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하지 않으려했다
가뜩이나 모자라서 수혈을 받아야 하는데
헌혈이라니?
딱 두 곳만 찔러서 마신 줄 알았다
그래봤자 두 모금일테니까
그런데 가렵다
왼쪽 팔도 왼쪽 오른쪽 다리도 손목도
긁적 긁적
두 손이 다리 아래까지 내려가기에 귀찮아서 다리는 발로 긁어본다
그런데 너무도 멀다
이렇게 멀었었나? 정말 멀다 멀다 하며 긁고 있노라니 현실이 들어왔다
습관적으로 손에 잡힌 휴대폰 시계가 일어나도 될 새벽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긴 일찍 자기도 했다, 어젯밤에.
모기에 물린곳을 진정시키려 약을 바르면서도 짜증이 아닌 미소가 지어짐은
후훗...이틀간 파라다이스를 다녀왔기 때문인것 같다
머리속에 지도는 없다
영월이라는 도시 이름밖에는
그리고 내려 놓은 곳...두 곳...
세상과 동떨어진 섬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때문인지 모르겠다
주변 환경과 함께 하는 사람들
곁에 누가 있어서 대화를 하는가에 따라서 미친듯이 스며드는 영혼이란
말릴수도없고. 무슨 그래? 하고 핀잔을 줄수도 없다
항상 그랬으니까.
뭐..누가보면 등산하기 좋은 계곡일뿐
수박 한통과 도시락 챙겨 소풍하기 좋은곳 일뿐
뭐가 더 있을까 하겠지만
떠나는 날 아침부터 신난 오감은 아무것도 아닌것에 헌장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 헌장속에 주인공이 되어 들어앉았다
김삿갓 계곡
영월은 천재시인 김삿갓을 관광요소로 정해버렸는지
김삿갓이란 이름을 수도없이 보게만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자기만의 세상으로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목마름에 물이 되고,뭔가가 고픈 영혼에 빛이 되는 시간.
너는 어이하여 물 가운데 집을 짓고 살았느냐를 생각케하는 곳에 마주앉았다
사각형 모양의 두 바위가 물속에 잠겨 있는 풍경
나름 고민도 했다 물속에 살고있는 두 바위를 캐스팅 할까 말까로
잘 해야 하는데 캐스팅해서 좋을지 나쁠지 생각도 해봐야 하는데
현장에서 힘은 아직은 부족하단 것을 어찌 알고 그 둘은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하얀 캔버스에 일등으로 들어가 앉아 있었다.
주인공이었다
그렇지만 난 안다
하나만 주인공으로 만들지 않을거라는 것을.
바위를 감싸고 있는 푸른 계곡물도
계곡물을 푸르게 만든 시퍼런 갈대들도 모두 다 데려올 것임을.
그리고 역시나 붓을 놓고 주변을 둘러보았을땐 머리를 쥐어 박고 싶어졌다.늘 그랬지만.
욕심의 끝이란....
무슨 큰일을 했다고 축축 늘어지던지?
버스가 태워다 놓은 곳에서 잠깐 그림을 그렸을뿐인데
식당과 숙소로 향해 가는 몸은 콩이라도 심고 김이라도 매고 가는 양
어깨위에 내려앉은 무게와 하품의 길이가 서로 자기가 더 힘들다고 재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저녁을 먹은 몸은 다시 부활을 하고
쏘가리 루어 낚시대회가 있는 강쪽으로 아이가 되어 걸어가고 있었다
강변으로 향하는 마음은 어릴때나 지금이나 늘 설레임이다
소꿉놀이하던 강변에 살자였고
멱 감으러가자 하던 강변이었다.
돌멩이로 울타리를 만들고
풀잎을 뜯어놓고 밥을 지어가며
돌 대문 열고 다녀올게 하던....친구들은 ....
친구들은 아직 다 있다, 그 맑았던 영혼이 나이들었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울까?
풀잎이 밥이라면....아, 이보다 더한 부자가 어디있을까만..
물수제비?
그까이꺼 하고 단번에 10번이든 못할까? 싶었다
에게게...낮은 포복자세로 멋지게 던진 돌은
그냥 한방에 풍덩 강물속으로 들어갔다
보란듯이...네가 나를...감히 깔보았구나..하며.
생각속에 들어앉은 옛날은 아직도 건재하다 용쓰지만
해보면 시간의 흐름속에 늙지 않은 것이 없어
힘도 빠지고 찰나의 감각도 늙어버려 물수제비 뜨기까지
몇번을 던지고 나서야 성공을 했다
민물조개를 잡으며 올갱이를 잡으며 미로속을 즐기고
몸은 딱 기분이 좋을 만큼 땀에 젖어 있었고
그향이 좋았다.
그렇게 첫날이 지나가 버렸다.
새벽 스산한 느낌이 들 때쯤 눈이 떠졌다
여느때보다 늦은 시간
그래도 부랴부랴 준비해준 그림도구을 챙겨 강으로 나갔다
밤을 새웠는지 쏘가리 루어낚시 시상식이 들려오는 행사장이었다.
가짜 미끼를 물어서 저승문턱에 서 있는 쏘가리는 또 제 부모를 탓하겠지?
나쁜 머리 물려 주었다고.
강 저멀리 다리가 보이고 어스름한 먼산 자락이 아름답게 마음을 확 끌어당겼다
잠깐의 스케치는 그곳을 담아보자고 돌위에 앉았다
조용함속에 흐르는 듯 흐르지 않은 듯한 강물과 마주앉은 시간
밤새 쉬지 못했을 산과 강물을 또 건드리려고 앉아 있는 것이 약간 미안하기도 했다
너무 잘나면 자연도 사람도 그렇게 사생활을 못지키는 것 같다.
운명이려니 이해 하시구려...하고 난 내 일에 푹 들어갔다.
물을 적시고 물감을 풀고
마음도 풀고 훨훨
그렇게 민들레 홀씨마냥 또 다른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주 앉은 연하폭포.
폭포라는 이름을 가져서 기대가 컸었나보다
보는순간 이 폭포가 연하폭포? 했지만
나중에 연하라는 이름에 딱 맞는 폭포였다고 생각했다.
아담해야 더 커다란 남자의 향기 가득한 폭포속에 들어가 안길테니 말이다
연하폭포가 그곳이었다
피 맛이 너무도 간절한 드라큘라들이 우글대는 곳.
이게 웬 떡이냐 싶었을것이다
잔칫날이구나 싶었을것이다
이왕에 빨아갈거면 브래드피트나 톰 쿠르즈 같은 드라큘라이길 ..
하겠지만 어느순간 어떻게 생긴 모기가 빨아먹고 갔는지 알수는 없었다
2층으로 이루어진 폭포를 앞에두고 폭포만큼 길어지는 고민의 순간도 잠시
하얀 화지에는 멋진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었다.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뚝 뚝 떨어져 웅덩이를 만들고 다시 돌틈을 지나
또 다른 폭포수를 만들던 연하폭포의 계곡에는 많은 물줄기만큼
재밌있고 즐거운 이야기들도 함께 튀어 오르고
빛이 들어 온 나뭇잎 사이 사이로 행복의 또 다른 햇살이 초록의 향을 내뿜게 해주었다
산속의 해는 산아래 마을보다는 더 짧아서
어느순간 짐을 챙기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시원한 산 바람을 더 맞아야 하고
아주 하얗게 바랜 생각에 더 머물고 싶었는데
그만 깨자고 했다, 일어나서 가자고.
그러고보니 내가 혼자 동 떨어져 있는 사람이 아니었음이
돌아가서 연결고리속에 끼어 들어가 원을 만들어야 함을 알았다
종종 여행을 하고 돌아갈때면 드는 생각이다
섬이 아니었다고
육지였다고.
버스는 달리고
넘어가려는 태양은 하루의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빛을 산 허리 능선능선에 비추고 있었다
강원도 산세는 몇겹인지 셀수 없을 만큼의 능선들이 무지개처럼 하늘에 다리를 놓고 있어서
한고개 넘어서 두고개 넘어서 ..호랑이와 여우가 나오는 옛날이야기를 연상시키며
여행객들을 향해 호객행위를 하는 것 같았다, 더 놀다 가라고.
그랬음 좋겠네 그리 되었으면 좋겠네..맞장구 치면
아마도 내 위치의 모든것을 다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 세상의 인심은.
그래서
미련이 달린끈은 남겨두어야 또 다른 끈이 되어 잡아당기겠지 싶어 저축해 놓았다.
1박2일의 여행을 마쳐야 겠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더 놀다가고픈 생각이 간절했다..돌아 오는 버스안에서.
문막 톨게이트로 빠져나왔다
산딸기따러 산나물따러 이런 저런 이유로 놀러 다니면 늘 빠지던 그 톨이게이트.
정차한 곳은 신륵사 건너편 썬밸리 호텔 가는 길목에 있는 식당이다
저녁을 먹기로 한 그 식당
능이버섯 따 오던 날 식당 2층에서 자장면을 맛나게 먹었었다. 엄마와 언니들과.
어디 한군데 발자국이 찍히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구석 구석 놀던곳에
그곳에 야수회 버스가 멈추어 있는 것이다
이런 날도 생긴다는 것을...미처 몰랐다..정말..
살고 있는 집에 손님들이 온것 마냥 들뜬 이유가 무엇일까?ㅎㅎ
이번 여행만큼은 이곳을 압구정으로 정해준것 같았다. 6년만에 보너스..
다음 보너스는 24년도가 되려나?
어쩌다가 가게 되면 산넘고 물을 건너 마을을 지나 쉼없이 쉼없이 갔어야 했는데
한번에 집이라니..세상에 마상에 였다.
세상에 마상에 를 입속으로 되뇌이며 걷다 보니 집이었다
아직 해는 서산에 잠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일찍 오면 안되는 날인데 ...몸은 현관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휴~~~없다, 아무도.
휴~~다행이다.
이렇게 일찍 온다고 연락했으면 난 짐도 못 풀고 끌려갔을 것이다
남편손에 ......제사는 밤에 지내니까.
아무리 형님들께 허락을 받았다해도...간이 작은 나는 이 나이에도 눈치를 본다.
아침
퉁퉁 부은 듯한 남편얼굴(엄마제사 미 참석했다고)
이래저래 죄인인양 아픈척하고 있는 나( 동서가 며느리보다 더 자주 며느리 노릇했었는데 겨우 이거로?)
둘다 말없음으로 시작한 아침에 주고 받은 말은 50글자가 될까 말까였다
그 무거움이 싫다
그런 집안 일로 쫒겨난다해도 난 죽을때까지다 뭐...
내게 영원한 자유의 날개 달아주면 더 좋은거고..그렇지 뭐......
운동간 남편에 이어 나도 자전거에 올라탔다
집안의 무거운 공기가 순환이 되면 돌아 오지 뭐 로 이유를 달고 페달을 밟았다.
건강을 중요시 하는 남편이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은 미세먼지다.
난 미세먼지보다 함께 사는 남편의 화난 눈이 더 무섭고 싫다.
미세먼지 때문에 짜증난다 고 혼잣말을 했다
그거? ...... 내가 줘패주고 먹어치우고 올게..... 시내 미세먼지 다.....
오기같은 마음이다. 좋은 마음이 아닌.
운동으로 땀 좀 흘리고 들어오면 분명 피식 웃을것이다, 좋아서
또한 자연의 대지를 힘껏 달리고 오면 내 얼굴도 웃을 것이다, 행복해서
그리고 좋아서랑 행복해서랑은 점심으로 상추쌈을 맛나게 먹었다.
아침에 50글자 였는데 점심에는 100글자 정도였던 것 같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둘이 나눈 이야기글자 수는.
미세먼지를 내가 다 먹어서인지 머리가 지끈 거린다.
늘 아픈 그 자리라서 다행이지만.
2018.06.25
오랜만에 참석해서 다정하고 좋으신 분들과 보낸 시간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많은 모습들과 이야기들이 남아서
월요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그저께 곱씹어 보노라니 웃음을 멈추지 않게 했던 장면들이 새록 새록 돋아 나고 있네요
아프지 않아야 하는데 여행할때는.
라오스때의 제 모습이 회장님에게서 느껴져서 걱정이 됩니다
회장님을 비롯해서 운영진 선생님들
그리고 어제 함께 하셨던 모든 선생님들
너무도 반가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또 뵙기를 기원 드립니다
온라인 에서는 이 남옥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이 남옥이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ㅎㅎ...밤새 길고 길게 써 놓은 연애편지
한 낮에 찢어 버리고 싶은 창피함 같은 그런........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
또 다른 사생지에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ㅎ
이렇게해서
일박이일 사생이 마무리 된듯 합니다
아프지 마시구료
오래
오래
함께 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온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왔더니...
오늘은
저도
무척 힘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세월의 강을 건너가는 제가
대견해 토닥토닥 해보는
저녁 어스름입니다
새들도 시끄러운 저녁수다를 떨고 있네요
푹 쉬시고
또
함께 여행스케치 할
10월을 기다려봅니다
후기
잘 보고
ㅎ
저도 괜히 센치한 소녀의 마음이 되어
글이
길어졌네요~^^♡
인기짱 이남옥샘이 계셔서 더욱 즐거운 연휴사생 보냈어요.^^
종강에 뵈어요.
야수회의 숨어있는 예인이남옥님 항상글이올라오면 앍는재미쏠쏠
1박2일 스토리가 이렇게 많은
풍경들을 연상케 하여
즐거움을 주시는 구료
더위에 오리들 지키느라
정신 쓸 틈도 없이
이제야 여유로워 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