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류윤
남해 금산
보리암을 오르는
빽빽한 전나무 숲길
신은 이 시각 무슨 연유로
신들의 정원을
옷자락으로 슬쩍 갈무리해 버리는 것일까
안개의 살이걷히면 드러나는
남해금산을 끼고도는
은모래 해안선의
상주해수욕장 동명이의도
예사롭지 만은 않은 일
누에고치에서 능라 비단인
명주의 변천사를
질리도록 보고자란터
북도 상주에서 명주는
이불 호청, 바지 저고리는 물론
남녀 노소 속옷 책보에도
두루 쓰이던
살가운 천연 직물 ...
이 무슨 기시감의
거대한 뫼비우스 띠를 잇게하는가
일망 무제의 남해 금산을
일거에 비단으로 뒤덮어 버리는
착시 현상
무수한 예행 연습을 거쳐
누에고치 속 나방처럼
남해 금산이
통째로
우화등선의
들어올림을 받는 건 아닐지
묘한 인연의 북도 상주 동향의 이성복도 남해 금산이란 제재를 만져
시를 탄생시킨 천하 절경이지만 딱 짚이는 지명 특색이 없어
풍광으로 시쓰기엔 막막한 그런 지명 , 헉헉 어렵다ㅡ
이 명승은 검색해봐도 막연해서인지 다룬 시인이 별로 없다
물론 탁월하다고 평가 받은 그의 시와 어깨를 겨루는 경쟁심리를??... 턱도 없고
붓가는 대로 날림으로 써갈긴 시인지라 마음에 전혀 안들지만 일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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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시단에 파란을 일으킨 이성복 시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1980)는 당시 기존의 시 문법을 파괴하는 낯선 비유와 의식의 초현실적 해체를 통해 시대적 상처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평가. 아래 '남해 금산'은 그러한 실험적 언어가 보다 정제된 서정의 언어로 변화하는 기점에 놓인 낯선 사랑법의 시다.
남해 금산
이 성 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