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까페에 거의 글을 써본적은 없는 사람입니다만, 오늘은 감상평을 남기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나는 가수다>. 이미 출연진 때문에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본방사수를 했습니다. ( 제가 의도적으로 어떤 프로를 본방사수 해보기는 아마 한 2년만일겁니다.)
저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고 지금 그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진지하게 전공하기 시작하면서 고등학교때쯤부터는 가요를 거의 안듣게 됐더랬습니다. 중학교때는(제가 84년생) 유승준의 팬이었고 HOT, 젝키 등등 굉장히 좋아하고 가요톱텐도 늘 챙겨보고 유승준 앨범 나오면 모든 노래 랩까지 다 외울정도로 많이 들었었죠...
뭐 어쨌거나 고등학교 이후로 가요 잘 안 듣다가 2008년에 김동률 콘서트에 제가 무대위에서 오케스트라에 참가하게 되면서 김동률이라는 사람으로 인해 가요계에도 굉장한 음악적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조금씩 듣게 됐습니다. 뭐 그래봤자 주로 김동률 음악을 많이 들었고 최근에는 부활의 김태원님도 정말 음악적으로 또 예술적으로 존경할만한 인물이구나 하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는 가수다.
너무너무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위대한 가수들을 한 무대에 모아놓다니..
시작하기전에 긴장감도 굉장했구 전체적으로 편집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가수들 노래할때 중간에 인터뷰라든가 개그맨들 반응 넣지 않고 라이브 무대인만큼 쭉 보여줬으면 (일절만이라도 좋으니)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었습니다.
가수 순서는 생각나는대로 적을게요..
이소라씨.
이소라씨는 제가 좋아하는 음색도 아니고 창법도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 무대는 첫음부터 마지막음까지 소름이 돋았습니다.
시작전에 긴장한듯 힘들게 집중하는 모습부터, 4~5분밖에 안되는 노래동안 마치 하나의 인생을 산듯한 커다란 감정 굴곡이 느껴져서 저도모르게 자꾸 눈물 흘렸네요. 정말 감성이 남다른 가수이고, 목소리를 통해서 그 감성을 전달할줄 아는 가수다 하는걸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취향의 가수가 아님에도 오늘은 1등을 주고싶었습니다.
정엽씨
듣는 내내 '진짜 깔끔하게 부른다' 라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음색, 음정등 어느것하나 흔들림없이 100%를 보여준 무대였던듯합니다. 마지막에 박정현씨와 둘이 남았을땐 정엽이 1등일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마 현장과 티비의 차이였을까요? 현장에서는 타 가수들이 준 감동이 더 겄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엽씨는 정말 깔끔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말 120%이상을 쏟아 부운게 보일정도로 열심히 불렀고 현장에선 그런게 훨씬더 어필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백지영씨재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발라드가수로 선회한 이후에 부른 모든 곡들이 다 좋고 목소리 호소력이 너무 좋아서 관심있게 지켜보는 가수인데요, 오늘은 도입부에 저음에서 조금 목소리가 흔들리는게 들렸기에 너무 뛰어난 가수들과 대결하는 자리인지가 그런 사소한것도 감점 요인이 됐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영상편집때문에 노래가 좀 끊겨서 제가 원하던 만큼 감동을 받지는 못했던거 같애요.. 앞으로 잘 할수 있는 가수니까 계속 응원할겁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지영누나 너무 이뻐요 >.< 오늘따라 화면발이 ㅎㄷㄷㄷㄷ 사랑에 빠질것 같아요.. ㅋ
김범수씨
건모형님 말대로, 또 본인이 노래 부르고 들어와서 밝혔듯이 정말 있는힘 다해 노래하는게 들리더군요 한 음절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감정을 담았고, 불안한 부분도 없이 곡 전체를 소화했던것 같았어요. 김범수 보면 발성이 너무 딴딴해서 감성이 좀 죽는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발성은 역대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열심히 감성적으로 불렀기에 아주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조금 떨었던것 같기도 했는데 긴장했는데도 이렇게 완벽하게 부를수 있다면 웬만해선 탈락하는일 없을것 같네요.
박정현씨
사실 의외의 1등이었습니다. 들으면서 박정현씨 발성이 옛날과는 많이 변했다고 느끼고 있었고 '박정현 성량 대박이네요 ㅎㄷㄷㄷ'이라는 댓글도 달려다가 말았지만 결국엔 제 느낌엔 좀 오바하지 않았나 생각했더든요.. 클라이막스에서 쇳소리 너무 많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선 그게 그만큼 열심히 하는걸로 들리고 더더욱 감동적으로 들렸을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현장에서 들을수 없었기에 저는 박정현씨 옛날에 쓰던 창법, 고음도 맑게 올리는 그런 창법이 좋았던것 같은데, 어쨌든 현장에서 들은분들이 1등으로 뽑은거 보면 효과는 많이 본듯 하네요.
윤도현씨
사실 윤도현씨 실력이야 모르는사람도 없을거고 저도 아주 좋아하는 보컬입니다. 제가 관악기 연주하는 사람인데 호흡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근데 가수중에 호흡을 제일 잘 쓰는 사람 중에 한명이 바로 윤도현이라 크게 존경하는 가수이기도 하구요.. 오늘 노래한곡은 사실 처음들었습니다. 그리고 퍼포먼스를 워낙에 현란하게 하고 반주도 락이다 보니 목소리가 다소 가려지는 느낌도 있었지만 집중해서 들어보면 그의 노래는 흠잡을것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브로 CD뺨치게 노래했죠. 대단했습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전혀 흔들림이 없었어요.
김건모씨
아 건모형...정말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그가 부른 발라드곡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청첩장, 미안해요 등.. 하지만 이 분은 장난끼때문에 실제 무대에서는 녹음에서만큼의 감성을 담아내지 못한다는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가 정말로 진지하게 임해서 노래하면 무조건 일등할수 있다고 확신 하지만 이분 성격상 예능에서 진지하게 할것같지는 않네요.. 하지만 음악적인 역량은 7명중에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김건모의 장기는 오늘 보여준 무대위에서 편안한 모습보다는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모습 볼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드네요..
아 뭐 대충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오늘 순위는 꾀나 놀라웠지만 그만큼 티비로 보는것과 현장에서 보는것이 다른 느낌인거겠죠...
기회가 되면 평가단으로 참여도 해보고 싶네요.
어쨌든 아이돌 판인 가요계를 다시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은 맞는 말씀인데, 저도 박정현이 너무 긴장하고 컨디션이 안좋아보이더라구요. 백지영 역시 긴장을 많이 한듯 했고,,,그래서 사실 그 둘은 좀 후순위일줄 알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박정현이 1등해서 좀 놀랐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