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잡지 못한 세월이 끝자락을 드러내고는
나 잡아바라! 하고 놀리는것 같다.
올해도 무척이나 바쁘고 어느해 보다도
어렵고 힘들었던 것 같다.
뉴스를 보니 시청앞 에다가는 사랑의
온도계를 설치했다고한다...
늘 이맘때면 고속도로 톨게이트 에도
자선남비가 등장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두터운 외투에 장갑을 끼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덕담 한마디와
빠알간 열매를 나눠준다...
그리고는 감사합니다! 라고 큰 소리로 외친다.
또 한해가 가는 소리인 것 같다.
년말 연시가 되면 왠지 숙연해 지는것 같고
자꾸만 지난일이 생각난다.
때는 3년전, 그러니까...
2000년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러
명동에 갔던 기억이 난다.
엥? 먼 종소리를 종각으로 안가고 명동으로
갔냐구요? 흐흐흐...야그 보따리를~
딸아이 덕분에 갔었지요
그날 11시쯤인가...
따르르릉~~~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아내와 나는 서로 미루다가
한뼘정도 전화기와 가까이 있는
아내가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아~네! 여기는 명동 파출소 김?? 순경인데요!
어라~웬 순경 전화?
글쎄! 딸아이 이름을 확인하더니
아이가 술을 마시고는 파출소에 있으니
데리러 오라는 전화가 아닌가!!!
이게 무신 고무신 빵꾸나는 소리냐고요~~~
잠시 아내와 나는 마주보며, 침묵...
이윽고 아내의 말씀!
이녀석이 엄마 아빠한테
연말에 명동 구경 오라고 장난 친것 같다고
하는것이 아닌가?
그도 그럴것이 파출소에 웬 여자 순경이?
그럴듯한 추리에...입가에는 미소를 띄고...
그럼 지금 당장 갑시다!
우리 부부는 번개처럼 옷을 챙겨입고
출~~~~발!!!
어디로?
명동으로!!!
우리는 차를 삼송리에 세워 놓고는
전철을 타고 명동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딸아이 핸뽕으로
계속 연락을 시도 했다..그런데
전화를 안받는다...장난을 아주 철저하게
하는구먼! 역쉬 내 딸이여!
이내 우리는 전철에서 내리고
물어물어 파출소를 찾아 내는데 성공했다.
이것봐라!
장난이면 파출소 앞에서 서성이는 아빠를 보면
뒤에서든지 앞에서든지...
깜짝 놀래켜야 되는게 아닌가?
30분을 기다리고...
메세지를 여러차례...
아빠 엄마 도착 했으니까
장난 그만 치고 나와라~~~했다.
날씨도 제법 춥고 갑자기 이거
진짜 아니야? 라고 아내가 소리친다...
그럼 얼른 들어가보자!
덩컹! 하는 문소리...명동에 있는 파출소 문이
왜 이리도 낡었냐...중얼 거리며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저~강#$ 부모 되는데요...라고 속삭이듯 야그하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 그러십니까?
신분증좀 보여주세요!
우리 신분을 확인하고는 안쪽으로 들어오란다.
우리부부는 그순간 뒤로 벌러덩 넘어질 뻔 했다.
모든사실이 진짜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이럴수가~~~
아이는 보통 취한게 아니다.
부모를 알아보질 못한다.
안에는 이미 연락을 받고 달려온
같은반 아이 부모들이 있고 그중 제일
멀쩡한 아이가 진술서를 쓰고 막 싸인을 한다...
잠시뒤...
소장인듯한 경찰이 지시한다.
최순경!
이 아이들 한테 술을 판매한 사람하고
노래방 주인하고 연행와!
이윽고 두사람이 잡혀왔다...
술을판 사람은 칠순 노파다..헝클어진
회색빛 머리는 세월을 헤쳐온듯 엉망이다.
젊쟎아 보이는 아저씨도 잡혀왔다...
노래방 주인 아저씨 같아보인다.
이 일을 어찌 수습하나!!!하고는 침묵속에 있는데
다른 아이 부모들이 한쪽 구석으로 부른다.
정말로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다
우리는 각서를 쓰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고는 물어봤다...
연행된 이 분들은 어찌 되나요? 라고
술을파신 할머니는 200만원 벌금에 해당되는
죄를 범했구요...노래방 주인 아저씨는
중부경찰서로 가서 추가 조사를 받아야 한단다.
잠시뒤 두사람이 순찰차에 오르고 중부서로
연행됐다...아이들 때문에~
우리는 선처를 부탁하고 각자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도 공부만 하던 아이들이 왜?
자식 자랑은 아니지만 이날 술을 마신
아이들4명 모두가 같은반 상위권 아이들이다.
나는 내 아이가 이럴줄은 꿈에도...
생각할수도 없었다.
머리가 아프다.
내 자식도 그럴수 있구나...청소년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구나!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이튿날 아이가 놀랜다
내가 언제 집에 왔지? 라고한다.
그리고는 침묵이 흐른다.
이제사 사태 파악을 했는지...
정신이 드는지...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니? 라고 물으니
이녀석 한참 말이 없더니 ...
엄마 아빠 죄송해요!!!라고 무릅을 꿃는다.
아내는 벌써 콩나물 국을 끓였다.
우리식구 셋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콩나물국만 먹었다.
후루룩...후루룩!
카페 게시글
☆………커피생각
2000년12월31일...
마당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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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2.03 13:0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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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당쇠님~ ㅎㅎ 넘 놀라셨겠네요~~ 얘길 들어보니....~~ 남얘기 같지 않네요.... 다 자식들 키우는 입장이라서요..요즘 아그들이 어케 변할찌~~아무도 장담 못한답니다.. . 딸아이가 이젠 반성 많이 했을것 같아요... 마당쇠님~ 잘 하셨어요...무언속에서 딸아이가 반성 많이 했겠죠?? 후루룩~~ 후루룩~~ 칙칙~^^*....
그런일 앞으로 격어야 할사람이에요!........본의아니게 명동길을 걸으셨군요 ......... 내아이는 지금 컴 학원에 간다고 갇는대 잘 다녀 오려는지..........!다녀 오면 먹으라고 상계탕이나 그려 야겠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태오야~~진찌루 너가 삼계탕 끓일줄 아니??? 의문이간다..왠지.. ㅎㅎㅎ 그럼...의문 안가게 하려면... 나중에 삼계탕 맛좀 보여줘라...알찌???? ..... 사랑받겠다...친구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