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꾼 남편, 아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다
여기, 평생 아내밖에 모르는 사랑꾼, 제르맹이라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분신과도 같던 아내 엘리자베스가 어느 날 한순간 사라져버립니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 그리고 이별… 제르맹과 가족들은 깊은 슬픔에 빠집니다.
아내는 세상을 떠났지만, 남편 제르맹의 사랑은
아내가 죽은 뒤에도 변함없이 이어집니다.
바로 아내와 했던 마지막 약속을 지키는 방식으로 말이죠.
사랑꾼 할아버지 제르맹은 아내가 살아있을 때 한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만약 누군가 먼저 죽게 된다면, 남아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해서 계속 이어나가주기로요.
제르맹은 아내와의 약속대로 그녀가 했던 일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주기로 마음먹습니다.
아들, 손자, 며느리도 모르게 아주 비밀스럽게…!
그것은 바로 아내가 마지막으로 했던 현대무용(!)입니다.
할아버지와 현대무용???
하지만 혼자 계신 아버지를 걱정하던 두 남매와 손자, 손녀들은
시간표까지 짜 가면서 제르맹을 과잉보호하려고 합니다.
자식들 몰래 무용을 감행하던 제르맹은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받아야 하는 것도 모자라 옆집 이웃에게도
일과를 감시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죠.
이러한 역경 속에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무용을 이어나가는 제르맹!
아내를 위해 그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둔 무용단에서 갑자기 주인공을 맡게 되는데요.
이유는 부족한 실력에도 묘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제르맹의 매력적인 몸짓(!)이었습니다.
귀여운 똥배와 아기자기한 팔다리가 전해주는 아찔한 동작들!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는 가족들의 눈을 피해 제르맹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공연 연습에 참여하게 됩니다. (몰래 몰래)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자식들이 아버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는데요.
요상하게도 다른 쪽으로(?)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세상 가장 사랑스러운 노인영화!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아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귀여운 할아버지
제르맹의 캐릭터 자체가 너무나 로맨틱하면서도 귀엽습니다.
노인이 주인공인 작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유머들이 동원되어
소소한 웃음을 자아냅니다.
비밀스러운 무용계획은 나름대로의 서스펜스를 가져다주기도 하죠.
무엇보다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시스트인 제르맹이 아내에게 쓰는 편지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프랑스식 유머와 깜찍한 할아버지의 비밀스러운 행보를
함께 따라가는 것이 매우 유쾌한 영화입니다.
사실 현대무용이란 세계는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데요.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 무용이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제르맹에게 춤이란 먼저 떠난 아내에게 띄우는 ‘러브레터’입니다.
아내가 소속됐던 무용단에 입단하고 평소 거리가 멀던 무용에
새롭게 도전하면서 제르맹은 뒤늦게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합니다.
사랑을 위해 살아가던 그가 사랑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됩니다. 참 고마운 사랑이죠?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과 했던 약속이 있나요?
우리는 사랑하는 이의 말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실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까요?
다시 한 번 나의 사랑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사랑하는 당신에게>였습니다.
- '행복한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