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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살의 바다를 나아간다.
못의 수심은 1미터도 되지 않는다.
바닥에는 치덕치덕 육괴가 펼쳐져 있어, 실제 잠기는 건 무릎 정도이긴 했다.
「윽———이, 기분 나쁜 거에도 정도가 있다니까, 정말……!」
흐트러진 호흡인 채 험한 소리를 한다.
한 발짝 나아갈 때마다, 대량의 벌레를 밟아 으스러뜨리는 듯한 오한이 든다.
살갗에 엉겨 붙는 부육은 부육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고, 멈춰서면 그녀를 집어먹으려고 모여든다.
「윽……! 아 정말, 빌어먹을……!」
그걸 억지로 뿌리치며 앞으로 나아간다.
푹, 푹, 퍽.
내장을 헤치면서 나아가는 작업은,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하고 있을 수 없다.
이 정도라면 정육점 아르바이트도 무섭지 않다.
소 한 마리 해체하는 작업도 간단하다, 하고 토오사카 린은 태도를 바꾼다.
그런 사정으로, 이 작업에도 익숙해졌다.
작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게 될 정도로 절박해 있었지만, 하여간 정신적인 대미지는 입지 않게 됐다.
「윽……아, 하아, 아, 윽————」
그러나, 이것만은 마음가짐 따위로는 견뎌낼 수 없다.
한 발짝 나아갈 때마다, 몸의 열이 올라간다.
발에 엉겨 붙는 부육은, 그 순간에 신경을 침투해 온다. 떼어내 봐야 이미 독은 돌고 있는 것이다.
저주.
손에 잡힐 정도로 된 “타인에의 악의”는 학질 같다.
닿으면 발병한다.
신경을 침범하고 체력을 뺏고 뇌를 삶는 그것은, 한 발짝 걸은 시점에서 치명적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두 발짝에 움직임이 멈추고, 부육에 쓰러진다.
그 뒤 어떻게 되는가 따위 알 수 없다.
질식사하는지, 자신도 부육의 일부가 되는가 따위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런 건, 이미 40도를 넘는 머리로 상상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크————아, 이, 게————」
멈출 것 같은 발, 비틀거릴 것 같은 몸을 필사적으로 버티고, 앞으로 나아간다.
……린도 역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부육에 뛰어든 것이 아니다.
나머지 둘 밖에 없는 애지중지하는 보석을 삼켜서, 모은 마력 전부를 방어막에 충당하고 있다.
이 저주가 순수한 마력이 결정화한 것이라면, 단순히 강한 마력을 두르고 있으면 튕겨낼 수 있을 터———
「크————, 안, 좋————」
……시계가 일그러진다.
그 예상은 옳았지만, 규모가 달랐다.
삼킨 보석 따위 종이도 못 된다.
이건 인간이 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안에서『빼앗기는 걸 면하는』인간 따위 있을 수 없다.
……여기서는, 그저.
자신의, 자신에 대한 강함만이, 살아남는 지주였다.
「뜨————거————아아, 정말……이렇다면, 불바다에 뛰어드는 쪽이, 시원한, 데」
실제로, 보석에 지켜지는 그녀라면, 불바다에 뛰어들어도 지장은 없다.
그런 불평을, 의미도 없이 입에 담은 순간,
「—————————윽」
자신의 가벼운 말에 화가 나서, 기합이 돌아왔다.
절대 그렇지 않다.
절대로 이 정도로, 그런 소리는 할 수 없다.
열에 들뜬 머리로, 등뒤의 검극에 귀를 기울인다.
……둘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에미야 시로가 유도했는지, 그렇지 않으면 어찌할 도리도 없이 궁지에 몰려 있을 뿐인 것인지.
어느 쪽이든, 둘의 싸움은 경내로 옮겨진 듯 하다.
「————앞으로 조금. 단숨에 갈 테니까, 그 때까지」
달린다.
그래도 겨우 걷는 정도의 속도였지만, 어쨌든 발을 움직였다.
부육을 헤친다.
꼴사납게 흐트러진 호흡으로 육괴에 손을 뻗는다.
「읏, 차————!」
기듯이 올라갔다.
육괴의 산에는 확실한 감촉.
「……아. 어쩐지, 이쪽이 편한 것 같네」
두근두근 맥동하는 지면에 몸을 맡긴다.
기분 나쁨은 이쪽이 위지만, 신경을 침범하는 열은 급속히 식어갔다.
「……? 잠깐, 이거……어쩌면……」
붉은 지면에 손가락을 댄다.
……그것은, 검은 진흙과 마찬가지이면서, 분명히 실체를 가진 것.
성배라고 하는 것에서 넘쳐 나와, 마력에 의해 형체를 얻은———수육한,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서번트……이거, 서번트랑 마찬가지구나」
멍하니 중얼거린다.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려고 하다가 린은 사고를 멈췄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좋아, 회복했어. 잽싸게 신지를 찾아내서 이런 데랑은 작별이야」
일어나서, 육괴 위를 달린다.
살의 산은 직경 50미터 정도의 부도(浮島)였다.
저편 기슭에서는 알 수 없었지만, 크게 올라온 토대는 산맥처럼 뒤얽혀 있다.
「————찾았다」
그 안.
살의 골짜기에 숨듯이, 마토 신지의 모습은 있었다.
「으아……!」
내질러지는 검을 튕겨낸다.
전개된 보구는 10을 넘어, 그 전부가 화살이 되어 에미야 시로를 부수러 덤벼든다.
「크, 윽…… ! ! ! !」
모래가 되어 흩어진 검을 던져버리고, 다음 탄환에 대비한다.
「하, 하아, 하————」
흐트러진 호흡을 단숨에 정상으로 되돌린다.
숨결이 흐트러지면 투영은 불가능하고, 무기가 없으면 이 몸은 쉽게 꼬챙이 형을 당할 뿐.
「헉, 으————!」
이 싸움은, 녀석과의 싸움이 아니다.
자신의 몸과의 싸움,
투영의 속도와 정밀도가 떨어졌을 때야말로, 에미야 시로가 사라지는 때다.
「하————자, 쉬고 있을 틈은 없다!」
「윽……!」
녀석의 목소리에 응해, 본 적도 없는 직도(直刀)가 칼끝을 돌린다.
척, 하고 소리를 내면서 장전된 직도보구는, 그대로 필살의 속도로————
trace
「————투영……!」
「————으, 윽————」
충격을 다 죽이지 못하고, 등으로 지면에 쓰러진다.
순간적으로 옆으로 굴러서, 태세를 다시 갖추면서 일어선다.
「왜 그러나, 질이 떨어져 있다. 겨우 일격으로 부서져서야 복제라고는 할 수 없지」
……비웃는 목소리.
녀석은 분명히 즐기고 있다.
등뒤에 흔들거리는 보구를 일제히 쏘면, 나에게 막을 방법 따위 없다.
그런데도 한 자루씩, 이쪽의 한계를 시험하듯이 적당히 하고 있다.
「하————하아, 하————」
……그러나, 지금은 그게 좋게 작용하고 있다.
아무리 토오사카에게 백업 받고 있다고 해도, 상대의 무기를 보고 나서 하는 투영은 너무 곤란했다.
모조할 수 있는 건 형태뿐.
그 내면에 잇는 능력까지는 설계하지 못하고, 이렇게 일격 막을 때마다 부서진다.
「크—그, 자식, 이래서야, 어떻게———」
저 녀석에게 이길 수 있는 건 나뿐이라고 녀석은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꼴이다.
녀석의 보구를 막고, 파고들어 한 방 먹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둘. 최저로도 두 개의 무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 자루조차 이 꼴인데, 동시에 투영하는 것 따위 가능할 성 싶지 않다……!
「왜 그러나. 만만치 않은 건 입뿐이냐, faker」
굴러다니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녀석은 철저하게 즐거운 듯 하다.
「하————아」
……호흡을 가다듬는다.
만족해서 기뻐하고 있는 상태인 건 좋다.
그렇다면 아직, 미숙한 자신에게도 승산은 있다————
trace, on
「————투영,개시」
내계에 의식을 돌린다.
한정된 얼마 안 되는 회로.
거기에, 한계까지 설계도를 늘어놔 간다.
……시인할 수 있는 녀석의 보구는 17개.
그 외견에서 내부구조를 파악하고, 창작이념을 끌어내고 구성재질을 골라낸다————
「쿨럭———…………!」
토혈한다.
통상 하나나 둘밖에 들어가지 않는 회로에, 복수의 설계도마술을 달리게 하고 있는 대가다.
투영을 시작하고 나서 신경은 손상되고, 몸은 안쪽에서 붕괴하고 있다.
위에는 피가 쌓이고, 식도는 펌프처럼, 혈액을 밖으로 토해내게 하려고 하고 있다.
「————빙의경험, 공감 종료」
그걸 삼키고, 공정을 강행한다.
간장 막야로는 녀석의 보구는 막을 수 없다.
아쳐 정도의 검기가 있으면 쌍검으로도 막을 수 있겠지만, 나에겐 그만큼의 기량은 없다.
검기에서 떨어지는 내가 보구를 막는 방법은 단 하나.
쏘아지는 보구와 완전히 같은 보구를 부딪치는 것을 통해, 단순히 상쇄하는 것밖에 없다————!
「후————후우, 후————」
마력이라면 아직 버틴다.
토오사카로부터의 공급은 보통이 아니다.
……다만, 그걸 움직이는 회로 자체가, 근본부터 도괴하기 시작하고 있다.
끝은 가깝다.
녀석이 진지해졌을 때, 같은 숫자의 검을 투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정도의 숫자를 투영하면, 틀림없이, 이 몸은 파열한다.
rollout bullet clear
「———— 공정완료. 전 투영,대기」
넘쳐나는 이미지를 보존한다.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검은, 그 이미지대로 안에서 몸을 꼬챙이로 찌르는 것이다.
회로가 달궈져 끊어져서 제어할 수 없게 되면,
에미야 시로는 안에서 찔러지는 칼날에 의해, 그야말로 고슴도치로 화한다.
「호오. 이번은 많군. 10, 15, 17……그런가, 눈에 보이는 내 보구를 전부 복제한 건가」
「뭐————라고?」
「얕보지 마라. 마술사의 수법 따위 간파하지 못해서 뭐가 영령인가. 너에게 작용하는 마술 숫자 따위, 그야말로 손에 잡힐 듯이 알 수 있다」
「—————————」
그 말에, 허를 찔렸다.
천의 재보를 소유하는 영웅왕은, 본 것만으로 이쪽 마술을 파악한다는 건가, 하고.
「그럼 채점이다.물론———아무리 정교하다 해도, 한 자루도 세상에는 남기지 않는다만」
길가메쉬의 팔이 올라간다.
「크————!」
반응이 늦었다.
녀석의 말에 마음을 뺏긴 그 틈이, 절망적이기까지 한 후수————!
쏘아지는 17개의 보구.
“왕의 재보”. 그 일부가, 놀이는 끝이라고 하는 듯이 밀어닥친다……!
freeze out sword barrel full open
「윽———정지해동, 전 투영 연속 층사 ……… ! ! !」
「하————으————!」
몸이 떨린다.
내면에서 쏘아내는 검과, 외계에서 쏘아지는 검이 충돌해, 충격이 안과 밖을 떨게 한다.
「아————커————………… ! ! ! !」
다 막아낼 수 없다.
17개의 보구를 투영해 봐야, 자신에게 가능한 건 한 자루씩 형체로 만드는 것뿐.
아무리 연속이라고 해도 한 자루씩밖에 꺼낼 수 없는 자신과,
그 전부를 일제히 쏴 오는 녀석과는, 처음부터 화력이 너무 다르다————!
「하하, 유리 세공치고는 잘 버티지만, 그것도 앞으로 몇 방인가. 자, 서둘러 흉내 내지 않으면 갈기갈기 찢긴다」
검극 저편에서, 녀석의 조소하는 목소리가 난다.
적 보구, 앞으로 12————!
「하지만, 정말이지 우고(愚考)로군.
이 몸에게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성배만이라도 떼어내는 판단은 옳다. 너는 이 몸에게 당해낼 리도 없지」
「윽————!」
전면으로 내민 손가락 끝이 탄다.
스스로 방출하는 마력과, 그 직전에서 충돌해서, 서로 튕겨내는 보구의 열이, 손가락을 용서 없이 태워 간다.
남은 보구, 앞으로 일곱————!
「허나, 그렇다면 저 남자를 죽여버리면 되잖나.
성배를 세우고 싶다면 신지를 처치하는 거야말로 확실하다.
마술사인 너희들이라면, 저 진흙을 넘지 않아도 죽일 방법은 있었겠지.
————흥. 그런데도 아직 구하려고 하는 그 위선, 그야말로 잡종의 구현이군————!」
「아————하, 아————」
……끊어진다.
회로가, 완전히 타서 끊어진다.
부족하다. 이런 얼마 안 되는 회로만으론, 이 남자에게는 당해낼 수 없다————!
「제————길, 어째, 서…………!」
왜 막을 수 없는가.
녀석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승부조차 되지 못한다.
————즉, 그건.
나에미야 시로는, 무언가를 착각하고 있다고 하는 건가.
「윽————아, 아———— !」
남은 보구, 앞으로 셋.
그걸 다 막아낼 때까지 몸은 버틸까.
아니, 그게 아니라, 생각해야 하는 건 내 검제와
아쳐 그 녀석의 검제, 그 차이가 무엇인가 하는————
「——————에?」
순간, 모든 감각이 정지했다.
닥쳐오는 남은 세 개의 보구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황금의 서번트는, 한 자루의 검을 꺼내 들고 있었다.
기괴한 검.
돌기둥이라고도 인식되는 그것을 본 시점에서, 사고가 백열 됐다고 해도 좋다.
「여자를 구한다고 했지, 애송이」
검의 포효를 타고, 비웃는 목소리가 울린다.
read
회로에 남은 세 개의 설계도마술을 전부 파기하고, 전속력으로 녀석의 검을 해독한다.
그러나.
“————읽을 수, 없어……?”
지금까지, 그것이 검이라면 어떤 것도 파악할 수 있었는데도.
저 검만은, 그 구조조차 파악할 수, 없다.
「그렇다면 보여 봐라. 그 위작으로, 대체 뭘 구할 수 있는지를!」
————바람이, 단층을 만들어낸다.
길가메쉬의 검에서 뿜어진 참풍(斬風)은, 자신의 보구조차 흩뜨리며 에미야 시로에게 덮쳐든다.
「—————————」
사고는 흰 채.
대항책 따위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남은 마력을 내동댕이쳤다————
순간.
지금까지 복제해 왔던 것들 중, 가장 단단한 것을 전면에 전개했다.
그러나, 그런 건 방패도 되지 못한다.
괴리검.
녀석의 손에 들린 정체불명의 검은 바람을 가르고, 도합 여섯의 보구를 분쇄하고, 내 몸을 절단했다.
사라져간다.
회로는 단선되어 가고, 토오사카로부터 받은 마력은 갈 곳을 잃고 되돌아간다.
「제———————길」
한심함을 저주한다.
자신이 미숙한 건 알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걸, 진심으로 매도했다.
어째서, 내 마력회로는 이것뿐인가.
좀 더 많이.
좀 더 많이, 저 어둠 뒤에 손이 뻗어지면, 그 녀석처럼, 싸워서————
————지면에 떨어진다.
충격을 다 죽이지 못하고, 수십 미터나 날아가서, 등으로 지면에 떨어졌다.
낙하에 의한 아픔은 없다.
그런 감각은 이미 남아있지 않다.
이 의식조차, 하얗게 세정되어 간다.
……죽어가기 직전.
최후에 생각한 것은, 잘도 손발이 붙어 있구나, 라고 하는 놀라움뿐이었다.
「거기까진가. 역시 가짜는 가짜였군. 너는 아무것도 구할 수 없다」
……고동이 작아져 간다.
폐는 움직이지 않고, 호흡을 하기 위한 기관은, 그 어느 것이나 굳어져 있었다.
「이럴 거면 아쳐가 남은 편이 즐길 수 있었다.
녀석도 위조꾼이었지만, 그 이념은 속물은 아니었으니까 말이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건, 눈이 부서졌기 때문이 아닌 듯 하다.
지금은 그저, 안이 엉망진창이라서, 인간으로서의 기능을 잊고 있다.
그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하튼 아픔조차 잊고 있으니까, 이대로 내버려두면, 간단히 죽을 수———
「———아아. 그러고 보니 녀석도 말했었지. 네 이념은 빌린 것이라고.
자신이 낳은 것이 무엇 하나 없는 남자가 무언가를 해내려고 하다니, 자만도 적당히 해라」
———그건, 할 수 없다.
이대로 제정신으로 돌아가면 아픔으로 발광한다고 해도, 의식을 되찾고 일어나라, 하고.
깊은 곳에 뿌리내린 자신이, 그 장소를 가리키며 말하고 있다.
「정의의 사자? 누구도 상처 입히지 않는 세계라고?
웃기는 소리를. 누구도 상처 입히지 않고 행복을 유지하는 세계 따위 없다.
인간이라는 것은 희생이 없어서는 생을 구가할 수 없는 짐승의 이름이지.
평등이라고 하는 겉보기만 좋은 것은, 어둠을 직시할 수 없는 약자의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잡종. 네 이상인가 하는 것은, 추함을 덮어 감출 뿐인 변명에 지나지 않아」
「—————————」
……움직이지 않을 터인 팔을, 들었다.
쓰러진 몸과, 죽음에 이르기 직전인 의식.
무언가를 잡는 듯이 들려진 한쪽 팔은, 그 날의, 회색의 하늘과 마찬가지였다.
……뭐가 우스운지, 누군가가 웃고 있다.
귀를 덮는 드높은 웃음은, 세계 전체의 인간의, 웃음소리 같기도 했다.
가짜 소원.
빌린 이상.
그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모멸하는 누군가.
……그렇다, 그 말대로다.
이 마음은 빌린 것.
누군가를 구하고 싶다고 하는 소원이, 아름다웠기에 동경했을 뿐.
그렇기에, 자신에게서 흘러 넘친 마음 따위 없다.
이 몸은 누군가의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저주 같은 강박관념에, 계속 움직여져 왔다.
그래서 가짜.
그런 위선은 결국 아무것도 구할 수 없다.
애초에, 뭘 구해야 하는지도 정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나, 그래도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건 자신에게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구하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흉내 냈을 뿐인 장식이다.
그 때, 자신의 안은 텅 비었었다.
누구나가 평등하게 죽고, 자신은 누구 하나 구할 수 없었다.
인간 따위 그런 것이라고 포기하지 않으면, 눈앞의 공포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렇기에, 그 이상에 동경했다.
자신은 얻을 수 없으니까, 그 존엄함에 눈물 흘렸다.
안 되는 건가.
자신의 마음이 아니니까, 그건 가짜인 건가.
가짜니까, 도달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아니다. 그건 틀림없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아」
가짜라도 좋다.
이뤄지지 않는 이상이라도 이룰 뿐.
본래 이루어지지 않는 꿈, 이미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
———그렇다면, 에미야 시로가 가짜라고 해도.
거기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이 진짜겠지.
「———그래. 그런 건, 이미」
모든 것을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누군가가 희생되지 않으면 구원은 없다고, 알고 있다.
어른이 됐으니까, 그게 현실인 거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런 뒤에, 그런 것이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안 뒤에, 역시 이상을 계속 추구했다.
상처 입고 끝, 이 아니라.
많은 것을 구하기 위해 상처 입고, 그게 최선이라고 해도, 그래도———누구도 상처 입지 않는 행복을 계속 추구한다.
정의 따위 이 세상에는 없다, 고.
현실이라는 것은 무가치하게 사람이 계속 죽어가는 것이라고.
그런 득도한 듯한 말포기가, 올바르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끝에, 녀석은 여기에 도달했다.
네가 믿은 것.
네가 믿었던 것.
그 정체가 위선이라고 녀석남자는 말했다.
그래도, 그렇게 말한 남자야말로, 최후까지 그 위선을 관철한 것이다.
……그렇다면 계속할 수 있다.
빌린 채, 가짜인 채라도 상관없다.
본래, 그런 걸 신경 쓸 정도로 복잡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 검의 언덕에서 홀로 생각했다.
자신에게 보이는 세계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걸 위해서 싸우겠다고.
이런 건, 생각할 것까지도 없었던 것이다.
협착한 자신의 세계.
처음부터 자신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이 작은 “세계”뿐이니까————
————그렇다.
이 몸은, 단단한 검으로 되어 있다.
……그래, 그래서 다소의 것에는 견뎌갈 수 있다.
에미야 시로는, 최후까지 이 꿈을 계속 고집할 수 있다.
……완전히 마모된 긴 세월.
비록 그 끝에.
구했던 것이, 무엇 하나 없다고 해도.
「———뭐야, 그것뿐이었잖아!」
「윽————!?」
몸을 일으킨다.
의식이 돌아온 순간, 손발은 말을 들어줬다.
기세 좋게 일어난 몸은 아직 움직인다.
그 검의 일격을 맞고, 살아있을 뿐 아니라 일어설 수 있는 게 불가사의하지만, 그런 건 별 상관 없다.
살아났다고 한다면, 무언가 살아날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단지 그것이, 내가 아는 바 없는 것이었을 뿐.
「직전에 방패를 친 건가……? 힘을 아꼈다곤 해도, 치명상이었을 텐데.
———의외로 질기구나, 애송아」
「힘을 아껴……? 하, 그 정도 산더미만큼 가지고 있으면서, 새삼스럽게 뭘 아낀다는 거냐」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거리를 유지한다.
쓰는 방법은 알았다.
토오사카의 백업이 있다면, 분명 할 수 있다.
문제는 영창시간이다.
일단 암기했다고는 해도, 얼마나 빨리 자신에게 작용하게 하는가는,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흥. 지금 그건 패자(覇者)에게만 허락된 검이다.
흥이 났기에 보여줬지만, 본래 잡종 따위에게 쓰는 것이 아니지.
에아와 치고 받을 권리를 가진 자는 세이버뿐이다.
네놈 같은 가짜에게 써서야, 세이버를 볼 낯이 없지」
무수한 보구가 출현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부 3류다.
아까 그 검을 본 뒤라, 격의 차이는 너무나 명백하다.
그렇다고 해서 낙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래, 에미야 시로를 죽이는 데에는 그걸로 충분하고도 남는다.
———실력차는 변함없다.
그 일격에서 기적의 생환을 이뤘다고 해서, 투영마술을 무기로 가진 에미야 시로는,
저 서번트에게 당해낼 수 있을 리도 없다.
「호오, 흉내는 끝인가. 드디어 헛수고라고 안 듯 하군.
———그렇다면 깨끗이 사라지도록 해라. 가짜를 만드는 그 두개골, 한 조각도 남기지 않겠다————!」
허공에 떠오른 보구가 계속해서 쏘아진다.
그걸,
「시로……!」
우리들 사이에 끼어든, 푸른 질풍이 흩뜨렸다.
「세이버인가……!」
순간적으로 후방으로 뛰는 길가메쉬.
틀림없이 녀석도, 세이버만은 경계하고 있다.
검기에서 밀리는 녀석 입장에선, 세이버와의 백병전은 피하고 싶은 거겠지.
「———다행이다. 무사한가요, 시로.
늦어져 버렸군요. 이 뒤는 제가 맡겠어요. 시로는 떨어져서———」
「아니. 길가메쉬는 나 혼자서 어떻게든 할 수 있어. 떨어지는 건 그 쪽이야, 세이버」
「뭐—————」
「————라고?」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시로……!
그 몸으로 그의 상대를 한다고요? 아니, 애초에 마술사는 서번트에게는 대항할 수 없어요.
그건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응. 하지만 나와 저 녀석만은 예외야. 믿어줘.
나는, 틀림없이 저 녀석에게 이길 수 있어」
……숨을 삼키는 세이버.
세이버는 내 말을 믿기에, 그 진실에 눈이 점이 되어있다.
「세이버는 경내 뒤로 서둘러 줘. 토오사카가 혼자서 성배를 세우고 있어.
하지만, 그걸 부술 수 있는 건 세이버 뿐이야」
「—————————」
몇 초……아니, 실제는 1초도 되지 않았겠지.
그녀는 딱 한 번 깊게 눈꺼풀을 닫은 뒤,
「무운을. ———린은, 제가 반드시」
가장 말해줬으면 하는 걸 입 밖에 내고, 길가메쉬로부터 몸을 뺐다.
은의 갑주가 등을 돌린다.
「세이버」
그 등을, 딱 한 번 불러 세웠다.
「———너를 구하는 건, 나에겐 불가능했어」
그리고 말했다.
내가 그녀와 보낸 시간, 녀석이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던 시간을, 하다못해 대변할 수 있도록.
「그 성배는 네가 바라고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잘 봐 둬. 다음은, 결코 실수하지 않도록」
「————시로?」
「……미안. 잘 말할 수 없어. 나는 네 마스터에는 어울리지 않았겠지.
그러니까————」
네 진짜 소망을, 찾아내 주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요. 시로는, 제 마스터입니다」
「———세이버」
「서번트로서 책무를 다하고 오겠어요. 전하고 싶은 건, 그 뒤에」
돌아보지 않고 달려간다.
씩씩한 그 모습은, 일진의 바람 같았다.
세이버는 떠나갔다.
의심 따위 미진도 없이, 녀석에게 이긴다고 말한 내 말을 믿고, 토오사카를 구하러 갔다.
「뭐지, 저건————」
경내를 우회해, 못에 도달한 그녀가 본 것은, 거대한 육괴였다.
그녀도 역시 보통 기사가 아니다.
영웅이라고 불리고 있었던 시대, 여러 가지 괴물 환상종과 싸운 일도 적지는 않았다.
최강의 환상종이라고 칭송 받는『용종』마저, 검을 맞댄 적도 있다.
그런 그녀가, 저 육괴에는 질릴 수 밖에 없었다.
추함 때문이 아니다.
저 형체———저 육괴에서 뿜어지는 저주와, 저 육괴 그 자체가, 자신과 같다고 직감했기 때문에.
「서번트———소환을 잘못 하면, 서번트라는 건 저렇게까지 바뀌는 것인 건가」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성배의 힘인 건가.
그녀는 멍하니 육괴를 응시하고, 순간 고개를 저었다.
「린……! 어디에 있나요, 린……!」
못으로 달려가, 저편의 육괴에 소리를 지른다.
못 속, 검은 진흙에 발을 넣는 것은 주저됐다.
불쾌하기 때문이 아니다.
반 영체인 서번트는, 이것에 닿아서는 안 된다고 그녀의 예지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미약하지만 분명히, 마스터로부터의 명령이 닿고 있다.
그녀는 뚫어지게 바라보며 육괴의 상태를 살피고————
「린……!?」
그 상황에, 망설이지 않고 발을 내디뎠다.
『———잠깐……! 안 돼, 세이버는 들어오지 마……!』
「윽……!」
세이버의 몸이 멈춘다.
막 내디디려고 했던 발을 빼고, 그녀는 검을 겨눈 채로 육괴를 응시한다.
「린, 하지만……!」
『괜찮으니까 안 돼……! 그 진흙에 닿으면 너도 이렇게 돼. 됐으니까,
세이버는 거기서 보구의 준비를 해. 이 덩어리는 곧 터져. 그 전에 보구로 썰어버려……!』
긴박한 주인의 목소리에, 세이버는 끄덕일 수가 없다.
……저 육괴가 고치를 깨고 성체가 되려고 하고 있는 건 안다.
준동은 고동으로 바뀌고, 쿨럭, 하고 토해내는 진흙의 양은 계속 늘고 있다.
못은 검게 완전히 탁해지고, 검은 진흙은 지면에 넘쳐 나오고 있다.
……즉,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저런 걸 이대로 놔 두면, 그야말로 억지력이 발동한다.
그 전에 성검으로 파괴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그러려면.
「린, 밖으로……! 못에만 나오면, 뒤는 제가———!」
『……그렇지. OK, 맡길게. 하지만, 혹시 제 때에 대지 못하면, 늦지 않는 방법을 취해.
……세이버와의 계약은 끊어져 버리겠지만, 시로가 무사하다면 어떻게든 되겠지』
「바보 같은 소리를……! 상관없어요, 무엇으로 바뀌던지 이런 저주, 흩어버리고————」
육괴를 향해서, 검은 진흙으로 달려드는 세이버.
그러나, 그 몸은 무슨 일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못에 가까이 가려고 하는 것만으로, 그녀의 몸은 정지하는 것이다.
「린, 령주를————」
『……당연하지. 성배를 부술 수 있는 유일한 인재를, 호락호락 죽게 할 수는 없는걸.
거기에 걱정할 필요 없다니까. 이 정도, 간단히 뿌리치고 도망칠 테니까.
세이버는 거기서, 안심하게 성검 준비를 해 줘』
명해 오는 사념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여유에 찬 것이었다.
「————린」
그러나, 그것이 허세인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저편 기슭의 육괴.
거기에 있는 그녀의 마스터에게는, 이미 퇴로 따위 없으니까.
「———. 뭐어, 말은 쉽다는 건데」
기괴한 고기 팔에 싸이면서, 불쑥 그녀는 중얼거렸다.
———상황은, 한 마디로 하자면 말할 가치도 없다.
마토 신지는 구할 수 있었다.
……전신에 이어져 하나가 돼 있던 혈관이며 신경이며, 억지로 뜯고 육괴에서 떼어냈다.
후유증을 무시하면, 충분히 “살아 있다”라고 하는 레벨이겠지.
아니, 정신을 잃고 혼절한 모습은, 그를 메고 있는 그녀보다 건강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뒨가. 그거야 심장 뺏기면 날뛰겠지. 신지를 돌려주면 봐 줄까나, 이거」
꿈틀대는 무수한 촉수를 응시하면서, 조금씩 밖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출구 따위 없다.
못으로 나가기 위한 루트에는, 이미 촉수에 의해 그물이 쳐져 있다.
휘감겨, 육괴에 집어 넣으려고 하는 촉수들을 지나쳐 봐야, 벽으로 화한 저것은 돌파할 수 없겠지.
「윽……이런, 힘, 이」
어깨로 지탱한 마토 신지째로 쓰러질 뻔 하고, 필사적으로 버틴다.
저주의 바다를 넘어 육괴의 부도에 건너서, 마토 신지를 육괴에서 떼어내기 위해 신경수술까지 행했다.
그 시점에서, 그녀의 마력은 오랜 세월 쓰지 않았던 예비 탱크까지 돌입했는데———
「……크……정말, 그 바보. 사양 않고 남의 마력 가져 간다니까. ……덕분에, 이쪽은 이제 텅텅 비었, 잖아……」
현기증을 참으며, 그런 불평을 해 본다.
물론 진심이 아니다. 그냥 말해 봤을 뿐이었다.
거기에, 마력이 남아 있어봐야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그녀를 감싼 촉수들은, 사냥감이 얌전하기에 정지하고 있다.
체내에 침입한 것이 독이라고 알면, 즉시 행동으로 옮기겠지.
토오사카 린과 마토 신지가 무사한 것은, 그녀에게 먹이로서의 마력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윽……하지만, 여기까지, 일까……이제 슬슬, 서 있는 것도 힘들어, 져———」
시야가 흐릿해진다.
발판이 있다고는 해도, 여기도 진흙 위인 것은 변함없다.
그녀의 신경은 초단위로 열에 침투 당하고 있다.
그리고 살의 대지에 쓰러지면, 푹푹 소리를 내며, 이번은 그녀 자신이 성배의 핵이 되겠지.
————그 전에.
「……미안해, 세이버. 하는 말 안 들을 테니까, 억지로 듣게 할게」
남은 령주는 둘.
그것만 있으면, 저편에서 대기 중인 세이버에게 성검을 쓰게 하는 게 가능하다.
「윽…………그리고, 너한테도 사과해야지.신지, 구해내지, 못했———」
“됐으니까 뛰어라. 그런 우는 소리, 못 들어주겠다.”
「———에?」
쓰러지려고 하던 몸이 멈춘다.
그 목소리.
귀가 아니라 마음에 전해져 오는 사념은, 틀림없이, 그녀와 계약했던 서번트의 것이 아니었던가.
「잠까———」
당황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그녀는, 그 상대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달리라고 말한 이상, 그 녀석은 이미 달리지 않으면 늦어버리는 짓을 벌인 것이다————!
「윽………… ! ! ! ! ! !」
달려 나간다.
상공에서 퍼부어지는 화살은 그야말로 호우,
살로 된 촉수든지 그물이든지 대지(臺地)든지, 그녀의 가는 길을 막는 모든 것을 분쇄한다————!
「아, 큭————!」
돌아볼 여유 따위 없다.
그녀는 마토 신지를 안은 채, 전력으로 달려 나갔다.
「윽————!」
못에 뛰어든다.
그녀의 도망칠 길이 될 그것은, 화살에 의해 일소되어 있었다.
아주 약간의 시간이긴 하지만, 검은 진흙은 튕겨나가, 더러워진 물만이 기슭으로 이어져 있다.
「헉, 하————!」
마토 신지를 안은 채 못을 달린다.
자신도 질릴 정도의 저력으로, 정말 흠뻑 젖어가면서 기슭까지 달린다.
「세이버, 부탁해……!」
외치는 목소리를, 그녀의 마력이 받는다.
이미 확인할 필요도 없다.
들어올려진 황금의 검은, 그 압도적인 화력으로 눈앞의 모든 것을 베어낸다.
양단되어, 도괴해가는 살의 산.
검은 진흙은 증발하고, 빛의 띠는 못 그 자체를, 평평한 황야로 바꾸어 간다.
「—————————」
무엇이든 사라져 가는 빛의 분류.
그 안에서, 검사는 싸움의 끝을 받아들였다.
「———이걸로 끝. 제 싸움은, 여기까지예요」
그건 누구에게 말한 것인가.
성검의 주인은 무릎을 굽히고, 만감을 담아 빛을 바라본다.
———붕괴해 가는 성배.
그녀가 구하고, 그녀를 구원할 터였던 것.
그것을 자신의 손으로 부수고, 드디어, 기사왕은 자신의 잘못을 알아챘다.
한 소년과, 한 영웅.
긴 세월, 오랜 이상 끝에 비틀린 그 남자는, 그래도 소년인 채였다.
후회는 다 품을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죄는 속죄할 수 없을 정도로 깊다.
그러나 결코 꺾이지 않았던 것이 있다.
그 붉은 기사는, 최후에, 누구에게도 더럽혀지지 않는 대답에 도달했다.
그렇다면———자신도, 앞으로 나아가야지.
상처를 입고, 검에서 손을 놓은 최후.
그 언덕 앞으로, 자신의 의지로 달려나간다.
「———계약은 완료했어요. 당신들의 승리입니다, 린」
성검이 엷어져 간다.
아직 마력은 남아있다.
무리를 하면 아직 이 세상에 머무를 수 있다.
용납된다면———그들의 미래를,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제 역할이 아니죠. 시로에게는 린이 붙어 있으니까」
투화(透化)는 멈추지 않고, 기사의 몸은 빛에 삼켜지듯이 사라져 간다.
깨끗하게, 일진의 바람처럼.
성배를 구했던 혼자인 왕은, 추억 하나 남기지 않고, 운명의 언덕으로 여행을 떠났다.
첫댓글 똑같은게 2번이에요 ㅋㅋㅋ
실수를 했군요.용량이큰글은 온라인에서 오류가걸려서 복사해서 사용중인데,그게 실수로2번 올린것같네요
헉... 역시.. 1빠는 무리인가.... OTL (선리플이였는데 ㅠㅠ)
낙심하지 마세요 ㅎ
다 읽고나서 알았네.. 위에 세이버님 말뜻을... 반복이네요.. 같은게 두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