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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면산에 다녀와서 * 2015년 섣달을 들어 두 번째 맞이하는 주일입니다. 12월답지 않게 날씨가 따뜻합니다. 추울 때는 추워야 하고 더울 때는 더워야 바른 자연 순환으로 병충해가 없이 농사가 풍년이 들며 우리들도 건강하고 합니다. 허나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은 따뜻한 겨울이 고맙기만 합니다. 점심을 먹고 짧은 시간이기에 우면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남부터미널에서 8분 거리에 있어 접근하기 쉬운 우면산입니다. 여트막하여(294m)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오르는 길 입구부터 ‘통일을 이루는 길’, 매일100원의 행복, ‘우리만 행복한 통일을 원하십니까?’, 라는 문구가 적인 통일봉사회의 총회가 있다고 하기에 취재거리가 될 것같아 찾아가 보았습니다. 서울시 중앙연수원을 찾으니 벌써 회의 가 끝난 것 같았습니다. 나오는 길에 빛바랜 태극기 나무와 인재를 기르겠다는 다짐탑을 보며 우면산을 오릅니다. 입구부터 서초구청에서 반구목으로 층계를 잘 만들었으며 양편에 굵은 동아줄로 잡고 오르기 쉽도록 하였습니다. 받침목 침목에는 우면산을 사랑하며 기금을 낸 단체나 개인의 명찰을 달고 반가이 맞이합니다. 개인 이름으로 한 명찰에는 예쁜 사랑의 글귀가 적혀 있어 읽으며 오르니 힘들기보다 즐겁기만 합니다. 원래 우면산은 서쪽으로서는 사당역과 남태령역을 끝으로 관악산과 연결되어 있었고, 동쪽 끝은 양재역, 북쪽은 서초동과 방배동에 남쪽은 우면동에 위치한 산으로 산모양이 소가 졸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 데서 유래된 이름이랍니다. 20년 전 서울교육대학교 부속학교에 5년을 근무할 때 매주 학생들을 인솔하고 오르던 우면산입니다. 전에 서울일본인 학교와 자매를 맺고 일 년에 8차례 서로 오고 가며 교육정보를 서로 공유했었습니다. 1학년과 6학년이 서로 상호 학교를 방문하여 수업을 같이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6학년이 우리 학교에 와서 체육수업을 하였습니다. 일본 학생들은 우리 애들보다 체구가 작은데 우면산을 잘도 오르기에 교장님이 끈기 있는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매주 토요일에 우면산 정상까지 오르도록 하였습니다. 일본은 옆에 있는 나라이며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많은 일본이 밉기도 하지만 배울 점이 많기도 합니다. 일본인들이 미국을 어렵게 생각하고 우리를 얕보는 것은 우리의 힘이 부족하고 가진 것이 작기 때문인가 봅니다. 우리가 힘을 기르고 모든 국민이 바른 소양을 가지고 경제가 나아지며는 그들도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외국인도 여러 명이 함께 오릅니다. 더운지 키가 크고 몸무게가 퍽이 나갈만한 아가씨가 팔도 없는 나시 옷차림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Good'하니 ’땡큐‘웃으면서 답을 줍니다. 소망탑까지 오릅니다. 나의 소망을 생각하며 인증 삿을 찍습니다. 곧 뒤 돌아설 요량이었으나 20여 명의 젊은이들이 범바위 쪽을 향합니다. 나도 그들 뒤를 졸졸 따라 갑니다. 젊어도 좁을 길이어서 빨리는 가지 못합니다. 그들 속에 섞여 그들의 신선한 젊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들이 둘러 앉아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천천히 혼자의 길을 걷습니다. 가방 속에서 엿을 꺼냅니다. 엿을 파는 곳을 지나다가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듬뿍 사다놓고 산에 오를 때 가방에 넣고 목이 마를 때 꺼내어 입에 넣으면 침이 입안에 가득 고이며 우물거리며 한참을 단맛에 매료되기도 합니다. 어릴 때 겨울이면 어머님은 장작불을 지펴 놓으시고 여러 가지 곡식을 고와 조청을 만드시고 엿을 만드셨습니다. 맑은 조청을 설날에 동네 방앗간에서 빼온 떡가래와 쑥떡을 찍어 먹는 맛은 아주 일품입니다. 조청을 만드시고 또 더 과와 엿을 만드십니다. 반대기 지어 만들기도 하고 콩을 뽁아 콩이 섞인 엿, 깨가 섞인 깨엿 등을 만들어 우리들에 간식거리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아껴가며 주시는 것을 참지 못하고 다락에 숨겨 놓은 것을 의자를 놓고 다시 벼개를 놓고 올라가 꺼내어 주머니에 넣고 먹고는 하였습니다. 어머니 추궁에 먹지 않았다고 잡아떼지만 입에 묻힌 밀가루로 들통이나 혼구멍을 당하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렇게 자상하시고 예쁜 어머님께서 지금은 구순이 지나시고 힘 있는 모습, 고운 모습은 세월이 앗아가버렸나 봅니다. 지금도 안부를 물으면 늘상 잘 먹으며 건강하시다는 말씀을 주십니다. 고향에서 아우님이 지극 정성으로 모시기에 건강도 하시지만 자식에게 걱정이 될까봐 항상 좋은 말씀만 하십니다. 혼자 산에 오르다 보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여 학교 근무시절, 이사하며 옮겨 다니던 시절 등으로 산에 오르기 시작부터 끝까지 가득 채워집니다. 어쩌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어서 귀하기만 합니다. 생각해 보면 지나 온 날들이, 걸어 온 일들이 모두 감사하기만 하기에 행복한 마음을 담고 집에 올 수 있습니다. 이래서 등산이 좋은 가 봅니다. 무척이나 걸었나 봅니다. 다리가 아픕니다. 칠순을 지나서인지 전에는 느끼지 못한 아픔과 피로감입니다. 폰으로 걸음 수를 확인해 봅니다. 17,500 걸음이요 12Km 이상을 걸었습니다. 오늘도 생각하며 건강하게 걸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언젠가는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없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말을 하고 싶어도 말을 할 수 없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 산에서 내려다 본 강남구, 서초구가 그림 같아요. * 태극기가 날리며 인재육성 약속탑입니다. * 오르기 좋게 한 층계에 예쁜 명찰이 붙었어요. * 참나무 시름마름병으로 고생하는 나무들 * 이정표가 바뀌었요. 119 전화하기 좋게 * 소망탑에 이르며 소망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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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하.
이선생님!
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기운동을 하셔서인지,
더욱 건강해지신 듯 하십니다.
하하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