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합심(合心)과 궁합(宮合)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하나 되는 부부의 인연
부부의 참된 궁합은 서로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여 살아가는 데 있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갈등은 상대방을 자신의 생각과 기준에 맞추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변화시키려 하고,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주장하며, 상대가 나와 같아지기를 바라는 순간 부부의 마음에는 갈등이 생긴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내 뜻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성격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과 생활 습관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1. 부부의 궁합은 같음이 아니라 조화이다
궁합이 좋다는 것은 두 사람의 성격과 생각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뜻이 아니다.
서로 다른 기질을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갈등 속에서도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관계가 좋은 궁합이다.
한 사람은 빠르고 다른 사람은 느릴 수 있다.
한 사람은 말을 앞세우고 다른 사람은 행동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를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다툼이 생기지만, 서로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면 조화가 이루어진다.
좋은 궁합은 서로 닮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다.
2. 부부의 합심은 상대를 고치는 것이 아니다
상대를 자신의 생각대로 뜯어고치려는 집착은 부부 사이에 괴로움을 만드는 씨앗이 된다.
부부는 서로를 지배하거나 소유하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어려울 때 의지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이다.
진정한 합심(合心)이란 두 사람이 모든 일을 똑같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르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공동의 삶을 지켜 나가는 마음이다.
3. 두 그릇의 국이 가르쳐 주는 부부의 지혜
어느 부부는 좋아하는 음식과 입맛이 서로 달랐다.
한 사람은 맑은 국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얼큰한 국을 좋아했다.
처음에는 서로 자신의 입맛에 맞추라고 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깨달았다.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국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서로가 좋아하는 국을 따로 끓여 주는 배려 속에서 두 사람은 더욱 행복해졌다.
서로 다른 두 그릇의 국을 인정할 때 비로소 한마음으로 살아가는 부부의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4. 사주궁합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가는 마음이다
전통 명리학에서는 부부의 사주와 오행, 음양의 조화를 살펴 궁합을 풀이한다.
그러나 사주궁합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면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반대로 타고난 기질이나 생활 방식에 차이가 있더라도 서로 배려하고 신뢰하며 살아간다면 좋은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사주는 서로의 성향과 차이를 이해하는 전통적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부부의 행복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궁합은 타고난 인연을 살피는 것이고, 합심은 그 인연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것이다.
5. 부부의 진정한 합심궁합
부부의 합심은 상대를 이기는 데 있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데 있다.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는 귀를 기울이고, 마음이 상했을 때는 먼저 이해하려 하며,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것이다.
부부는 둘이지만 가정은 하나이다.
서로 다른 두 마음이 존중과 배려를 통해 하나의 뜻으로 모일 때 가정에는 화목이 깃든다.
맺음말 — 천궁명리 부부인연론
좋은 궁합은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일 수 있으나, 좋은 부부는 서로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서로 같아지려고 애쓰지 말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라.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서로를 배려하라.
나의 옳음만 주장하지 말고 상대의 마음도 헤아려라.
부부가 한평생 함께한다는 것은 두 사람이 같은 길을 걷기 때문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걸음걸이에도 발맞추어 나아가기 때문이다.
부부궁합의 으뜸은 합심(合心)이요, 합심의 근본은 존중과 배려이며, 부부의 행복은 서로의 다름을 품어 주는 사랑에서 완성된다.
敬菴 李相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