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 뵙니다. 이 까페에 가입한 지는 꽤 됩니다.
처음 이 까페를 가입한 이유는 4월 달 경에 우리 레이에게 온 백내장 때문에 지식을 얻고자 해서 가입을 했었어요. 그러다 최근 몇일 전에 레이의 계속되는 토때문에 의사선생님께 질문을 올리려고 등업신청을 했었지요.
레이는 98년 10월 11일에 태어나서 99년 1월 2일에 제 품에 앉고 집으로 직접 데려온 아이였어요.
종은 토이푸들이고, 색은 하얀색이었어요. 여자아이구요.. 유난히 다른 강아지들 보다 작아서 7살이 다 되어가는데도 사람들은 새낀줄 알고 "몇 개월이에요?"하고 묻고는 했습니다. 체중이 1.9kg이었거든요.. 부모님은 그다지 강아지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었고, 여동생 남동생이 있지만, 레이는 유독 저를 따르고 저 또한 그 아일 너무 사랑했습니다. 레이는 제가 여행을 가거나, 혹은 학교를 가거나 하는 동안 저를 현관앞에서 몇일을 기다리거나 또는 제가 벗어 놓은 옷가지, 가방 위에 엎드려 저만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었어요.
그러던 아이가 작년 8월 24일 즈음에 장에 무언가 걸려있다고, 수술을 받게 되었어요. 그 수술을 하기 까지도 힘들었습니다. 저희 집안은 IMF때 갑작스런 부도로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생활은 온데 간데 없고 빚과 하루하루 생활비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5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감당하기는 힘들었지요. 하지만 그 아이를 그대로 둘순 없었기에 제가 조르고 화내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엄마가 힘들게 친구분께 돈을 빌려 레이를 수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하고 나니 의사가 사실은 개복을 하고 나니 뭐가 있는게 아니라 장이 탈장이 되었던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 그런가 보다."하고 레이가 다시 건강한 생활을 하길 기도 했지요. 그 병원은 새로 생긴 병원 이었는데 갑자기 사라져 버렸더라구요. 전화번호도 없어지고.
그렇게 주욱, 아무탈 없이 잘 생활하던 레이가 3주전 즈음 부터 음식을 먹고 채하고 토하고그래서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속을 다스리는 약을 먹이고 해서 그건 나아지나 싶더니 감기에 걸리더라구요 그런데 감기는 병원에 가지 않고 나으려고 지식검색이다 뭐다 싸이트들도 돌아다니고 해서 어째어째 하다보니 7월7일 레이는 평소와 같은 건강한 레이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날 밤 제가 옥수수를 먹게 되었는데 워낙 레이가 먹고싶어해서 몇알 주게 되었습니다. 그게 강아지가 소화를 잘 못시킨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주었는데 다음날 새벽부터 레이는 토를 하고 몸을 떨고 그러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저와 저희 가족들은 오직 제가 옥수수를 함부로 주었기 때문에 애가 탈이 날 줄 알았어요. 그래서 급히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왔지요.
그런데, 의사선생님이 레이가 이상하게 배를 만지면 아파한다고 하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괜찮겠지 하면서 집으로 왔는데.. 레이는 약을 먹어도 토하고, 음식은 커녕 물 조차도 입에 대면 다 토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탈수 증상을 보이고 힘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켜보다가 다음날이던 9일에 엄마 아빠가 레이를 병원에 데려가서 링겔을 맞히고 엑스레이와 CT촬영을 했는데 장에 이물질이 있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9일은 링겔 맞았으니까 물만 먹이다가 10일날 레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여보고 상태를 본 후 병원으로 오라고 하시더군요. 필요하면 수술을 해야하니까요. 혹시 그 이물질이 변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하시면서요. 자두씨 같은걸 삼킨 건줄 알았어요. 레이는 계속 토만하고, 너무 괴로워 했습니다. 물 한모금 소화를 못시켜서 탈수증상은 심했고,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10일날 레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여 볼려고 해도 영 음식에 관심이 없는 겁니다. 이온음료를 먹여서 탈수현상을 완화시키려해도 그것 도 토해버리고.. 저는 당장에라도 병원에 가서 수술을 시키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습니다.
엑스레이와 CT촬영비 2만 오천원도 외상으로 하고 집으로 왔었는 걸요.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아르바이트를 구하려 해도 당장 필요한 수술비는 벌 수가 없고, 선불로 돈을 주는 곳은 전부 술집이나 업소더라구요.. 그래서 차라리 거기라도.. 라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그러다가, 어제 아침에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레이를 저대로 죽일 수는 없고 병원에 데려가 치료와 수술을 한 다음에 찾으러 가지 말자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럼 살릴 수는 있을 거라고. 돈은 없어서 애를 데려오지는 못해도 살수는 있을 거라구요.. 그렇게 하고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4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뼈만 앙상한.. 까만 눈동자가 퀭하게 나온.. 몸무게는 1.6kg도 되지 않는 그 아이를 품에 꼭 안고 데려갔습니다. 그래도 저는 속마음으로 꼭 레이를 찾아오리라고 마음 먹었지요. 의사선생님이 레이 배속에 있는 것이 씨도 아니고 어떤 비닐이나 플라스틱 같다고 하시면서 사람들이 내시경 검사를 할때 먹는 약을 먹고 2시간에 한번씩 엑스레이를 찍어 경로를 확인해서 그 물체가 확실히 무엇인지 알아보자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물도 다 토해 버리는 레이가 이 약 조차도 토해버린다면 수술에 들어가야한다 다시면서..
그렇게 두고 레이 얼굴도 제대로 못 본채 엉겹결에 병원을 나왔습니다. 계속 마음에 걸리는 거에요.. 레이를 제대로 못보고 나온게.. 그래서 바로 인터넷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았습니다. 술집이나 업소는 남자친구도 그렇고 부모님도 절대 허락하실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단기 아르바이트로 찾아 놓고, 친구에게 돈을 빌린 후 잠시 잠이 들었는데 전화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이셨는데 레이는 그 약 조차도 토해버리고 위장기능이 아예 중지 되어 있고 저체온증이 나타나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수술에 들어가야한다고.. 그래서 제가 그래달라고 했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레이는 너무 허약해져 있는 상태라 마취에서 못 깨어날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수술하면 작년 처럼 아무일 없이 일어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습니다. 1시간이면 끝난다던 수술이 3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오후 8시40분 경에 전화가 오셔서는.. 레이는 마취에서 못깨어나 하늘나라로 갔다고...그러시는 거였습니다.
개복을 하자 레이의 장기들은 이미 위치와 상태가 엉망이었고.. 지난번 수술 자체가 잘 못 되어서 1년이 다되었는데도 없어지지 않은 실밥과.. 장은 수술후에 제대로 마무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하셨습니다. 도저히 손을 쓸수 었는 상태였다고.. 그리고 레이가 주워먹은 소량의 랩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번 수술을 하신 의사 선생님은 저희 사정을 이해하시고 많은 배려를 해 주신 분이었습니다. 레이를 살리려고 마지막 까지 힘써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근데.. 레이는 없잖아요..다른 사람들은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부모님이나 형제들 보 다 레이를 더 사랑했습니다. 미래에 결혼하기로 한 남자친구보다 레이를 더 사랑했습니다. 레이의 토닥거리는 작은 발자국 소리조차 이 집안에는 이제 없잖아요..레이는 태어나서 밖으로 나가 지 발로 세상을 밟아 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계속납니다.. 제가 옷만 갈아입어도,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 손질만 해도 나가는 줄 알고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꼬리를 흔들고 앞발로 제 다리를 긁고 뒤집고 했었는데.. 제 침대 밑에 있던 레이 집을 엄마가 치워버리셨습니다. 거기에 항상 레이가 있었는데 새까만 눈동자로 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 했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시집도 한번 못가보고.. 너무 애가 작아서 애기를 배면 아플까봐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것도 아플까봐 시집도 못갔어요.. 왜 더 사랑해 주지 못했을까, 아침에 뽀뽀라도 한번 더 해줄껄.. 사랑한단말 한번 더 해주고 보낼껄.. 병원에서 눈이라도 한번 더 마춰보고 나올껄.. 언마전에 입냄새 난다고, 유치가 하나가 아직 안빠졌다고, 그거 스켈링 해주려고 돈모으려고 했는데.. 꼭 해주고 싶었는데..
더 많이 미안한건 왜 작년에 수술할때 하필 그 병원에서 그 의사에게 수술을 맡겼을까.. 왜 거길 갔을까.. 다른데서 올바르게 수술 받았다면 니가 이렇게 가지는 않았을텐데..
부모님은 볼일 보시러 나가시고, 두 동생은 고등학교와 초등학교에 가버리면, 방학을 한 저는 집안에 혼자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혼자 있어야 할지.. 레이의 흔적이 만연한 집안에서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는 멀리있어서 한달에 1번 정도 보는 정도이고.. 지금 당장 제 곁에 오지 못할 일이 있어 남자친구는 당장에는 볼 수 없습니다.
누어서 울면서 바라고 또 바랬습니다. "레이야, 나도 데리고 가렴.. 나도 데리고 가.." 정말 이 허전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계속 나는 이 눈물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꿈에서라도 레이를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마음데로 안돼네요.
훗날 제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꼭 레이가 제 아이로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초면인 제가 이렇게 길게, 그것도 밝은 내용이 아닌 글을 쓰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2시반에 잠들어 5시깨에 깼는데 눈물부터 왈칵 쏟아지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레이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레이가 있었다고, 저랑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는 것만 기억해 주세요.. 글을 쓰는 내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2005년 5월 28일..
2005년 6월 14일..
첫댓글 ㅠㅠ저도 맘이 아프네요...저도 에전에 오래동안 키우던 아지를 무지게다리를 건너게 했던 일이...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분명 레이는 무지게 건너 저편에서 건강하고 이쁘게 살 지낼겁니다. 님이 너무 슬퍼하면 레이도 슬플거에요...그러니 힘내세요....사진의 레이 정말 이쁘네요...마치 인형같이....그런 아이를 보
냈으니 얼마나 맘이 아프시겠어요...하지만 하나님은 이세상 무엇보다도 님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다시 새 힘을 주시리라 믿어요.....힘내세요.....
너무 슬프네요 .. 한편으론 참 착한 주인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곳에 가기를 빕니다. 힘내세요
힘드시겠어요ㅠㅠ.. 전 저희 아가들이 없다는 생각도 못하겠는데 .. 힘내시구요 레이가 좋은곳으로 갔으면 좋겠네요..
좋은곳으로 갔을거라 믿습니다.힘내세요~저두 쏠이가 요즘 아파서 걱정이 큰데..기운내세요~레이도 그걸 바랄거예요~
정말..글 읽는동안 내내.눈물이 앞을 가리네요..너무나 여리고 이뿐..아가네요.ㅠ.ㅠ 레이 좋은 곳으로 갔을꺼에요..ㅠㅠ 너무 아파하지 마시고..힘내세요.. 레이랑 또다른 인연이 기달리고 있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