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유다) 백성은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기 시작했으나 주변 나라들의 모함과 반대로 성전 재건을 중단하였고, 그 기간이 16년 정도나 되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 성전 재건을 촉구하시면서, 여덟 개의 환상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십니다. 스가랴가 처음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아 말씀을 선포하기 시작한 때(1절)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후에 스가랴에게 여덟 개의 환상을 보여주셔서 말씀하셨습니다(7절). 스밧(Shebat)월은 유다의 종교력으로 11월로, 태양력으로는 1월과 2월에 해당합니다.
첫 번째 환상은 화석류(花石榴)나무(The myrtle tree) 사이에선 붉은 말을 탄 사람과 그가 이 이끄는 붉은 말들과 자줏빛 말들, 흰 말들 붉은 말이었습니다. 붉은 말은 피와 전쟁, 살육(殺戮) 등을 상징하고, 자줏빛 말은 심판을 상징하며, 흰 말은 승리와 구원, 의로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는데,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세 종류의 말이 세상을 두루 다니며 이 세상의 전쟁과 심판, 승리와 구원을 주관하심을 의미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화석류(花石榴)나무(The myrtle tree)는 도금양(桃金孃)이라고도 불리는데, 석류나무와는 완전히 다른 나무입니다. 나무의 꽃이나 잎, 줄기에서 좋은 향이 나는 나무로, 쉽게 시들지 않고 꺾였을 때 며칠 동안 싱싱함을 유지하고, 시들었다가도 물에 꽂으면 다시 살아나는 특징으로 인해 불멸과 영생을 상징하기도 하는 나무입니다. 이 붉은 말을 탄 자를 중심으로 세 종류의 말을 탄 자들은 하나님의 천사들인데, 이들은 세상을 두루 다니며 살피는 임무를 맡은 자들입니다(10절).
그 천사들은 세상을 두루 살펴보니 세상이 평안하다고 보고합니다(11절). 실제로 페르시아의 다리오 왕이 다스리던 그 당시의 정세(政勢)는 평화롭게 느껴지던 시대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유다)은 예루살렘으로 귀환하였어도 아직 안정이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 보고를 들은 천사는 하나님을 향해 이스라엘(유다) 백성이 하나님의 진노하심으로 인해 70년이란 세월을 포로로 지내면서 고통을 받아왔고, 이제 고국 땅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온전한 회복이 다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호소합니다(12절). 그러자 하나님은 스가랴에게 말하는 천사를 위로하여 주셨습니다(13절). 천사가 이스라엘(유다)을 위해 중보기도를 드리자, 하나님께서 선한 말씀과 위로하는 말씀으로 응답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선한 말씀과 위로하는 말씀은 14절부터 17절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을 위하며 시온을 위하여 크게 질투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14절). 질투한다는 표현은 누군가를 적극적인 열심으로 사랑하는 것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질투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키느아”(קִנְאָ֥ה)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이 단어의 원형인 “키나”(קִנְאָה)는 “질투(Jealousy)”, “열심(Zeal)”, “열정(Passion)”, “시기나 부러움(Envy)”, “노여움(Anger)”, “경쟁(Rivalry)” 등의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쟁적일 정도로 열심과 열정을 가지고 사랑한다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방의 여러 나라들은 안일한 태도를 가지고 이스라엘(유다)을 심하게 괴롭히고 있음에 대해 진노하십니다(15절). “나는 조금 노하였거늘”이란 15절의 표현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유다)의 범죄로 인해 노하여 포로로 끌려가게 하신 것에 관한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유다) 백성의 죄악에 진노하여 포로로 끌려가게 하였지만, 이방 나라들은 하나님의 진노를 벗어나 그 이상으로 이스라엘(유다) 백성을 괴롭게 하였다는 것을 표현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불쌍히 여겨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였고, 성전을 건축하게 하셨습니다(16절). 16절의 “예루살렘 위에 먹줄이 쳐지리라”라는 표현은 건물을 건축할 때 먹줄(측량줄)을 쳐서 건축을 시작하듯이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시작하게 하셨다는 표현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다시 이스라엘(유다)이 그 이전의 풍요로움을 회복하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7절). 즉 이스라엘(유다) 백성이 긴 포로 생활을 마치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게 하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계획이었고, 그 계획이 이뤄지고 있는 것임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이어서 스가랴가 본 두 번째 환상은 네 뿔과 대장장이 네 명의 환상입니다(18절~21절). 이 환상에서 나오는 네 뿔(Four horns)은 그 당시 이스라엘과 유다를 위협하고 침공하여 어려움을 겪게 한 열강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18절, 19절). 그 당시에는 앗수르, 바벨론, 메대와 바사(페르시아), 앞으로 열강에 합류할 로마제국 등이 강국으로 위세를 펼쳤었거나, 펼치고 있고, 펼칠 것입니다. 물론 네 뿔은 특정한 몇 개의 나라와 제국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주변에 있는 강대국들을 일컫는 표현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네 대장장이(Four craftsmen)는 네 뿔로 상징되는 열강들을 깨뜨려 부술 자들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앗수르는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였고, 바벨론은 메대와 바사(페르시아) 연합군에 의해 멸망하였으니 그들은 뿔이었다가도, 그 뿔을 깨뜨리는 대장장이가 되기도 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네 대장장이는 앞으로 오실 메시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권력이 이스라엘(유다)을 괴롭게 하였더라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다시 부서뜨릴 자를 보내실 것이며, 이 세상의 모든 권력 위에 군림하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실 것을 예고하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유다) 백성은 포로에서 돌아왔지만, 여전히 주변의 여러 나라들을 두려워하며 하나님을 섬길 성전 재건을 미뤄왔습니다. 하나님은 스가랴를 통해 역사(歷史)를 주관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며, 이 모든 상황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환상을 통해 보여주시며 두려워하지 말고 성전 재건에 힘을 쏟으라고 촉구하신 것입니다. 주변을 두려워하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미루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역사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며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힘써 감당하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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