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라이프책
80년대 운동권의 성전 '전환시대의 논리'… 50년 이어진 오류와 왜곡
中 문화대혁명의 진상을 보여주는 책들
조선일보
유석재 기자
입력 2024.11.16. 01:43업데이트 2024.11.16. 02:06
문화대혁명 초기인 1966년 중국 톈안먼 광장의 마오쩌둥 초상 앞에 모인 홍위병들이 붉은 표지 소책자로 출간된 ‘마오 주석 어록’을 손에 든 채 환호하고 있다. 1974년 리영희가 낸 책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달리 문화대혁명의 본질은 ‘대규모 탄압과 폭력으로 이어진 마오의 친위 쿠데타’라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전환시대의 논리’가 보여준 중국 문화대혁명 찬양이라는 시대착오적 시각을 교정해 줄 책은 많이 출간돼 있다. ‘친위 쿠데타, 내란, 대규모 파괴 운동’이라는 문혁의 실체에 대해 이미 역사적인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문화대혁명:중국 인민의 역사
프랑크 디쾨터 지음 |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문화대혁명이 진행된 10년 동안 150만명에서 2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끝없이 계속된 비난과 허위 자백, 투쟁 대회, 백해 운동 등으로 훨씬 많은 사람의 삶이 파괴됐다.” 네덜란드 출신의 중국 현대사학자 프랑크 디쾨터가 쓴 ‘인민 3부작’의 마지막 책인 ‘문화대혁명: 중국 인민의 역사’는 문혁에 대해 “10년에 걸친 혼란과 뿌리 깊은 공포로 역사에 영원한 발자취를 남겼다”고 평가하며 ‘혁명’의 광풍 속에서 중국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 황폐화된 실상을 자세히 파헤친다.
이 책에서 묘사된 문혁의 실상은 지옥도에 가깝다. 십대 홍위병들이 ‘반동’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길거리로 끌고 나와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는 인민의 적” “마오 주석께 사죄하라”고 고함치며 괴롭히는 것 정도는 약과였다. 1966년 내몽골에서는 반역자로 몰아 붙인 사람들의 혓바닥을 잡아 뽑거나 펜치로 이빨을 뽑고 몸을 불로 지지는 일도 있었다. 1968년 우한에선 군중이 인육을 요리해 먹은 사실이 알려지자 혁명위원회 책임자가 “식인 행위라고? 우리가 먹은 것은 지주의 살이었다!”고 항변했다.
슬픈 중국(전 3권)
송재윤 지음 | 까치
1948년 이후의 중국 현대사를 새롭게 통찰한 송재윤 교수의 ‘슬픈 중국’은 문혁을 ‘대혁명’이라 하는 것은 미화일 뿐이며 ‘문화대반란’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문혁이란 마오쩌둥이 대약진운동의 실패를 가리고 정적을 제거하고자 한 정치 공작이었다는 것이다. 마오는 청소년의 가슴에 불을 질러 당내의 반대 세력을 소탕하는 희대의 대반란을 기획했고, 군대가 개입하면서 군중 대 군중의 대전(大戰)으로 치달았다. 그 후 전개된 문혁이란 인민 재판, 집단 린치, 인격 살해, 무장 투쟁, 대민 테러로 점철된 동란이었다는 것이다.
마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전 2권)
장융·존 핼리데이 지음 | 황의방 외 옮김 | 까치
‘대륙의 딸’을 쓴 장융과 영국 학자 존 핼리데이가 함께 쓴 ‘마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은 마오쩌둥의 지인 480명의 인터뷰와 미공개 자료들을 통해 문혁의 주인공 마오쩌둥의 이면을 서술한 책이다. 마오를 ‘철저한 권력 지상주의자’로 평가한 저자들은 대약진운동과 문혁을 비롯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거대한 운동들은 마오 개인의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문혁 시기에 마오는 정적들의 고문 장면을 촬영하게 하고 그 필름을 별장에서 감상했다는 등 대중은 통 알 수 없었던 많은 일화도 소개했다.
모택동의 사생활(전 3권)
리즈수이 지음 | 손풍삼 옮김 | 고려원
‘모택동의 사생활’은 1995년 번역본이 출간돼 국내 지식 사회에 충격을 안겨 준 책이다. 22년 동안 마오의 주치의로서 그를 가까이서 지켜 본 리즈수이(李志綏)는 방대한 분량의 책을 통해 마오의 은밀한 여성 편력과 권력 암투를 폭로했다. 배후 조종을 통해 문혁을 일으킨 마오는 “내 생각에 이번 일로 1000명 정도는 희생될 것 같지만 나는 천하 대란을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측근이었으며 훗날 중국을 탈출하다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린뱌오(林彪)를 두고서는 “저 자는 내 폐가 썩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렇듯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민다고 의심하는 불안증에도 시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모택동 비록(전 2권)
산케이신문 특별취재반 지음 |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문혁 시기의 정치적 격변에 대한 논픽션으로는 일본 산케이신문 특별취재반의 ‘모택동 비록’이 있다. 책은 숙청당한 전 국가 주석 류샤오치(劉少奇)의 말로를 자세히 묘사했다. 류는 감금당한 채 병이 들었는데, 의사는 욕을 하며 청진기로 때렸고 간호사는 주사기로 몸을 마구 찔러 댔다. 그는 콘크리트 창고 안에서 폐렴으로 죽었고 시신은 비밀리에 화장됐다.
왕단의 중국현대사
왕단 지음 | 송인재 옮김 | 동아시아
중국인들은 문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왕단의 중국현대사’(동아시아)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였던 왕단(王丹)의 대학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서 그는 “문혁이란 마오 개인의 권력욕에 혁명의 외피를 입혀 장엄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당 내 관료주의와 부패에 대해 불만을 지니고 있던 군중을 이용해 초기엔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결국 중국의 경제 자산을 소진시켰고, 결정적으로 인성의 타락이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중국 사회에 남겼다고 고백했다.
유석재 기자
블로거 탄> :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 법정이 선고한 재판 결과를 두고
희대의 거짓말쟁이가 유치한 잡범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선고를 받더니
사뭇 삼엄한 결기와 우아한 말 잔치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역사와 민심'의 법정을 팔았다.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드림테크
2024.11.16 06:34:54
운동권 출신의 공통점은 내로남불... 문재인처럼 공정을 왜치면서 가족은 음주운전, 불법 에어엔비를 당연하다는듯...이재명처럼 온갖 범죄의 생활화, 조국같이 입시비리는 당연한 것....등등 지겹자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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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심가득
2024.11.16 06:36:49
송재윤의 '슬픈중국' 3권을 다 빌려봤지. 정말 슬픈 중국이다. 진실을 외면하고 우상을 ?고있으니 말이다. 이재명에 광분하여 실신까지 하는 개딸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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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2024.11.16 06:14:42
운동권출신중에 인간같은사람은 모래사장에서 바늘?기보다 더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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