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경기정모 참석이 쉬울 것같지 않아 망설였었는데
안가도 후회 할터라 양주한병 들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사무실을 떠난지 80여분만에 도착한 금정역에서 '나가는 곳'
이라는 표지판이 헛갈려 10분정도 헤매다 깔끔한 간판과는
달리 백반집 분위기가 물씬한 '수원왕갈비'집을 찾아 들어
갔다.
"아줌마, 단체예약 방이 어디죠"
대답대신 아랫턱을 주억거리는 아줌마의 인상이 별로 유쾌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손님들을 갸웃거렸다.
상추쌈을 볼따구 가득 채워 넣다 마주친 눈길이 게면쩍은지
콧바람을 날리고 수줍어 하는 아가씨와, 오늘 뿌리를 뽑기로
작정했는지 3인분 추가를 외치는 공작원같은 아저씨를 지나
후미진 안쪽방으로 새꼼히 고갤 젖혀보니 거기에 오늘 모이
라고 한 두손짱과 환타 짱써포터의 모습이 보엿다.
열두어명 앉으면 적당할 자리를 보고 오늘 참석인원이 그
이상을 넘진 않을 것이라고 예감하며 중간을 조금 넘은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뒤집기에 들어 간 옆자리 돼지갈비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두툼한 갈비하날 속으로 찜해놓고 능란한 젓갈질로 애착을
보이며, 내쪽 상엔 삼겹살을 주문하는 교묘한 고기잡일
시도햇다. (삼겹살 못드신 분들께 이자릴 빌어 사과한다고
말을 하고 싶지만, 제 복이죠!)
비냉과 물냉 그리고 공기밥으로 식살 마무리 짓고 최연장
자이신 토방님의 기립으로(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분이다)
1차 자릴 털었다.
밤10시! 바깥기온은 생각만큼 적당했다.
자연스럽게 삼삼오오 대열이 맞춰지고 이리갈까, 저리갈까
헤매기도 전에 환타님의 결연한 목소리가 들린다.
"2차는 노래방". "워디....". "21세기 노래방...."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지적인(?) 11명의 경기지역
동호인들은 횡단보도에 얌전히(솔잎사랑 빼고) 집결했다.
빨간불은 무지 길었다.
드뎌 21세기 노래방 앞. 그러나 입구에 서기도 전에 분란(?)
이 일었다. 나이트라는 작지만 결정적인 단어가 워디선가
"툭" 튀어 나온 것이다.
'아! 난 노래방 체질인디....'
그러나, 단체행동 아닌가. 교련시간과 군대(비록 방위였지만),
예비군과 민방위훈련을 통해 몸에 익힌 그, 단체행동!
그대로 따라갔다. 군말없이......
공무집행(음주운전)자의 피리를 두번이나 불고 도착한 곳.
'한국관!'
유치한 이름이었다. 관이 뭐야, 관이!
십수년만의 나이트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춤못추는 사람이 더 많고, 춤은 지금도 여자들이 더 잘 추는
것도(두손과 파샤빼고) 그렇고, 무지 굽신거리는 웨이터도
그렇고, 사이사이 번득이는 부킹남녀들의 시선도 그렇고,
DJ, 음향과조명등도 다 그랬다.
그래도 신은 났다. 왼쪽다리가 아팠지만 스트레슨 풀렸다.
플로어 고정자인 환타와 토방님은 지칠 줄 모른다.
다들 그렇게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오늘 생일을 맞은
멜빵님과 예쁜왕비님의 축하식을 마지막으로 지적인(?)
11명의 나이트는 끝났다.
이제 집에 갈 사람과, 3차 노래방 갈 사람들 따로 남았다.
난 집으로 간다. 부양가족(?) 땜시.... 그리고 4명 더
추가로 갔다. 집에. 그리고, 묻는다. "노래방 간 분들,
재밋게 마무리 졌나요."--- ( 꼭 답글 해주기 바람)
그랬다. 11명중 처음 본이들이 7명이었고, 지난달 본
이들이 상당수 안왔지만 우리네는 다 그만그만한 사람
들이었다. 두드러지진 않아도 편안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단체 활동을 하고있지만 다
나름의 이미지가 있어 거기에 맞추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중 '3040늘푸사'라는 사이버상의 활동은 일정의
한계가 있는 것이라 서먹한 것이 사실이다.
회원의 분포도가 워낙 광범위하고, 규정되어 진 것이
넉넉치 않은지라 모임 자체가 수월치 않은데다 강제
성을 부여하기도 쉽지 않다. 그로 인해 결속하기가
어렵고, 목적과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더더욱 요원한
일이 되는 것이다. 수많은 닉을 접하면서도 정작 수
적은 닉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손과 환타님의 노력은 순수하고 지속적
이어서 앞으로가 기대되어진다.
거기에 부응치 못할지 몰라도 동호인으로서 반응은
보이고 싶은 것이다.
지난 정모때 뵌 분들외 많은 님들의 참여가 필요 할
때다. 게시판과 더불어 정모에 대한 꾸준한 참여를
경기지역 님들께 권하면서 오늘 참석해 주신 면면을
소개하는 것으로 모임후기에 가름코자 한다.
<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 토 방 : 오늘의 최연장자. 산행을 즐기셔서 그런지
얼굴빛이 곱다.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나이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아 춤보다 노래
실력이 못하지 싶다(맞아요). 연인에서 토방
으로 닉을 바꾸신 만큼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
해 봅니다. 또한 지주로써도......
(뭔진 모르겠으나, 4억 또는 40억운운들 할
때 옆에 가 앉고 싶더군요...)
*솔잎사랑: 드뎌 뜬 것같다. 노랑머리에 한 귀걸이!
두손과 환타님, 놓치지 마세요. 목청 좋고
애교 만점이고, 한 체격하는 타고 난 분위기
메이커잖아요. 경기모임의 앞날이 기대되요.
솔잎사랑! 정모때 꼭 나타나길 바라오.
' 나도 쌈 싸주지 그랬어..'
*두 그 루: 왜! 두그루신가요. 한그루도 있는데....
안산 부동산계의 무서븐 신예시라구요.
얼굴을 봐서는 나이가 짐작이 안돼네요.
조용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모임내내 제자릴
지켜주셔서 보기 좋았습니다. 위아래로 늘
그렇게 경기모임을 끌어주시길 바랍니다.
* 멜 빵 : 멜빵! 보기 힘든 이름입니다.
혹, 어릴때 멜빵에 한이 맺히셨는지 아님
별명인지 궁금하네요. 담에 꼭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님은 맏며느리감이란 얘길
많이 들으실 것같네요. 복스러운 얼굴이잖아
요,왜. 이번엔 말을 아끼셧지만 앞으론 이야
기 보따릴 푸시기 바랍니다.
*예쁜왕비: 알현 할 기회를 갖게되어 황송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예쁘세요. 특히, 대바늘을 무지
하게 뽑아내는 몽매한 환자들을 달래는 백의
의 천사시라 빛이 더 하실겁니다. 그 나이트
와 이나이트의 차이점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춤은 연희님 담으로 잘 추셨습니다. 그리고
하나 여쭤볼께요. 혈액순환제(정)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 펩 시 : 님의 닉을 접했을때 감이 오더군요.
환타님과 사촌사이라는 말을 들었을 떄 '그랬
었구나'라고 끄덕였죠. 멀리 성남에서 오셨다는
말씀 듣고 또 끄덕거렸습니다. 그 성의에 접때
왔다 오늘 안오신 분들이 회개(?)하고 담에 꼭
나오시길 기대해 봅니다. 속깊은 님의 모습처럼
앞으로의 경기모임이 더욱 깊어지길 바람니다.
* 파 샤 : 평소 좋은 글 많이 올리시더니 오늘 직접 행차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트에서 내숭을 마치
고 선 보인'무릎꿇고 마구흔들어대기' 춤에 저
쓰러질 뻔 했죠. 노래방에선 어쨌는지 무지
궁금하네요. 보기좋은 파격은 아무나 못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뵙시다. 게시판에도 계속 좋은
글 올려 주기 바랍니다.
* 기 타 : 두손회장과 환타총무님 그리고 구면인 연희아가씬
다 아시는 분들이라 소개를 빠트릴께요.
양해해 주셔서 감사함다.
추신-- 독수리 타법으로 이글 치는데만 1시간30분이 걸렸네요.
번개타법님들이 글을 올려야 되는디.....
암튼, 다들 건강히 지내시고 다음 정모 땐 많은 분들
뵐 수있길 바랄께요. 계세요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