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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두고 온 복숭아를 보러 가던 여자가 말했다 꼭 같이 보러 가요 / 김륭
https://youtu.be/xsnfF5yzQCA 동영상집에 두고 온 복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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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두고 온 복숭아를 보러 가던 여자가말했다 꼭 같이 보러 가요 / 김륭과일들은 참 착한 것 같아요그래서 그래요 우리 그렇게 살아요좌판에 올라앉은 복숭아나 바나나, 그리고 수박처럼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어쨌든 우리 함께원숭이처럼 사는 게 처음은 아니잖아요바나나가 아니라 복숭아처럼 잘 생각해봐요 지금 우린 남겨진 걸까요버려진 걸까요단 하나뿐인 심장에게 단 한 번이라도 봉사한 적이 없는그래서 다정하게 우리 함께오늘 하루쯤은 미침, 완전한 결말을 기대하며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의 머리를 베고 꼬리를 자른 다음내일은 마침, 오렌지처럼 상큼하게더 이상 사랑이 아니거나 이별이 아닐 때까지부엌칼이라도 좀 빌렸으면 싶었지만,여자가 말했다그건 어제의 일이잖아, 알아? 당신입술 다음엔 심장 그 다음엔 얼음이라는 거오늘이 다 가지도 않았는데 내일이 휙- 지나갈 것 같은이런 날엔 이런 말밖에, 나도 나를 한번쯤은죽여보고 싶다고비라도 왔으면 좋겠는데 그러나 여기서부터 시작되는이야기의 끝은 언제나 그립거나 외로울 것찢어진 우산과는 무관하게 여기까지 온 것만도 아무나 하는 거 아니라고혼자 죽지 않을 만큼 애쓴 거라고 꼭 같이 가요잔털 북슬북슬해진 심장이 쓰는 이야기의 끝을보러가요『시산맥』(2020, 겨울호), 제5회 동주문학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