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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방콕=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2009.02.01 통권 593호(p1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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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인 모임에 ‘그린벨트 해제해 20배 벌어주겠다’ 제의
● 盧정권, 실제로 ‘미군부대 주변 그린벨트 해제’ 추진
● ‘신용불량자’ 박기춘 동생, 거액들여 콘도 건설
● 태국 파견 경찰, ‘테티스 콘도 민원’ 해결
● 박기춘 동생 “이권 개입한 적 없고 돈 안 받았다”
이강래(전북 남원순창), 전병헌(서울 동작갑), 최규식(서울 강북을), 박영선(서울 구로을), 노영민(충북 청주흥덕을), 양승조(충남 천안갑), 주승용(전남 여수을), 우윤근(전남 광양),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등 민주당 국회의원 9명은 1월9일 3박4일 일정으로 태국 부부동반 골프여행을 떠났다.
우윤근 의원은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박영선 의원의 남편 생일이 토요일(10일)이어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의원들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방콕에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상당수는 방콕 외곽 ‘파인허스트’ 휴양지에서 부부동반으로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라운드를 했다. 골프를 치지 않는 의원 가족은 별도 관광을 했다.
‘서민정당’의 방콕 생일파티
이들이 외유를 떠난 9일은 새 임시국회가 소집된 날이었다. 하루 전인 8일 끝난 지난 임시 국회는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폭력사태로 마비됐고 외신을 통해 해머, 전기톱, 활극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전 세계로 전파되어 국회를 향한 국민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을 때였다.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선 민주당 의원 9명의 집단 외유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의원 9명이 가족까지 데리고 방콕에 가서 생일파티를 하는 것이 과연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처할 수 있는지 돌아보라.”(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앞에서는 서민을 위한다지만 정작 귀족 정당이 민주당의 현주소.”(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 “때가 어느 때인데 엊그제 그 난리를 치고서 뭘 잘했다고 골프를 치느냐.”(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국회 파행을 겪은 상황에서 국민의 걱정이 큰 것이 사실이다. 국민께 죄송하다.”(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개인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무슨 큰일이 터졌을 때는 미리 받아놓은 휴가까지 반납한다. 민주당은 20일 동안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 농성했다. 자기 일터를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곧바로 해외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직업윤리가 전무(全無)한 것이다.”(2009년 1월 12일 자 ‘조선일보’ 사설 ‘신이 내린 직장의 정신 나간 의원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은 가족과 휴식시간을 가질 수도 없느냐’고 항변했다. 우윤근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을 이용한 것인데 그런 사생활도 없나”라고 했다. 전병헌 의원 측은 “주말을 이용한 모임이어서 상임위 활동 등 의정활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 민주당 의원 9명 일행은 방콕 외곽 ‘테티스(THETIS)’ 콘도에 묵었다. 이 콘도는 일행 중 한 명인 박기춘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의원)의 동생 박 모(49)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숙소를 이 콘도로 한 것도 박 의원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신동아’가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 ‘테티스’ 콘도는 파인허스트 27홀 규모 골프장에 바로 붙어 있고 ‘파인허스트 롯지’라는 골프장 부속 호텔과는 도보 1분 거리다. 3층 규모로 1층에는 식당과 로비가 있고 2, 3층에 있는 객실은 총 21개다. 그 중 하나는 박 사장이 쓰고 다른 하나는 창고로 쓰고 있다고 한다. 종업원에 따르면 2인 1실 기준으로 하루 숙박 및 식사비는 7만5000원~10만원 정도다.
민주당 외유 콘도 ‘미스터리’
김종권(69) 남양주병원 원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 9명의 외유(外遊) 무대인 태국 테티스 콘도와 관련해 ‘신동아’와 인터뷰했다. 남양주병원은 오는 2월 경기도 남양주시내에서 500병상 규모로 개원할 예정으로, 김 원장은 남양주에서 오랫동안 살아와 이 지역 국회의원인 박기춘 민주당 의원과 그의 동생 박 모 사장에 관한 사정을 잘 안다고 했다.
김 원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 조성된 태국 테티스 콘도에 ‘비자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의혹의 근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태국에서 콘도를 건축해 운영하는 박기춘 의원 동생 박 모 사장은 ‘기소중지’ 등으로 자금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거액의 해외 콘도 건축비 출처에 의혹이 있다는 점, ▲박 의원 동생인 박 사장이 콘도를 조성할 당시 ‘민주당 실세가 남양주에서 1000억원대 이권에 개입하고 박 사장이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 ▲‘박 사장이 2억원을 받아갔다’는 증언이 있는 점, ▲그 무렵 실제로 노무현 정권에서 관련 법률을 추진한 점, ▲노무현 정권 때 태국에 파견되어 있던 경찰 간부가 현지에서 박 사장의 콘도와 관련된 의원 외유 건축 민원을 해결해 주고 귀국해 영전하는 등 정권 차원의 비호 의혹이 있는 점이다.” 이어지는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태국 방콕 외곽 테티스콘도 전경. 민주당 의원 8명과 함께 태국 동생 콘도에서 휴가를 보낸 박기춘 민주당 의원(왼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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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금한 뒤 떼어 갔다” 기업인들이 17만평 임야 매입을 위해 모든 돈은 총 180억원인데, 실제 부지 매입에 사용된 140억원 가운데 일부가 당시 박기춘 의원의 동생 박 모 사장에게 건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 사장은 “용도변경은 법률작업 등 당시 여당과 정부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민주당 실세 측으로부터 부지 매입 제안을 받은 가운데 해당 임야를 산 기업인들의 모임인 불암상공회 측은 임원회의(총 11명)를 통해 ‘박 모 사장 등을 통해 매입비 중 2억5000만원을 건네주자’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A사장은 “회의를 통해 회비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임원과 회원 모두 알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돈이 건네진 방식에 대해선 “박 사장이 남양주 내 J지역의 기업인들로부터 부지 매입비를 거둬 불암상공회에 입금하기 전 이중 2억원에 대해선 ‘설명회를 열어주었던 이모 사무관에게 주겠다’면서 가져갔다”고 말했다. 불암상공회 김 모 회장도 ‘신동아’ 인터뷰에서 “박 사장이 부지 매입비 중 2억원을 ‘이모 사무관에게 갖다 주겠다’며 가져간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돈이 불암상공회 측에 돌아왔느냐”는 질문에 김 회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회장은 2억원에 대해 “이 전 서기관에 빌려준 성격”이라고 했으나 이 전 서기관은 “결단코 2억원을 받은 적 없다. 박 사장을 모른다”고 말했다. A사장과 김 회장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 당시 민주당 실세가 1000억원대 용도변경 이권에 개입하고, 당시 민주당 의원의 동생인 박 사장이 이해관계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의혹까지 제기될 수 있다. 태국 테티스 콘도는 2006년 4월부터 12월까지 건축되었는데 공교롭게 박 사장이 돈을 받았다는 시기와 겹친다. 박 사장은 기업인들로부터 땅값을 수금하는 데까지 관여했다는 의혹도 나올 수 있다. 국회의원의 동생이 돈 심부름만 했다고 해도 부적절한 일이다.
그린벨트 해제, ‘세게’ 밀었다
박 사장은 “임야매입이나 산업단지 문제와는 어떠한 관련도 없다”면서 돈을 받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실무근이다. 나는 그런 문제를 이유로 누구와 만난 적도 없고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다. 관심 가질 사안도 아니다.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런 문제에 개입하나. 시기가 겹치는 건 우연일 뿐이다. 그렇게 주장하는 이들의 상상이며 나와는 관계없다. 그 무렵 나는 태국에서 건물 올리느라 바빴다.”
남양주 기업인들이 2006년 12월 매입한 주한미군 공여지 주변 그린벨트 임야가 산업단지로 바뀔 수 있도록 당시 여당인 민주당 측 일각은 2007년 들어 주한미군공여지 주변지역 특별법 개정작업을 실제로 밀어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벨트 규제를 풀어주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야당 측 등 일부 다른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법률개정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다음은 당시 ‘그린벨트 해제’ 방향으로 특별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국회 상황을 묘사한 2007년 6월28일자 ‘경향신문’ 기고문이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국회는 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지원특별법 개정안’이 행정자치위원회에 회부된 지 단 7일 만에 안건 상정이 되었다. 급기야는 21일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가결되어, 국회에 제출된 지 16일 만에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러한 국회의 부지런함이 국회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에 의하면 법안이 위원회에 회부되고 긴급하고도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 한 15일 경과 후 의사일정으로 상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7일 만에 상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정 법안에 대한 공청회도 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법 개정에 대한 전 사회적 요구가 팽배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부 관계부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은, 졸속을 넘어 법을 만드는 의원들 스스로 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비판이 높다. 개발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건교부마저 수도권 주민의 허파인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테티스 민원’ 경찰이 해결
노무현 정권 당시인 2006년 테티스 콘도 건설 과정에서 박 사장과 동업자 간 분쟁이 발생하자 태국 파견 경찰인 이 모 총경이 박 사장의 민원을 말끔히 해결해주었다. 이 총경은 귀국한 뒤 박 사장의 형 박기춘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경찰서장으로 갔다.
김종권 병원장은 “지난해 4월 식사 자리에서 이 모 남양주경찰서장이 ‘박 사장이 콘도 공사를 하다 태국 조폭들의 방해로 중단됐는데 내가 막아줬다’고 자랑했다”고 밝혔다. 한 교민은 “박 사장이 같은 교포와 동업을 하다 사이가 틀어졌는데 이 문제로 현지 폭력배들이 들어왔다”고 했다. 김 병원장은 “이 서장은 박 사장의 민원도 해결해주고 가깝게 지냈다. 외국에서 들어와 바로 경기도 1급지 서장으로 부임하기는 힘든데 남양주 서장으로 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기춘 의원은 경찰 인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모 남양주경찰서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박 사장의 콘도 민원 해결을 부인했다. 남양주 별내지구 전경(위)과 위치(아래). |
▼ 박 사장과는 태국에서 알던 사이인가.
“지위를 통해 알게 됐다.”
▼ 박 사장의 테티스 콘도 민원을 해결해줬나.
“나는 모르는 일이다. 그런 일 없다.”
▼ 그렇게 증언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일 없다.”
▼ 귀국해서도 박 사장과 식사도 하고 그랬나.
“밥 먹고 그러는 사이다. 특별한 건 없다.”
▼ 외국에 돌아와서 공교롭게 박 사장의 형 박기춘 의원 지역구 경찰서장이 됐다.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됐다.”
▼ 해외 주재원 하다 오면 경기도 1급지 서장 자리는 잘 안나온다는데.
“내가 총경 5년차다. 지방 갈 경력 아니다.”
그러나 이 서장은 재통화에선 콘도 민원 해결을 시인했다.
▼ 경찰이 현지 분쟁에 개입해 한쪽 편 민원을 해결해주는 건 부적절하지 않나.
“2006년 중순인가 박 사장이 땅을 사서 콘도를 올렸다. 깡패들이 들어왔다기에 대국민 보호 차원에서 태국 경찰을 불러 해결해줬다.”
박 사장과 다툼이 났다는 동업자는 “내가 콘도 건설을 맡아 거의 완공 무렵까지 별 일이 없었는데 막판 공사가 늦어지자 박 사장이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서로 말이 안 맞으면서 다퉜고 결국 내가 손을 떼고 나왔다. 깡패는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진상 규명 필요”
한 경제인은 “박 사장이 남양주에서 분양한 테티스 콘도-골프장 회원권을 3000만원에 구입했으나 제대로 이용하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그 분이 원하면 현금으로 반환해 주겠다”고 해명했다.
‘신동아’ 취재에서 드러난 내용은 객관적 정황에 기초해 합리적 의심을 제시하는 수준이며, 반론 보장에도 충실했다고 본다. 또한 ‘권력형 비리 의혹의 규명 필요성’이라는 공익적 성격을 갖고 있다. 복수의 기업인들은 국회의원의 동생에게 거액을 줬다는 점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민주당 실세의 이권개입 및 태국 콘도 자금출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제반 의혹 일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주었다는 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진상이 밝혀져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신동아’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노력했으나 향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알권리’ 차원 뿐 아니라 당사자들의 입장도 적극 고려해 후속 보도할 계획이다.
첫댓글 정말 문제네요.
세균당 의원님들 자질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
지놈들 허물부터 보고 떠들어도 떠들일 아닌가 가랑잎이 솔잎보러 남으라는 격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