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닮은 철길
동해남부선 부산 부전역에서 경적을 울리며 출발하는 동해남부선 열차. 해안의 절경을 자랑하는 해운대역과 송정역 구간을 지나 공업 도시 태화강역, 정겨운 시골 장터가 있는 호계역, 문화재의 중심 경주역, 일상의 도심지 포항역, 그리고 그 사이사이 낡은 폐역들까지. 동해남부선이 달리며 담는 풍경은 우리의 인생처럼 각양각색이다.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사연 또한 다양하다. 아들 군대 면회 가는 중년 부부, 2주째 자전거로 여행 중인 연인, 어린아이들에게 느림의 풍경을 가르쳐주기 위해 기차에 오른 아버지.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따뜻한 사연을 안고 오래된 철길을 달린다.
부산에서 포항까지 141.2km의 동해남부선. 느린 여행의 기록이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해남부선 철길에선, 드문드문 더 이상 기차가 정차하지 않는 역을 만날 수 있다. 산골마을 서생역 기찻길 옆에는 5명의 할머니가 삶의 터전을 꾸리며 산다.
한 칸, 두 칸, 세 칸... 매시간 마다 지나가는 기차의 칸 수를 세며 외로움을 달래는 할머니들. 스무 살 아리따운 시절부터 열차에 장사 짐을 싣고 홀로 자식들을 키워왔다. 그시절 할머니들에게 먹고 살기 위한 생업의 터전이 돼주었던 동해남부선은 이제 황혼의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역사로 남을 역사(驛舍) 간이역의 낭만과 소박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좌천역. 역 앞엔 역전식당, 50년 된 만두집 등 추억의 풍경이 펼쳐진다.
한 때는 늘 사람이 북적이던 번화가였던 좌천역은 이제 과거의 명성을 뒤로한 채 시간마저 쉬어가는 시골역이 됐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역 곳곳에 꽃과 나무를 가꾸고 있다.
이토록 정성스럽게 돌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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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2024. 06. 22 00/00
첫댓글 아주 오래전.... 아침에 욱곤이 에게 이끌려 좌천역 맞은편 (5일 새벽장인가?) 시골장터에서 소고기
국밥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아련히 떠 오르네. 난생 처음 으로 시골장터에서 먹어본 경험 이였다.
두겹 지붕의 좌천역
역은 아름다웠으나 역 앞은 시끌벅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