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추운 날씨였어요. 꽃샘추위가 아니라 엄동설한의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날, 뭐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그래 이거야 하고 칡칼국수를 해먹기로 했답니다. 어떻게 칡으로 칼국수를 하느냐구요? 한번 보실래요?
작년에 캐서 말린 칡이랍니다. 차로 끓여 마시려고 햇빛에 말려두었던 것인데, 꼭 차로만 끓여 먹으라는 법은 없잖아요.
칡을 잘 씻어 분쇄기에 넣고 갈았습니다.
물을 넣고 즙을 짜냈습니다. 칡 특유의 갈빛과 향이 얼마나 고운지.... 건더기는 버리지 않고 차로 한번 더 우려 먹기로 했어요.
밀가루를 넣고 반죽을 하기 시작했어요.
밀반죽을 종잇장처럼 얇게 펴야하는데, 홍두깨가 없어서 와인 병을 사용했답니다.
계란말이 할 때처럼 착착 접어서 얇게 썰었습니다.
서로 달라붙지 않게 밀가루를 묻혀야지요. 참고로 이 모든 공정은 우리 집 남자가 했답니다. 저는 입으로만.... ^^ 우리 집 남자, 집만 잘 짓는 줄 알았더니 칼국수도 참 잘 만들지요?^^
엊그제 사골을 끓였는데, 그 국물에 표고버섯과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한번 더 우렸습니다. 이렇게 완성 된 칡칼국수... 빛깔과 향이 끝내줬어요. 반찬은 달랑 김치 한 가지뿐이었지만 식구들 모두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었답니다. 한 끼를 먹기 위해 긴 시간과 노동을 들인, 여느 때보다 값진 식사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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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칡으로 칼국수까지..우리 먹거리의 변신은 정말 대단합니다..슬로푸드 산방 살펴보다가 목욕물 받던게 넘어버렸어요..ㅎㅎ..에구 물아깝고..가스비도 아깝고..그래도 넘 좋습니다..
조은 여시님..ㅎㅎ..에이 참..어설퍼서 일났네여..ㅎㅎ
후루룩 후루룩 뜨거운 칼국수 후후 불어가며 드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정말 맛나겠어요.국수 색깔도 먹음직 스럽고 국물도 걸쭉해 보여 한그릇 비우면 속이 아주 든든하겠는걸요 눈으로 라도 한그릇 대접 잘받고 갑니다*^^*
웰빙 먹거리이군요/ 음식의세계 변신은 무궁무진하군요 먹고싶어집니다....
만들기도 힘이들지만, 칡의 향과 맛이 우리몸을 맑게 해줄것 같아요
와! 부럽습니다. 너무 맛나 보이네요.
역시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 맛있습니다. 김치도 맛있게 생겼네요^^
저도 한번 만들어 가족에게 맛 보여주고 싶어지네요.
나도 먹고 싶당 ~~ 맛나 보여요. ^^*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