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8-23(토).덕향의 아침산책. 불통넘어 무통·부통, 몽플뢰르가 답이다
인종차별부터 빈부 격차까지, 다양한 사회 갈등을 ‘몽플뢰르 회의’로 풀어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동상. 뒤로 보이는 건 남아공 국기다. [로이터=연합뉴스]
[노트북을 열며] 불통 넘어 무통·부통, 몽플뢰르가 답이다
소통은 어느새 사치가 됐다. 대한민국은 불통 지옥이다. 욕설로 가득한 서울 광화문의 플래카드부터 상암동 언론사 앞 근조 화환까지, 나는 옳 고 너는 그르다는 울부짖음의 데시벨은 마음마저 울적하게 한다. 일상도 그러하다. 거리에서도 이어폰을 꽂는다. 전화 너머 또는 모니터 위의 존 재엔 미소 지으면서도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당 연해졌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은 불통을 넘어 소통이 없는 무통(無通), 혹은 소통을 거부하는 부통(否通) 사회로 진화 중인 게 아닐까.
불통 천국에선 나이부터 성별, 직업 등등 상상 가능한 모든 종류의 갈등 이 뾰족하게 서로를 찌른다. 다른 건 틀린 것으로 정의하고, 적화(敵化) 하는 사회. 적화(赤化) 통일만 있는 줄 알았더니, 21세기는 적화(敵化) 사 회다.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최근 들고나온 화두, ‘숙론(熟論)’ 덕에 알 게 된 말이다. 그는 누가 옳을지를 두고 싸우는 토론이 아닌, 무엇이 옳은지를 두고 소통하는 게 숙론이라고 했다.
소통도 안 되는데 숙론이 가능할까. 최 교수는 지난 7일 기자 간담회에 서 “불가능할 것 같다고 해서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행 중재자’라는 생소한 생업을 가진 애덤 카헤인, 그리고 그가 이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몽플뢰르 회의 얘기를 꺼냈다. 적화(enemyfying)라는 말도 카헤인의 신조어다.
몽플뢰르 회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갈등을 봉합하며 국민 합의를 끌 어냈다. 1994년, 넬슨 만델라 당선 당시 남아공은 2024년 한국만큼이나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당시 정부가 몽플뢰르 회의를 소집했고, 카헤인 을 초청해 숙론을 이끌었다. 최 교수는 “남아공도 30년 전에 한 일을 한국이 지금 못 하리라는 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교수는 숙론이 가장 필요한 이슈로 저출생을 꼽았다. 저출생의 핵심은 돈이 아니다. “옜다, 1억원” 식의 정책이 없어서 출산 파업이 생긴 게 아 니다. 출산 파업 세대는 이미 소통의 스위치를 껐다. 인간 사회를 인간적 이게 하는 기본인 ‘소통 의지’를 상실한 이들에게 사회 존속은 의미가 없 다.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 또 다른 자신을 남기고 싶은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1억원 줄 테니 아이 낳으라는 말은 이들에게 모욕이다.
지금, 애덤 카헤인 같은 이가 ‘서울 회의’를 주재한다면 어떨까. 출산 지 원금 계산기를 두드리는 대신, 이들에게 소통의 스위치를 다시 켜주고 마이크를 쥐여주지 않을까. 100년 후 대한민국이 존재하려면 지금, 서로 의 불통의 벽을 허물고 입 대신 귀를 열고 숙론을 배워가야 할 때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24.05.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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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9rimkIqbL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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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요일 2:17) !!!
06-08-24(토) 미국에서 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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