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글을 쓰려고 생각해보니까 시즌 예상이라고 하기보다는 TG가 가진 문제점 분석이라고
보는게 옳겠네요. 필력도 딸리고 지식도 부족합니다만은 한번 해보겠습니다. ^^;;
써봐야 느는게 글이고 다른 분들의 따끔한 지적을 통해 제 안목도 키울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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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TG의 큰 변화는 세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1. 신기성의 이적
팀의 핵심인 신기성이 케텝으로 가고 보상선수로 손규완을 받아왔습니다.
작년 시즌 내내 팀을 이끌어왔던 신기성이 없다는건 큰 타격입니다.
신인 드래프트로 중앙대 출신의 윤병학을 영입했지만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거함 TG를 이끌만한 리딩능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포인트가드보다는 슈팅가드에 가까운 선수이구요.
궁여지책으로 모비스와 계약에 실패한 김승기를 영입했지만 모비스 이적 전
허재와 TG의 리딩을 나누어 맡았던 때의 김승기를 생각한다면 파이팅 좋은 백업요원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모비스에서 벤치에만 뜨겁게 달군것도 마음에 걸리구요.
전창진감독은 일단 포인트가드 외국인선수(편의상 용병이라 칭하겠습니다)를 뽑을것이라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보상선수로 포인트가드인 이홍수를 지명할거라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손규완을 지명한 것 역시 국내 포워드진을 단단하게 갖추고 포인트가드 용병을
뽑기 위한 것이었다고 정한신 코치가 이미 밝힌 바 있구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용병 포인트가드가 국내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느냐 입니다. 물론 지난 시즌 그레이가 신기성의 경기운영을 보조하며 좋은 모습을
보임으로써 용병 포인트가드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춘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코트 내에서 팀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는 포인트가드를 외국인 선수가 맡는다는 것은
팀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용병 선수들의 전반적인 공격적 성향 등을 고려해볼 때
위험부담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레이처럼 잠시 리딩을 분담하는 정도가 아니라
용병선수가 본격적으로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기게 된다면 러틀랜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프로 원년 제럴드 워커의 성공사례도 있긴 합니다만 당시 워커의 스타일이나
SBS의 팀 컬러를 본다면 사실 정재근 선수를 제외하고는 워커의 원맨팀에 가까웠는데
지금의 리그 수준이나 TG의 팀 특성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결론을 내보자면 용병 포인트가드를 선발한다고 했을때 그 선수가 TG의 팀컬러에 맞고
비이기적이며 어느정도 이상의 개인 기량을 갖추었다는 전제 하에도 완벽한 팀 전술 습득,
포인트가드를 제어하고 적절한 지시를 할 수 있는 감독의 능력,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원활화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TG프론트진에서도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겠지만 다음 시즌 잘하면 좋지만 못하면 그야말로 난리나는 포지션이 바로
TG의 포인트가드입니다.
2. 험프리스 코치의 이적
어찌보면 이것이 올시즌 TG가 안고 가야할 가장 큰 짐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3시즌동안
사실상 TG의 팀 전술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던 험프리스 코치가 전자랜드의 감독으로
가게 되었고 따라서 이번시즌이 전창진 감독의 진짜 역량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시즌입니다. 3년 전 팀의 주무였다가 얼떨결에 코치를 맡게 된 전창진 감독의 능력은
초기에는 정말 보잘것 없었습니다. 하지만 험프리스를 영입하고 3시즌을 치루면서
감독으로써의 역량은 눈에 띄게 발전을 했습니다. 물론 눈 높은 농구팬들을 만족시키기엔
아직 부족한점이 많기는 합니다. 세세한 전술이 없다든가 심판에 대한 항의가 잦다든가 등등
다른 명장들에 비해 트집잡힐 건수가 많습니다.(TG라는 팀 자체가 오밀조밀한 작전보다는
김주성과 센터 용병을 활용한 큼직큼직한 오펜스를 중심으로 하는 팀이라는 점을 볼때 작전
의 부재는 어쩌면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위기 상황에서의 적절한 공
격 작전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요)
전창진 감독이 올해 감독의 역량을 얼마나 보여줄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외국인 코치를 한명
영입하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용병 포인트가드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라든가
아직은 조금 부족할 전 감독의 능력을 생각해서라도요.
3. 신종석의 오리온스 임대
키 식스맨으로 톡톡히 제몫을 해온 신종석이 오리온스에 임대선수로 가게 되었습니다.
오리온스는 2002-2003시즌 파이널 6차전에서 1쿼터에 24-3이라는 경이적인 점수차를 내고도
2쿼터가 시작되자마자 5연속 3점슛이라는 비수를 들이대 결국 우승을 날려버린 장본인
신종석을 영입함으로써 스몰포워드진에 무게를 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TG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상준 선수의 활용폭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좋아보입니다.
그리고 보상선수로 들어온 손규완의 출장시간도 보장이 되겠지요(수비가 아쉽긴 합니다)
또 1억원의 현금을 받아와 안좋은 구단 사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큰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신종석이 아쉽긴 하지만 이상준과 손규완이 그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줄 수 있을거라 기대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변화 이외에도 양경민 선수의 노쇠화와 그에 따른 부상이 문제로
작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다가올 시즌 TG의 전력은 "그래도 강하다" 입니다.
김주성이 건재하고 TG프론트진의 안목을 볼때 용병 선발에서 크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
다.(PG 용병이 조금 문제가 될수는 있겠습니다만) 전창진감독이 3년간 쌓아온 노하우는
험프리스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 역량을 발휘할 것입니다. 어쨌거나 2005-2006 시즌은
TG에게 있어서 실험적인 시즌이 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기존의 하이-로우 게임 이외에도
용병 포인트가드를 득점의 중심으로 이용하는 다양한 공격 전술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직까지 수비와 3점슛의 스페셜리스트이긴 하지만 나이많은 양경민 선수의 자리도 슬슬
이상준이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단신인 점이 못내 아쉽긴 하지만 윤병학에게 거는 기대도
큽니다. 에어기중도 마찬가지...^^
4강 안에 들 전력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친김에 2연패도 해주면 팬으로써
참 기쁜 일이겠지요(플옵때쯤이면 전 군대에 있겠지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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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006시즌은 각 팀의 전력이 작년보다도 더 평준화가 되었습니다. 삼성은 끊임없이
지적받아왔고 일부 팬들의 숙원 사업이던 주희정-서장훈 라인의 해체를 드디어 이루어 냈습
니다.(이정석이 과연 삼성의 오펜스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는 시즌이 개막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황성인이 못내 아쉽습니다) 트레이드의 상대팀인 SBS도
좀 더 빠르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한 주희정을 영입했습니다. 단테와의 재계약에도
성공했구요. LG는 지난 시즌 창원구장의 기록적인 관중 감소-_-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단숨에 플옵을 보장할 수 있는 카드인 현주엽을 얻었습니다. KTF는 현주엽을 놓친게
뼈아프지만 팀의 취약포지션이었던 포인트가드 자리에 신기성을 데리고 왔습니다. 조동현의
공익요원차출과 손규완을 TG에 내준것이 안타깝지만 파이팅 좋은 송영진을 얻었으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리온스와 KCC는 여전히 강하고 SK는 최강의 국내선수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자질면에 있어서 물음표를 생각나게 했던 이상윤 감독
대신에 반말해설, 민낙개의 창시자이자 무적 중대 다이너스티를 이끌었고
LG에서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셨던 김태환 감독이 왔습니다. 이제 이 팀에게 필요한 것은
팀 케미스트리 뿐입니다(근데, 이게 제일 어렵죠;;) 지난 시즌 막판 돌풍의 핵이었던
울산 모비스는 드래프트에서 화제의 주인공 브라이언킴을 선택해 이제 얼굴만으로도
울산구장의 매진을 보장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물론, 팀 전력 자체도 좋고
무엇보다도 팀으로서의 마인드가 너무도 견고한 팀입니다(작전타임 끝나고 화이팅 외치고
나가는 프로팀은 처음봤습니다. 이런팀은 승패에 관계없이 반드시 저력을 보여줍니다)
팬분들께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만 약팀을 꼽자면 전자랜드입니다. 물론 대학무대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던 정재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문경은의 노쇠화와
고만고만한 가드, 포워드라인(박훈근이 있음에도 김택훈을 데려온건 정말 미스테리)은
전자랜드의 숙제입니다.김도수의 성장과 험프리스 코치의 영입
(이건 양날의 검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은 빛이 될 수 있지만 그래도 다른 팀들에 비해
부족해보이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리고 다가올 시즌은 NBA 출신의 외국인 선수들을 KBL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시즌입니다(물론 나중에 룰이 어떻게 또 개정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각 팀 스카우터들의 눈이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의 눈이 되어있을 겁니다.
매우 치열하게 전개될 것 같고 KBL의 인기도 높아질것 같고 이래저래 기대되는 시즌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농구장에도 많이 가볼 생각입니다. 원래 TV로 보는 것이 집중도 잘되고
해설자분의 시각을 알 수 있어서 경기장에 잘 안가는 편이지만, 이번시즌은
그동안과 사뭇 다른 한 시즌이 될것같은 느낌이라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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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기운에 취해 두서없이 주절거리다보니 글이 무지하게 길어졌네요 -_-;;
사실 다 써놓고 올리려고 했는데 로그인이 안되어있는 바람에 반정도를 날렸습니다....
눈치 채신분도 계시겠지만 오리온스와 KCC부분을 대강 얼버무린것은
그부분까지 다시 쓸 정신적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염통이 쫄깃해진 상태 -_-
과연 다 읽으시는 분이 계실지....
맞춤법에 대한 태클이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박이든
욕이랑 낚시리플 빼놓고는 전부 환영합니다.
전 항상 오픈마인드로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카페 게시글
국내농구 게시판
<2005-2006시즌 예상-원주TG와 리그 전체>
말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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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14
05.07.11 13:34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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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정> 지금 알아보니 용병 6쿼터제도 시행은 2006-2007 시즌부터이군요;; 그에 대한 부분은 수정하겠습니다. 아 이런 낭패가...
이렇게 좋은 글은 A4 용지 100장의 분량이라면 100장 다 읽어야죠^^ 잘 읽었습니다. 원주 TG에 대한 세가지 지적 모두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팀 외적으로 모기업의 재정상태 악화와 양경민선수의 돌출행동(?)이 팀 조화를 헤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말해설, 민낙개의 창시자^^;이신 김태환 감독님의 수식어 중에 'KBL 최고의 명장'이 빠진것 같습니다. 워낙 카리스마 넘치시는 분이라서 이번시즌 서울SK가 더욱 더 기대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sk는 김태환감독을 모셔온것만으로 상당히 탄력을 받을꺼 같네요.. 느슨해져있던 선수들에게 확고한 마인드를 심어주실거 같다는^^ 갠적으로 김태환감독님 모비스도 좋았을거 같다는 파이팅 넘치는 팀에 카리스마적인 감독님이라면 무한 에너지의 팀이 되었을지도^^;;
tg는 험프리스 후임으로 외국인코치 영입 안하는건가요?
전력이 약해진것은 사실같지만 티지의 무서움은 김주성과 왓킨스죠 핵심인 둘이 건재한 이상은 내년에도 우승 1순위 후보라고 생각되네요
저도 용병 포인트가드들이 실력이 쳐질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기에 자기 실력을 전부 발휘하지 못할것이 두려운 것이죠 ^^
그리고 김태환 감독님에 대한 부분은 설명을 약간 추가하기로 하겠습니다. 제가봐도 이거 모르는 분이 보시면 개념없는 분인줄로 착각하게 써놓은거같네요 -_-;;;
그쵸 사실 연봉으로 보면 신기성이상급의 포가영입이 가능합니다...그러나 변수가 많죠..코트의 야전사령관으로서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경기를 이끌어가는데 좀 힘들겠죠..성격 좋은 용병으로 뽑아야할듯~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전랜팬으로써 앨버트 화이트의 크레이지를 기대하겠습니다./
화이트는 정말 조금만 단속하면 팀에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는 선수인데...그놈의 성질머리가 아쉽습니다. 화이트가 팀에 맞는 플레이를 해준다면 전자랜드도 절대 약팀 아니죠.
ㅋ 두고 봅시다 크래이지 전랜의 모습을...
ㅎㅎ농구는 의사소통도 중요하죠..하지만 언어가 아닌 행동 느낌으로서의 의사 소통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눈빛만으로 알수 있다는..(이렇게 되긴 힘들겠지만..) 정도로 조직력을 쌓는다면 용병 포가도 괜찮을거라고 봅니다..왠지 러틀랜드처럼 한국계 용병이 오지 않을까 하는데.한상웅이나 김효범 같은..미국국적을 가진
두고보자구요 엄청난 크레이지모드의 경험자 화이트의 활약을 ㅋㅋㅋㅋㅋㅋ 전자랜드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