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 태풍으로 인해 다소 혼비백산^^하기는 했지만, 닷돈재는 참 좋은 곳이었다.
예약없이도 맘대로 좋은 사이트에다 텐트를 칠 수도 있고, 고개만 넘어면 수안보의 온천이 지척이며, 멀리가지 않아도 월악산의 끝내주는 등산코스며 트레킹코스가 지천이니깐...
그와 단둘이었던 지난번 캠핑과는 달리 이번에는 편한 친우들 3팀과 함께이다.
4살짜리 아가까지 동반하는 캠핑인지라 주말에 비예보로 인해 다른 계획들이 모두 흐지부지이니 여기만한 곳도 읍다. ㅋㅋ
트레킹이며 산행을 같이 주로 하던 우리들이니 이번에도 여지없이 즐거우리라..
새로 장만한 장비가 2개~~~
우리의 세번째 텐트가 도착했다.
첫번째는 지브라 디자인 퀘차, 두번째는 페리노의 에리얼, 이번에는 어지간한 텐트는 명함도 못내밀며 궁전스러운 넓이(2.4mX2.m)를 자랑하는 돔셀터 두둥!!
두세차례의 비박산행시 보니 돔셀터만한 것이 없다.
공간이 널쩍하니 날씨가 나쁘면 여차직하면 그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도 될 터이다.
또하나는 ㅎㅎㅎ 겨울용 털달린 크록스 짝퉁!!
등산화로는 2박3일 캠핑장에서 영 불편해서 나는 종종 신던 아이템이나 이쁜고 앙증맞은 디자인에는 경기를 일으키는 그는 처음일 것이다.
내가 사주는 거니 신으라며 종주먹을 들이대서^^ 그에게도 신겨 버렸다.
아 모~ 선물 사준면 베리베리 감사지...튕기긴 멀 튕기시나 이 사람아....ㅎㅎㅎ
이틀간 신어본 결과 맨발로 신어도 발이 포근하고 편안한 것이 완전 Good~~~~
비가 올거라는 구라청의 예보는 빗나가 버렸다. 만쉐~이 ㅎㅎㅎ
아침을 든든히 먹어두고 하늘재를 향해 오른다.
4살짜리 꼬맹이를 데불고 산을 오르는 것보다는 하늘재가 나은 선택이리라...
어제밤 그렇게 어두운 와중에도 월악산 느릅재를 오르는 길가의 단풍들은 타듯이 붉더니 하늘재로 향하는 길도 온통 붉은 꽃밭이 깔린 것만 같에.
착한 시골할머니들은 산더덕을 내와 빠알갛게 익은 고추장에 듬뿍 맛보라 주신다.
주시는 먹거리는 낼름~~~ 맛난게 먹기..ㅎㅎㅎ
욘석욘석 4살짜리 녀석은 몸에 좋은 것을 즐기는 향토입맛을 가졌다더니, 산더덕을 이모혼자 먹었다고 맛보여 달라고 난리일쎄^^
알았따~ 저녁에 이모가 더덕구이 고추장양념에 무쳐서 꾸워주마.
양지바른 건너편에서 푸른잔디위에 아직도 아삭한 사과나무가 익어가고, 맞은편 단풍나무숲은 동백꽃이 피어오르고 목이 꺽인 것 마냥 붉게 타오른다.
어찌나 붉은지 곱게 치장하고 꽃가마에서 내려 혼례식장으로 들어서는 새색시의 다홍치마같이 붉구나.
웅장한 월악산의 산세에 깃들여 이렇게 고운 단풍이 내려앉으니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신이나서 단풍이 곱게 내려앉은 축대 아래와 나무그늘아래서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신라 마지막 태자인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인 덕주공주의 애틋한 사연이 남아 있는 미륵사지터의 가람배치는 참으로 품위있게 늙은 고승처럼 단정하다.
석굴을 파고 만들었다는 마애불 또한 화려하지 않으나 은은하고 우수를 띠고 있는 표정이 애처롭다.
누이인 공주가 창건한 덕주사를 바라보게 하여 만들었다는 마애불 석상은 망국의 태자와 공주가 서로를 향해 애끓는 육친의 정이 남아 있음에랴...
하늘재로 오르는 길...
꼬맹이는 아주 신바람이 낫다.
이모~삼촌~ 부르며 쪼로로 달려와 응석을 받으주는 어른이 여럿에 엄마, 아빠가 저렇게 손그네와 무등을 태워주니 신이 안나고 배길까?
계곡을 끼고 오르는 하늘재길은 곳곳에 가문비나무의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7성급 비박지가 곳곳에 있다.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전나숲의 향기는 말할 수 없이 상쾌하다.
아무리 걸어도 발조차 아프지 않을 것 같은 포근한 길들이 이어진다.
늦여름처럼 따스한 날씨에 자켓을 벗고 반팔로 걸어도 춥지도 않은 가을날이네.
서로를 애타하며 두 뿌리에서 나서 한줄기가 되어버린 연리목이 그 길목을 지킨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인적이 드문 숲한켠에서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부둥켜 안고 세월을 나고 있었다.
아이코...기특도 해라.
정말 우연하고도 아름다운 곡선이 연아를 닮았네.
너도 연아가 동계올림픽에서 트리플 러츠로 뛰어 오르고 이너바우어를 하며 빙판을 내달리 때 기뻤겠구나...ㅎㅎㅎ
백두대간 하늘재.
문경의 계립령과 잇닿은 하늘재에서는 멀리 문경새재까지 한눈에 들어 온다.
툭 틔여진 시야로 좀 희뿌옇지만 근사한 능선들이 한눈에 뛰어들어 오네.
예전 보부상들이 봇짐을 지고 고단하게 수십번은 넘었음직한 주막터 자리에 이제는 하늘재산장이 오가는 손님을 맞고 있다.
이곳의 가을도 이제는 퍽이라 깊어 버렸네.
어허~ 이렇게 음식을 맛깔나게 하다니... 멋쟁이!!
부인보다 음식을 월등히 잘해서 손에 물마를 날이 없다고 엄살이지만, 다 부인사랑의 결과가 아니겠소^^
미륵사터 아래에서 금방 가져온 산더덕과 수산시장에서 공수해온 가을 가리비...
타오르는 모닥불을 앞에 두고 편안사람들과 조촐히 나누는 술잔!!
아~~ 정말 가을이 아쉬움을 남기고 우리의 손가락 사이를 빠져 나가는구나.
내년에도 잊지말고 다시 이 산속으로, 깊어지는 계곡가로, 또 저 숲길로 다니러 와주렴.
첫댓글 좋군요...저도 가족들 델꼬가면 쿠폰에 관계없이 갈 수 있음을 물꼬기자리님께 강력히 알려드립니다. ㅋㅋㅋ
앗~ 글쿤요. 그럼 가족동반 떼캠핑 이런거 추진해 봐야겠군요. ㅎㅎㅎ 지난번에 시도캠핑할 때 오시지.. 완전 오캠모드라 가족분들하고 많이들 오셨는데요.
와우~~ ^^ 언제나님~ 물고기자리님~~ 아주 좋아요~~ 아주 좋은 생각이예요~~ ㅎㅎ 가족 동반 떼캠핑~~ ^^*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 봄에 우리 멋진 가족 동반 떼캠핑 열어 보아~~요~~ ^^
그러면 그때부턴 주말에 출정하기가 조금 편해지지 않을까요?? ㅋㅋ 완전 혼자만의 희망사항이지만요...
빛누리님 가족분들이 무척이나 행복 해 보여요~~ ^^*
오지 가족캠핑도 좋긴 하겠어요.ㅎㅎㅎ 그러면 크레커님 언제나님 등등의 한달에 한번티켓이 더 풍성해지려나요.ㅎㅎㅎ
수안보에도 다녀오셨나요 원탕에 몸담그고 쉬었ㅇ면 좋겠네요
지난번에는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서로 목욕하기 부끄럽다고들 하셔서...ㅎㅎ 못다녀왔어요.
오지캠핑의 후기전문작가님! 물고기님! 감히 평가할 수 없네요...^^ 감성이 충만히 살아있네요~ 저희 가족 사진도 보기좋게 담아주셔서 감사~ ^^ 가족동반떼깸핑 저도 원츄~ ^^
빛누리님네 가족이 워낙 보기좋으니 사진도 잘 나온게지요. 민석이는 증말~ 느무 깜찍이. 아웃도어키즈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더이다. 미륵사터의 잔디밭을 보고 '아빠 여기 텐트쳐' 이럴때 아주 압권이었다오.
사실 삶이란 행복(즐거움) 추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가을날의 하루에 제 기분도 활짝 폅니다^^
결국은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 고단한 삶을 끌고 가는 것이겠지요. 붉은 단풍처럼 활짝 웃어 주세요.ㅎㅎ
월악산 닷돈재 매년 겨울이면 얼음하러 가는곳 팔랑소와 뫼악폭 비박도 좋고 빨리 얼음이 얼어야지......
와~~빙벽하시는군요. 아웃도어레저중에 암벽, 빙벽 타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세오.ㅎㅎ
아~ 이건 몬가요? 평일? 너무나 호젓한 시간이였겠습니다 부럽습니다^^
좀 묵은지 후기되시겠습니다. 평일 아니고 주말인데, 원래 닷돈재가 좀 한가해요. 우리팀하고 딱1팀 더 있더군요. 비가 많이 온다고 예보되어서요.
제가 자주가는곳을 다녀 가셨군요. 좋은곳이 너무나 많은곳이지요. 담에 오실땐 사~알짝 귀뜸해 주세요.
초우님도 닷돈재 매니아셨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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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기치않은 즐거움이 더 큰 것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