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면 손전화에서 잠깨라고 울어댄다.
그 조그만 소리에도 벌떡 일어난다....."염병할 넘
서울서는 그렇게 안들리더니 여기에서는 잘만 들리네"
혼자 산다는 것,한번도 생각해 본적없던 나.처음 며칠은 혼란스러웠다.
벌떡 일어나 거울부터 본다, 부시시하고 부은 얼굴 어제저녁
술먹은 티가 난다. 눈가에 눈꼽부터 떼어내고 밤새 뒤쳐긴 까닭에
꼭 참새들이 집을 지어놓은 듯한 머리를 물로 한번 무스 바르듯 뒤로
훌쩍 넘긴다....그리곤 씩 웃는다. 이 정도면 됐겠지?
차를 몰고 시내에 있는 "무등경기장 수영장"으로 달려간다.
거리는 9km, 약 10분간 달리면 닿는 수영장, 며칠전부터 고민끝에
예전에 하던 수영을 하기로 맘먹었었다. 한달 요금은 47,000원, 싸다
여기서는 수영,헬스,에어로빅을 동시에 할수 있는 곳이다.
탱크가 사준 웃도리 헬스용 티를 입고(고맙다 탱크야!,난 너를 위해
마땅히 해준게 없는데....멀리 떠나갔으니....마음만)
헬스장에서 역기를 들고 웃몸 일으키기 열심히 하며 나면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범벅.
샤워를 하고 다시 수영장으로 나선다. 수영장은 오래되고 시설이
노후화됐지만 사람이 굉장히 많아서 좋았다.
세로는 50m, 가로는 25m란다. 세로로 쓸때는 경기가 있을 때만,그리고
평소에는 가로로 넓게 수영장을 쓰고 있었다.
물반 고기반이라고 했던가?
수영장은 여자들이 더 많다.으흐흐흐 호기다.
혼자사는 넘이 언제 여자들 나체 비슷한 몸을 볼수 있겠는가
게슴치레한 눈빛으로 쳐다본다.마누라 곁에선 감히 엄두도 못낼 눈빛.
이크크!!!! 내가 왜 이런 마음을..... -_-;
우리 마나님이 위에서 쳐다본다.가슴이 뜨끔...."한눈 안팔게요..께갱"
정신차리고 수영을 한다. 그순간만은 잡념이 없다.
한참을 물속에서 놀다보면 어느새 8시, 이제는 출근할 시간이다.
수영장을 나오고 또 차를 몰아 사는 방에 들어서면
어제저녁과 같은 느낌이 오는 공간!!
.
.
.
아이들은?
애엄마는?
그리고 내 밥상은?
.
.
.
아무것도 없다.
삭막한 그 방엔 이불과 베개,한쪽 곁엔 선배 지점장들이 대대로
물려 준 다 낡아 소리가 유난히 큰 냉장고.
흑백과 컬러가 교차되며 나오는 TV.
그리고 유난히 새것 같은 청소기만이 눈에 들어온다.
혼자사는 넘은
이렇게 아침을 연다.
유난히 오늘만큼은 햇볕이 따가울 것 같다.
광주로 온 7월 한달은 계속 비만 왔다.
하나님은 내가 이곳으로 부임해 온것을 유난히 슬퍼하셨나보다.
나를 위해 슬픈 나날을 보내신 하나님, 열심히 살게요
당신이 슬퍼 해 준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열심히 살게요~~!!!
========================== 1부 끝 =======================
첫댓글 한동안 혼자 되어 있으면 무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데 카우보이 형님은 아닌가봐. 하긴 시간이 지나면 옛날이 그리워지겠지만 저녁 시간은 군대에서 보초서는 심정이겠군요. 아무도 없는 방이지만 많은 상상력이 동원되겠습니다 그려 아무쪼록 건강에 유의하시길 빕니다.
형님은 정말 쫗겠수 ..... 말년 휴가 나온 기분 안나십니까? .... 술과 여자가 항상 손뻗으면 닿는곳(?)에 있으니.... 나도 전출보내~~~~~줘 잉~~~~~~~
고맙구이라....말년휴가라? 술과 여자라? 무한 자유라? 다 좋은 생각인데...난 언제 그런 자유와 정신적 독립(?)이 될까?
금강에 다닐때보다 더 바쁘시네요. 혼자 있다보면 몸도 정신도 처지기 마련인데, 바쁘게 다니시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기 좋네요. 뉴질랜드에서도 소식이 날아 오는데, 광주에서는 더 자주 소식 보내주세요. 건강하시고...
도 많이 닦으시겠네요.. 형님 글은 읽기 편합니다. 수양이 진전되시면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닌지요... 건강하십시요.
ㅎㅎㅎ 데니킴 고맙소 그래도 잊지 않고 이 카페에 열심히 찾아주니....이젠 나도 아웃사이더가 됐읍니다. 동병상련이라고 하잖소....부디 건강하고 마라톤, 지금도 꾸준히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