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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자국만 세상에 나가면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박하다는 현실을 흔하게 깨닫습니다.
단지 조중동 구독자들에게서만 보여 지는 비판이 아니며 진보 내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가 차가운 경우가 많습니다.
노무현을 평가 절하 하는 진보인들은 흔히 ``세상을 조금씩 개선 시켜 나가고자 한 노무현``이라 합니다.
``부도덕한 상위 2%를 끌어 내리지 않은 노무현
자본주의라는 매트릭스 내에서도 인류 진보가 가능하다고 믿었다는 점에 있어선 몽상주의자
도덕적일 수 없는 시스템은 그대로 두면서 도덕을 추구하는 것은 그저 몽상일 뿐이지 않겠는가. 보수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왜 더 강력하게 반미를 하지 않았는가. 좌회전 깜빡이 키고 우회전한 것은 진보에 대한 배신이며 반민족 행위가 아니던가?...``
이런 비판을 들을 때마다 참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하는 사람들중에 상당수가 노무현대통령을 중산층을 대표 하는 중도보수라 생각하며 지지 하였다는 현실을 알고 있기에,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기간중 상당한 친미정책들이 전작권회수나 국보법 폐지, 친일청산등과 같은 반제정책과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것도 사실이기에, 간단하게 답변 하기 힘든 대목입니다.
비단 수구나 진보내 반노인들을 제외하고도, 노무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자처 하는 노무현주의자 중에도 제대로 노무현을 파악 하지 못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이 노대통령의 비애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 그가 남긴 업적이나 정신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노무현의 정책이 `감성적 지지자들`이 지지의 이유로 삼고 있으며 비판자들의 비판거리인 `중도보수 온건주의`라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음을, 또한 이념이란 프레임으로 한정 하여 노무현대통령을 판단 하고자 하는 시도가 얼마나 무의미한지에 대해 설명 하고자 합니다.
먼저 보수냐 진보냐를 따지기 이전에 이념이란 프레임의 허상과 현주소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1. 대한민국은 보수정당이 없습니다. 수구와 진보만 있습니다. 진보정당들도 때로는 진보와 수구로 왔다 갔다 하고 있으므로 진정한 진보라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같은 보수끼리 공화당 민주당 이름만 갈아타며 교대로 해먹고 있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양당은 결국 수구내의 진보 보수인 것이며, 대한민국은 수구대 반수구로 대분류 하는게 맞습니다. 보수성향을 띤 민주당은 수구가 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변형적인 사회 구조로 인하여 진보의 위치에 밀려나 있을뿐, 보수에 가깝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수구를 보수라 하고, 보수를 진보라 하며, 진보를 좌빨이라 매도 하고 있습니다. -이념논쟁의 혼란과 한계-
2. 자본주의 안에도 북유럽이나 일본등 사회주의 복지국가들이 존재하며 공산주의 안에서도 시장경제가 존재합니다. 일견 매우 상반된 양극이라 보이지만 이런 시스템들은 고대로부터 존재해 왔고 물과 기름처럼 완전히 동떨어진 개념이 아닌 시대상황에 맞게 적절히 혼용되는 통치 시스템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전쟁의 명분이 될 만한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세계를 수십년간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게 하고 학살의 명분을 제공한 것이 좌우 논쟁이었다)
3. 근본적으로 진보냐 보수냐 공산주의냐 자본주의냐 하는 것들은 상위2%의 인간들이 나머지 인간들을 분류하고 통제 하기 위한 편의상, 또한 서로 적대하게 만들어 무기를 지속적으로 팔아 먹기 위해 부각시킨 이론상의 분류법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상위 2%`란 한반도 내로 한정 시킨 개념이 아님)
이상의 이유들만 봤을때도 기존의 이념이나 사상의 틀에 한정되어 보수냐 진보냐를 결정 지으려 하는 이분법적 이념논쟁이 소모적이고 근시안적인 오류를 낳을수 있다는 경계심을 가지기에 충분 하다고 봅니다.
자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입니까! 보수입니까!
굳이 틀을 갖다 붙이자고 한다면 당연히 진보겠지요. 수구 집안에서 매국노들을 쓸어 내고자 한다면 극우(민족주의)는 진보적이고 혁명적이어야 하니 말입니다.
두 개념을 완전히 별개의 개념으로 양극화 정립 시켜 대립하게 만든 것이 무기 장사치들인 군산복합체이며, 국내에는 사대매국노들이 보수라는 이름으로 다국적기업과 군산복합체의 하수인 역활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다국적 상위 2%인 이들은 민족에 대해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일신의 영광과 일족의 부귀영화를 위하여 일하며 세계적으로는 경제파탄과 전쟁을 일삼고, 근현대 세상의 거의 모든 산업과 자원을 독점 쟁취하며 군림하여 왔으며 서로 밀접하게 연결 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세상 군주들의 세습을 부도덕한 일이라고 선동하며 단기 임시직으로 선출할 것을 상식화 시키고, 수많은 왕조를 멸족 시키면서도 이들 자신은 당연하다는듯 대대 손손 부와 기득권을 세습하고, 세상을 지배 하는 단일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심을 꿈꾸는 자들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들은 세계경제와 각국의 통치자들을 컨트롤해 오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경우도 카쓰라테프트조약으로 알수 있듯이 미제와 일제는 이미 예전부터 한 몸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장단에 놀아나며 서로 미워하고 싸우기 바쁜 일반 인류는 연합이 불가능하여 그들에 맞서 싸울 힘을 가질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지배해온 것은 이러한 `힘의 원리`이지 결코 이념이나 사상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정의도 아닙니다. 강한자가 의인이 되며 승리자가 더 훌륭한 인물로 묘사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간 역사이며, 어쩔수 없이 이를 배우며 자란 우리들도 정말로 그렇게 믿고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힘의 원리가 여전히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학교에서는 거의 가르치지 않으며 과거 역사의 일들이라 흔히 생각합니다.
이러한 철저한 힘의 원리에 의해 세상사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에, 항상 누구는 진보냐 보수냐, 보수가 옳다 진보가 옳다 자본주의가 옳다 공산주의가 옳다등..이념과 이분법 논쟁이 끊이지 않으며 그런 소모적인 논쟁들로 실존 하는 주적의 존재를 놓치고 총체적 판단의 미스를 가져옵니다. 당시의 국제정세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이분법으로 노무현에 대해 판단 하는 것은 현실 세상을 모르고 사상적 탁상공론이나 하던 조선선비들과 같은 오류를 발생시킨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노무현정신의 가치를 논하면서 흔히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전시작전권도 없는 식민지국가의 국민이며 대통령은 그런 식민지 국가의 한정된 임기를 가진 임시직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은 소수의 힘이나 남한만의 힘으로는 이 땅의 사대 매국세력을 뿌리채 뽑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인지 하고 있었다고 보입니다. 통일을 이뤄내는 것도 단기에 완성할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남북관계만 잘해도 남한의 대통령으로 할 일은 다 한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답이 있을듯 합니다.
자발적인 친미 외교로 인해 본인은 비판 받을지언정, 당시 북한을 `악의축`이라 비판하며 연이어 대두 되고 있던 미국의 핵선제공격 시나리오를 무산시키는데 큰 일조를 하게 됩니다. 가장 비난의 대상이 된 한미FTA 협상 중에는 개성공단의 생산품을 `Made in KOREA`로 명기 할수 있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미국에게 있어)`죽일놈`인 상대를 `경제연합국`으로 돌변 시키는 동시에 남북교류의 당위성을 부여합니다. 북과 남이 섞이기 시작 하고 친하게 지낸다면 미국으로서는 한반도내 미군 배치의 아무런 명분을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결과일 것입니다.
사회의 혼란을 혹은 내전을 무릅쓰고 무리한 혁명을 시도하느냐
아니면 여러가지를 내어 주는 댓가로 외세 보이코트의 빌미가 되는 민족교류의 문을 여는 쪽을 선택하느냐..
어느 쪽의 결정이 실제적으로 민족에 득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미스를 했다면 당장의 극단적 반미정책으로 남북공멸의 위기로 몰고 갈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FTA, 이라크파병..등(이런 정보들을 알기 쉽지 않았던 당시에는 상당히 갸우뚱 했었던)의 비장한 결정을 하게 되었지만, 이런 것은 전체 민족의 생사가 달린 일보다 중요한 결정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6.15 공동선언을 이어받는 10.4 공동선언과 민족 교류의 빗장을 열어 젖힌 일!
이 일을 추진했던 것만으로도 어떠한 과오나 실정도 사소하다 하기에 충분합니다.
그까짓 한미FTA..마음에 안들면 통일 후에 사정이 틀려졌으니 해약 하면 됩니다.
이라크파병이나 평택 미군기지 이전..? 돌이킬수 있습니다.
산도 없는 넓다란 평야에 군기지 건설이라..과연 노대통령과 미국측에 그런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심습니다. 미군 철수 전에 마지막 남한 삥뜯기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이며, 빠른 평화통일을 목표로 했던 노대통령과 북미평화협정을 서둘러야할 미국에게 군기지 건설이라는 장기계획은 형식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오히려 서울에서 멀리 보낸것을 박수칠만한 일입니다. 통일로서 이 모든 것들은 다 돌이킬수 있는 사안들이었고 북미전쟁이 있었다면 수많은 민초들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겠지요.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켜 보았던 사람들은 알수 있었겠지만, 이렇듯 시시각각 엄청난 선택의 기로에 놓였었던 노대통령은 어찌 보면 큰 도박사라 할수 있을 만큼 과감한 선택을 하는 동시에 내외적으로 (친미로 보이는)적당한 쇼맨쉽과 제스츄어를 연출합니다.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그의 목표 설정는 천성인 겸손하고 밝은 표정으로 인하여 유화 되었고, 자주국방과 외세배제의 강력한 의지는 예의 평화롭고 가벼워 보이는 언동의 사용으로 인하여 일반 진보인들에게 인상적인 포스를 남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를 외유내강이라 흔히 표현할수 있으며, 이러한 통일을 재촉하는 민족교류의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대통령은 통일의 주인공으로 부각되거나 영웅으로서 자신을 내세우고 행세하려 하는 대신, 겸손한 자세로 업무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을 뿐입니다.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모습도 그다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근엄한 자세보다는 좀더 자연스럽고 진솔한 태도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더 있다 가라는 김위원장의 요청에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라는 답변을 함으로써 꾸밈없는 허심탄회함을 엿볼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입장을 슬쩍 피력하면서 애써 포장하려 하거나 미화하려 하지 않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사안의 중요도와 대소를 구별 하지 못하는 진보와 일반 국민은 조중동이란 필터를 통해 노대통령을 판단할수 밖에 없었고, 민족 전체와 국제정세의 큰 그림을 보려 하기 보다는 언론과 수구세력과 자본가들의 노무현 죽이기에 동조하며 같이 비하 하고 사사건건 앞길을 가로 막는데 일조 하였습니다. `경제를 망친 노무현`, `깜이 안된다`라는 평가는 그렇게 생겨난 것입니다. 결국 그 결과물이 희대의 사기대통령 선출이란 사건으로 이어 지고 `경제를 망친 노무현`이란 선동이 무색하게도, 이명박 정부 들어 경제는 정말로 파탄이 났고 한반도에는 전쟁의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그런 급진적인 지향성을 알아 차린 것은 진보쪽이 아닌 오히려 수구쪽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죽인것도 모자라 지금까지도 모든 노무현계 정치인들과 노무현주의자들에 대한 공격을 늦추고 있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전 진보를 향하여 광범위하게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이론을 정립하고 배포하는 중심부도 그 쪽입니다.
온건주의 중도보수의 이미지로 그를 지지 하였던 일부 노무현 지지자들의 지지이유가, 동시에 비판자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논리에 맞는 이론으로 응대를 하기 힘들어지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대대적으로 다시 쓰여져야 하며, 노무현의 `감성적 지지자`들이 그에 대한 지지의 이유를 재정립 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수구정권에 비해 별로 나을게 없는 인사들과 지지자들로 주위를 채울수 밖에 없었던 진보 대통령의 애환, 전시작전권조차 없는 식민지의 대통령으로, 그 안에서도 기득권이지 못했고 기득권을 거부한 비주류 대통령으로서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할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조금씩 개선 시켜 나가고자 한 노무현?
몽상주의자 노무현?
천만의 말씀입니다!
진보중에서도 가장 개혁적이며, 그 이상으로 상위개념인, 민족이라는 큰 그림을 보고 정세를 판단할수 있었던 현실적인 대통령이 노무현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첫댓글 조금만 둘러 보면 사방이 노무현 비판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지간한 진보사이트 내에서도 그들의 활약은 맹렬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자주 환기를 시켜줄 필요성을 느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진보중에서도 가장 개혁적이며, 그 이상으로 상위개념인, 민족이라는 큰 그림을 보고 정세를 판단할수 있었던 현실적인 대통령이 노무현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