은 중력에 의한 수축으로 온도가 상승하고, 그 때문에 그 바깥쪽의 얇은 층(껍데기) 안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인 수소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수소 반응에 의한 에너지 방출이 많아져 그 바깥쪽에 있는 층이 팽창한다. 수축한 중심핵 안의 온도가 1억 K를 넘으면, 중심핵 안치 헬륨이 탄소나 산소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중심핵도 역시 팽창한다. 이렇게 하여 별은 HR도의 오른쪽 위에 있는 적색 거성이 된다. 헬륨이 다 타고 나면 중심핵은 다시 수축하곡, 중심부의 온도가 6억 K를 넘게 되면 탄소가 산소, 네온, 마그네슘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된다. 다음의 수축에 의하여 중심부의 온도가 25억 K를 넘으면 네온이나 산소가 마그네슘, 규소 황으로 변하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곤 더욱 다음의 수축에 의하여 중심부의 온도가 40억 K를 넘으면 철이나 니켈이 만들어지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된다.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이 단계의 별의 광도도 또한 밝아지거나 어두워지기를 되풀이한다. HR도의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에 걸쳐서 존재하는 변광성이 바로 이 단계에 있는 별이다. 철이나 니켈은 가장 안정된 원소이며, 핵융합 반응은 그보다는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철의 중심핵이 짜부라지고 온도가 50억 K로까지 올라가면, 별은 초신성이 되어 폭발하게 되고 그 뒤에 중성자 별이나 블랙홀이 남게 된다. 이 초신성폭발 때 철보다도 무거운 원소가 전부 만들어지고, 또 흩어진 가스는 성간 물질이 된다. 질량이 태양의 6∼10배인 별은 앞에서 설명한 도중 단계의 어딘가에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고, 질량이 태양의 6배 이하의 별에서는 도중 단계의 어느 정에서 중심부의 온도가 내려가 바깥층을 조용히 방출하고 백색 왜성이 된다. 요컨대 태양은 탄소와 산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백색 왜성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베테와 가모프의 이론이 주계열성밖에 설명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하여, 슈바르츠실트의 이론에서는 적색거성과 백색 왜성은 물론 초신성 폭발도 언급한다. 즉 HR도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의 이론은 또 우주에 있는 모든 원소의 기원까지도 설명한다.
(4) 초신성 폭발 다음, 다시 별이 태어난다. 앞에 나온 초신성은, 폭발 때 은하 전체와 같은 정도로 밝게 빛난다. 1987년 2월에 은하계 이웃의 대마젤란 운에 나타난 초신성이 유명하다. 중성자 별이나 블랙흘은 초신성 폭발때 중심핵이 짜부라짐으로써 생긴다. 중성자 별은 중성자만으로 이루어지며 반지름은 약 10km이고. 질량은 태양 정도이다. 전파나 빛의 규칙적인 펄스를 내므로 펄서라고도 한다. 폭축(暴縮) 때에 원자핵 안의 양성자가 핵 밖의 전자를 포착하여 중성자가 되는 것이다. 블랙흘의 질량은 태양의 3배 이상이고 지름은 수km이다. 블랙홀은 밀도가 크고 그 인력이 크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빛조차 탈출할 수 없다. 그래서 블랙홀이라고 불린다. 중성자 별이나 블랙홀로 보이는 천체는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은하 원반 위의 제 I 종족과 구상 성단 안의 제 II 종족의 별의 HR도는 아주 다른 양상을 띤다. 어떻게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그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원래 모든 별은 구상 성단 안의 별로서 탄생하였다. 슈바르츠실트의 이론에서도 분명한 것처럼 질량이 큰 별일수록 진화 속도가 빠르며,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고 그 생애를 일찍 마친다. 초신성 폭발 때에 사방으로 흩어져 나간 가스는 성간 물질이 되어 은하 원반상에 다시 집적하구 그로부터 제 I 종족의 별이 탄생한다. 결국 은하 원반위의 제 I 종족의 별은 2대째 이후의 별인 것이다. 이에 비해 구상 성단 안의 제 II 종족의 별은, 그 질량이 작기 때문에 아직도 1대를 마치지 않은 별이다. 이 생각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사실이 있다. 별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하여 그 별의 원소 조성을 결정할 수 있다. 그 결과 태양과 같은 제 I 종족의 별이 철보다도 무거운 원소를 많이 포함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무거운 원소는 초신성 폭발 때 생긴다. 따라서 그것은 제 I 종족의 별이 2대 째 이후의 별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