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독서삼매경이라고 하였는데 요즈음은 컴퓨터 오락에 몰두하더니 어린이, 학생, 주부들까지 스마트폰에 푹 빠져들면서 사회적 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아침 눈 뜨면 저녁 눈 감을 때까지 끼고 있다. 틈만 나면 스마트폰에 빠져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한다. 차를 타고 내리면서 심지어는 건널목을 건너면서도 들여다보기에 아슬아슬하다. 삼매경은 불교에서 잡념을 버리고 한 가지 대상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경지로 바른 지혜를 얻고 대상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산란한 마음을 모아 움직이지 않게 하면서 망념에서 벗어나는 것, 즉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집중하는 일심불란의 경지다. 받아들일 능력이 부족한데 마구잡이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집적거리다 보면 지레 괜히 불안함에 싫증 나고 소홀해진다. 건성건성 넘기다 하나도 제대로 못 할 수 있다. 한꺼번에 채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글이글 삼복더위에 어느 작가가 탄광에 얽힌 이야기를 엮은 단편 소설집을 보내왔다. 덥다는 생각보다는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추위에 누군가를 덥게 해줄 무연탄과 연탄으로 훈훈하게 이어진다. 광부는 탄광에 들면 잡념을 버린다. 수백 미터 지하의 막장에서 일하는 두려움이나 어려움 따위는 잊은 지 오래다. 오직 탄을 캐겠다는 일념에서 탄과 함께 사투한다. 그 속에 빠져들면서 즐거움을 캔다. 오로지 맡은 바 소명의식에서 그 시간만큼은 모두 내려놓고 전념하려는 모습 자체가 삼매경이지 싶다. 그렇게 일하면서 그 분야에 으뜸으로 거듭나면 달인이라 한다. 달인을 보면 그저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쳐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삼매경이라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 때로는 독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 이제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로 책 읽기 좋다. 가을에는 좋은 책을 구해 밤을 밝혀가며 독서삼매경에 빠져 여름 내내 시달렸던 피로를 툭툭 털면서 충전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