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선후보 TV토론을 보고...
미국 대선주자 첫 TV토론은 미국 전역에서 6700만 명이 생방송을 지켜본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히비가 엇갈렸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의 ‘판정승’이라는 평가에 온라인 기부 4300만불 모금으로 ‘일일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토론 후 민주당과 달리 이번에는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의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온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슬플 뿐”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어떻게 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경을 긁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공화당 하원의원도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있다”며 “큰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성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고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기사회생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긍정적 성과를 거둔 데 대해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아마 내가 본 것 중 가장 일방적인 토론 승리일 것”이라며 “트럼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일관성이 없으며 해리스는 준비를 많이 했고 완벽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TV토론 후 11일 진행된 유고브 여론조사(미국 성인 3378명 대상)에서 응답자의 44%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적합한 후보라고 답했고, 41%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합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향후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더욱 열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억만장자 가족의 일원으로 텍사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금 모금 활동을 하는 다윈 더그는 NYT에 “트럼프는 해리스의 거짓말을 폭로할 기회가 많았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며 “(토론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인들과 진보 단체 등을 위한 온라인 기부 플랫폼 액트블루(ActBlue)에 따르면 토론 시작 몇시간 만에 민주당은 이 플랫폼에서 4300만달러(약 577억원)를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정된 날 이후 이 플랫폼에서 기록한 일일 최다 모금액이다.
토론 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 미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미 동부 시간 12일 자정 기준으로 995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불러모으면서 선거의 핵으로 떠올랐다.
스위프트가 대선에서 입장 표명을 할 것인지가 그간 양 캠프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댓글 기능을 제한한 스위프트의 이 게시물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 숫자도 153만을 훌쩍 넘었다.
이번 대선에서 2030세대의 투표 참여가 선거의 중요한 변수로 꼽히고 있는 만큼 스위프트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스타’ 역할을 하고 있는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 “좋아, 테일러 당신이 이겼어”라는 글을 올렸는데, 조롱의 뜻이 담겼지만 한편 스위프트의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마도 (스위프트가)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앙심을 품은 반응을 보였다.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첫 TV토론을 미 전역에서 약 6700만명이 생방송으로 지켜봤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 6월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TV 토론을 시청한 510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