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반 애들이 임진년 첫모임을 가졌다. 이번달 셋째 화요일이니 21일이었다. 삼성동 강구 미주구리 라고 하는 식당인데 김승기가 추천한 장소였지. 지난번 까지는 사당동에 있는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는 데, 좀 변화를 가져 보고 친구들이 돌아 가면서 맛있는 집을 추천하면 그러한 새로운 곳을 개발하자는 취지였지. 이제 다음번에는 어느 장소가 될려는 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하네.
해가 바뀌고 첫 모임이라 그러한지 참석한 눔들이 좀 되는 편.
함용식, 김승기, 이종복, 최준혁, 김의수,
이영호, 이동훈, 유병오, 김상배, 김영용,
박인환, 박정천, 장철훈,---이상 열세명.
최근에 이름을 바꾼 준혁이가 옛 이름으로 한 60 년을 넘게 살았으니 새로운 이름으로 분위기 전환하여 남은 인생을 멋지게 만들겠다고 이름 바꾼 연유를 설명하였고. 친구들이 "야, 고것참 신선한 발상이다"라고 맞장구 치고는 그러면 우리도 한번 모두 이름을 바꿔 보자고 하였지.
"야, 승기야, 너는 이제부터 상배라고 해 나, 상배는 니 이름으로 승기로 할게"하여 이름을 맞바꾸기도 하고 옆사람 이름으로 한킨씩 돌려서 부르면서 막걸리에 소주를 마셔 댔다. 술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니, 히히덕 거리며 서로 이름을 바꾸어 부르는데 사실 지가 지이름 부르면서 다른 사람을 부르는 일이 벌어지니 "야, 고것두 재미가 있네"하는 소리가 이쪽 저쪽에서 들리기도 하고. 히히덕 거리었지. 히, 히, 뭐, 지들이 지금 고등핵교 학생들인 줄 알고, 에이 주책들. 그러니 얼마나 시끄러웠겠냐? 안봐도 비디오지. 시험삼아 한번들 해 보슈. 재미 있나 없나.
의수---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참석했지. 철학박사. 서울대 철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지금은 전북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중. 금년을 끝으로 28년 교수생활에서 은퇴를 하면 더욱 열심히 동창회에 나올 예정. 충청북도가 고향인데 어찌 어찌 하다보니 전라북도에 있는 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지금 사는 곳은 천안. 그 멀리 천안에서 동창들 얼굴 보자고 올라온 그 열정. 현대철학의 열정인가? 음, 현대철학을 독일에 가서 7년동안이나 살면서 공부 했으니---
용식---하던 무역업을 접고 이제는 다른 업을 하는데 그 업종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설명은 아니 했고 아마도 휴업인 것 같어. 이제 60대 중반이니 건강이 제일이고 이렇게 친구들 만나니 반갑다고 건배를 제의.
승기---강주 미주구리라는 식당을 추천한 이유를 설명. 이곳에 자주 온대. 식당 주인 여자가 젊고 약간 섹시하게 생겼는데 오가는 눈 빛이 아주 가관이드구만. 오가는 눈빛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한 승기는 아직 순진한 모양. 서울상대 나와도 그 일에는 별 수없는 모양. 식당 추천한 이유가 그리 순수하다고 말하기에는 2%가 부족함. 그래 잘 해봐. 누가 말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종복---의지의 한국인. 충청북도 음성에 있는 극동대학교 교수로 재직중. 지금은 다행히 방학 때가 되어서 동창회에 나올 수가 있고 금년을 끝으로 이직을 고만 두면 동창회에 불이 나도록 나올 예정. 동창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라 더 이상의 소식은 생략.
준혁---(주)보노겐 부사장으로 현재는 있지만 조만간 이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여 현재 그 작업이 진행중. 친구들, 자신의 늙어가는 모습이 고민 스러우면 준혁이를 만나봐. 그 해결책을 손에 쥐고 있어.
영호---청담동 사는 영호가 약간 늦게 도착 했는데 요즈음 많이 바쁜 모양. 남은 인생 친구들 만나서 재미 있게 지내고 싶다고 한마디 하였지. 조금 떨어져서 앉은 데다 술이 거나하게 한잔 한 후에 한마디씩 해서 기억이 가물 가물. 영호는 장가를 잘 갔지. 항상 유쾌한 선녀님과 살고 있으니---
동훈---다음번 반창회는 야외로 나가서 하자고 제안. 인환이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하였고 상배가 그 비용이 얼마가 나오든가 100% 부담하겠다고 하였지. 아마도 동훈이가 그 야외라는 장소를 추천할 모양이더군. 최근에 야헌이라고 호도 만들고 글을 쓰겠다고 마음 단단히 먹고 있고. 그래, 뭐 든지 시도를 해보는 것이여. 좋아 좋아. 야, 그 야헌이라는 호는 야헌 동영상보다가 만든 이름이냐? 야헌. 이제 동훈이 호를 기억 못할 사람은 없을 터이다.
병오---건설업종에 오랫동안 종사 한 일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연희동에서 강남까지 오시느라구 수고가 많았겠지만 얼마전까지 살던 동네. 아마도 고향에 온 것같은 느낌이었을 거여. 은퇴하였어도 여전히 바뿌고 건강하게 밝게 살자고 건배를 제의하여 모두로 부터 박수 갈채를 한 몸에 받았지. 돌아서면서 칼을 잘 갈아 놓으라고 큰 소리.
상배---여전히 건설업종에 종사하고 있고, "사업이 잘되냐?"고 묻는 질문에 "요새 사업 잘되는 놈이 어디 있냐?"고 큰 소리로 대항하는 것을 보면 그런 대로 잘 굴러가는 모양. 이제는 진아(眞我)를 찿아야 한다고 친구들에게 일장의 불교 강의. 의수가 철학박사인데 너부 많이 나간건 아닌가? 그래 "지나"를 찿자. 지금 어느 하늘 아래 살고 있는지 그 예뻣던 지나를 찿아. 술먹으니 알맹이가 저절로 보이기 시작. 인생의 알맹이가.
영용---병원에서 오는 길이라고 하였던가. 백주만 마셨지. 백주---사이다. 두번의 암수술을 받고 이제는 다른 곳에도 약간의 이상이 있나하여 검사를 받았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창회에 참석. 어부인한테 야단 맞고 싶어 안달을 하는 구만. 아퍼보니 친구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 학창시절이 그리워진다고---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 영용아 너 영웅아니냐?
인환---4반 반장이고 사우회 회장이신 인환이. 서울대 졸업후 학교선생님을 거처 언론계통에 오랫동안 종사해왔고 요즈음은 스트라이크 기간이라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다고. 상배가 야유회 비용을 100% 부담하겠다고 하는 데도 그러하면 안된다고 한계를 딱 정하여 이 이상은 부담 하지 말라고. 회장님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
정천---아직도 왕성한 사업을 펼치고 있고 지난해 매출이 40억을 윗돌았는데 금년에는 두배이상 신장할 것같다는 이야기. 산악회에서 뭐 말레지아로 해외 원정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동훈이가 홍보 하였고 많이 참석하자고 제의. 그런데 그 식당앞에서 박은 사진 왜 안보내 주냐? 그거 기다리다가 안와서 그냥 이렇게 쓴다, 야.
철훈---지난 일년전부터 성남아트센터에 나가서 그림공부중. 그림그리는 일 ---아주 한가롭고 되게 바쁜 일이야. 하루, 한달이 짧아. 한번 해봐. 그려야지, 이론 공부해야지, 미술사, 미학에 관련된 책 읽어야지. 구상하고--- 아, 대충이만. 게다가 25명 정도가 한 구룹으로 유지되는데 선생 빼고는 모두 여자들. 무엇 달린 놈은 단 한놈. 20대 후반 부터 60대 후반 까지 다양. 다들 예뻐. 게다가 별도 모임은 왜 그리 많은지--- 박물관, 미술관, 전시회, 작품품평회----
모임 끝나고 일부는 지난번 웬수 값는 다고 당구장으로 몰려가고 일부는 삼성역 전철역으로 함께 걸어 갔지. 공기 속에 봄기운이 스며 들어간 그 강남 한 복판의 도시 냄새를 맡으며---
이만,끝.
첫댓글 장 도사님, 넘 이름가꾸 장난치지 말어유~(술 취한 줄 알았더니 한 말들은 모두기억하누만. 쓰느라고 수고 많았어)
승기도 고마웠고. 인환이 애썼고, 상배 형님도 수고했고. 용식아, 미안하다.
철훈이 글 솜씨도 기히 알고 있었지만, 새겨보니 이미 작고한 임창수에 버금가누나! 먼저 가신 분이 형님이니 양해하길. 정말 애 많이 썼다 고맙고 수고했다.
철훈이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기억력이 정말 비상하구나. 술 마시며 한 이야기도 다 기억을 하고(그런데 남의 성씨를 함부로 바꿔도 되는지 모르겠네)... 구수한 입담에 이어 글쓰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사우회의 보물단지인 철훈아, 내년부터는 사우회장으로 수고 좀 해 다오.
인환아! 아, 죽을 죄를 지었네. 미안, 미안, 골 백번 미안.
어떻게 이런 실 수를 하냐? 에이 늙으면 오만 짓을 다한다니까. 다시 미안.
우리 박인환, "시인,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의 그 박인환 시인보다 더 시인 스러운 너의 성을 잘 못 쓰다니---- 박인환, 박인환, 박인환, 타자연습 다시 했다, 야---. 미안.
우리 나이에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그거이 뭐 큰 문제이겠어?? 어쨌든 그대가 쓴 사우회 모임 후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끝까지 차근차근 읽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