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읽는 시)
일바구미
임영봉
일바구미 그 양반, 글쎄 어제 죽어버렸댜
몸이 아퍼도 아들한티 얘기 한마디 안했다드만
그러니깨 평생 농협하고 집만 왔다갔다 했을껴
겨우 한다는 일이 오토바이 뒤에 각시 태우고 나가
농협 앞에 있는 식당에 앉아 국밥 한 그릇 먹고 오는 게 낙이였당께
그게 비오는 날의 최고 호사였당께
새복해만 뜨면 그랑깨 들판에 가장 먼저 나가서
논두렁에다가 제초제 치고 풀을 베고 매고
그 커다란 논을 여기로저기로 돌며 피를 뽑고
사시 장천 논바닥에 발 두 개를 묻고 살은 셈이랑께
그렇게 평생을 암것도 모르고 살다가 그냥 죽어버렸다닝께그랴
그라니깨 세상에 돈 많으면 뭐한다냐
그라니깨 세상에 논밭이 많으면 뭐한다냐
그냥 죽어라구 일버러지로 한평생을 살다가 죽은 거지 뭐여그려
글쎄 모르기는 몰라 저승에 가서도 일을 쉬기는 쉴랑가 모르겄어
그려 아들 하나 있는 거 지하고 똑같이 갈켜 놓았으니
지애비 닮아서 그것도 천하에 없는 일벌거지여, 왕일벌거지여
***시해설
이 작품은 임영봉의 "일바구미"입니다. 이 시는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그린 작품으로, 노동의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시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상적인 대화체 언어를 사용하여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전달합니다. 또한, 반복적인 구절과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하여 리듬감을 부여하고, 독자들의 감정에 호소합니다.
시에서는 주인공인 "일바구미"가 평생 농사를 지으며 힘들게 살아온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끊임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일상은 농협과 들판을 오가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는 주인공의 일생을 통해 노동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힘들게 일하면서도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삶은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마지막으로, 시는 주인공의 죽음과 그의 아들이 이어받은 일생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유도합니다.
***영시 번역
The Worker
By Lim Young-bong
The worker, he's dead now
Kept quiet about his pain, even to his son
His life was just going back and forth between the Nonghyup and home
The most he did was ride his motorbike with his wife behind him
Sit in the restaurant in front of the Nonghyup and have a bowl of rice soup
That was his pleasure on rainy days
As soon as the sun came up, he was the first one in the field
Spray herbicides on the rice paddies, cut and tie the grass
Roam the huge rice field here and there, weeding the rice
Stick his feet into the mud of the field and live
He lived his whole life like that, not knowing anything, and just died
So what does it matter if you have a lot of money in the world?
So what does it matter if you have a lot of farmland in the world?
He just lived his whole life as a worker and died, didn't he?
I don't know, I don't know if he'll rest in peace in the afterlife
He taught his son just like him, so
He's just like his father, he's the number one worker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