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생각, 눈 뜨고 마주할까 눈 감고 회피할까?
회피하는 게 정신건강에 오히려 좋을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을 마주하는 것보다 피하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셔터스톡
누구나 살면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몇몇 상담가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숨기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볼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부정적인 생각을 마주하는 것보다 피하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마도 부정적 생각을 자꾸 떠올려(불을 붙여) 감정과 에너지를 소진하기 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잊어버리려고(불을 꺼) 노력하는 자세가 보다 정신건강에 좋을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 긍정적·부정적 생각 각각 억제하는 훈련 진행
영국 케임브리지대 인지·뇌과학과의 마이클 앤더슨 교수 연구진은 부정적 사고와 정신 건강의 관계성을 탐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우선 16개국 성인 120명을 모집했다. 이후 그들이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드는 부정적 사건들에 대한 생각을 억제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두려움과 관련있는 사건 20가지와 긍정적인 사건 20가지, 평범한 사건 36가지를 정하도록 했다.
사건들은 매우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작성되었으며, 특정 단어를 떠올렸을 때 해당 사건을 바로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또한 단어를 떠올렸을 때 해당 사건을 떠올리지 않게 하는 작업도 진행되었다.
단어를 제공한 이후 계속해서 그 단어와 관련된 사건을 떠올리지 않고 즉시 해당 사건에 대한 생각을 중단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억제한 참가자의 경우 3개월간 부정적 사건이 다른 참가자들보다 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셔터스톡
연구진은 이때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생각을 억제시켰고 일상적인 사건에 대한 생각은 억제하지 않았다.
다른 그룹은 일상적인 사건에 대한 생각은 억제시켰고 부정적인 사건을 떠올리는 것은 억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매일 20분 동안 12번 겪었으며 총 3일동안 실험이 진행됐다.
◇ 부정적 생각 억제했을 때 정신건강엔 도리어 ‘긍정적’
연구진은 두려움 등 부정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을 억제했을 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참가자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파악에 나섰다.
연구진은 3개월 후 참가자들의 정신건강 척도를 확인하는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부정적인 생각을 억제한 참가자의 경우 3개월간 부정적 사건이 다른 참가자들보다 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가자 중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 환자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꾸준히 억제시킨 결과 정신 건강 지수가 향상되기도 했다.
앤더슨 교수는 본 연구에 대해 “두려운 생각을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게 가능하고 실제로 유익할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