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0일 연중 제11주간 (목) 복음 묵상 (마태 6,7-15) (이근상 신부)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마태6,7-9)
하느님이 인간의 말을 들으시겠는가 아니면 마음을 들으시겠는가? 마음을 들으시겠는가 삶을 들으시겠는가? 삶, 그 중에서도 그가 이룬 삶을 들으시겠는가 아니면 그가 이루지도 못한 갈망을, 안타까움을, 안타까움으로도 갈무리되지 못한 그저 못핀 꽃망울의 저 깊은 가능성을 들으시겠는가?
하느님이신데!
기도는 말을 멈추고 마음을 풀어놓는 시간. 멋있게 말하면 마음을 풀어놓는 것이지, 마음은 웬간하면 풀어놓을 수가 없다. 마음이 풀리는 때는 사실 아무 것도 잡을 힘이 없을 때다. 희망도 꿈도 안달도... 미움도... 그게 다 뭔가 할 수 있을 때 생기는 여력들이니... 마음이 풀리는 날이란 힘이 다 빠지는 날. 주의 기도를 정말 한번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날이란.
당신의 뜻만이 온전하게 가득하신 그날이란.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이의 마음. 겨우 오늘을 살아야 하는 이가, 그러니까 내일이 없는 이가 밥이 무슨 안달을 하리오. 용서도 죄도 다 그리 무겁지 않으리라... 복된 날. 지금을 사는 날.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nouraFoUGcgSXkeFN3Hi5FnZb53MRNQ1FUeCDNYSqHGD3B132mqFdRriuECAaGpGl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