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전지현(23)은 ‘섹시’와 ‘청순’의 두 가지 이미지가 공존하는 배우다.
CF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춤출 때는 그보다 더 관능적인 배우는 없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슬픔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강한 척하다가 나중에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 천생 여자다.
실제 ‘인간 전지현’은 새침데기다. 다른 사람이 쉽사리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방어벽을 높게 쌓아놓고 있다.
때로는 건방지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기중심적이다.
그런 그가 요즘 몰라보게 달라졌다. 부쩍 성숙해진 모습이다. 예전과 달리 말수가 많아졌다. 청산유수 같은 언변에 적당한 겸손과 절제, 그리고 배려심까지…. 이제 비로소 진짜 ‘영화배우’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전지현은 친한 동료 연예인이 거의 없다. 게다가 잘 노출되지 않는다. 젊고 잘 생기고 인기 있는 연예인이라면 으레 ‘어느날 밤 어느 단란주점에서…’ 하는 소문이 있기 마련인데 전지현은 그런 적이 없다.
당연히 추문 한 번 없었다.
아마 대인관계가 그리 폭넓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만날라치면 입을 다물고 거의 단답형으로 답할 뿐이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도 거의 없다. 심지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 정도로 빗장을 꽉 걸고 있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대중친화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뀐 결정적인 배경은 자신의 소속사 싸이더스HQ가 처음으로 제작하는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여친소’·곽재용 감독·아이필름 제작)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데 있다.
이 회사의 창립 멤버이자 간판스타라는 책임감의 표현이다.
아이필름은 싸이더스HQ가 영화 제작을 위해 따로 설립한 영화제작사다. 따라서 그에게는 자기 회사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곽재용 감독과 두번째 촬영을 하면서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보고서 진정한 영화인이 됐다.
어쩌면 승승장구하던 그가 전작 ‘4인용 식탁’의 흥행 참패를 계기로 성숙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그는 이 결과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며 “어차피 흥행은 변수가 많고 저는 아직 20대 초반의 나이니 앞으로 더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할 텐데 단 한 편의 흥행 실패로 의기소침한다거나 남에게 불편한 언행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제야 영화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진정한 애착과 책임감이 드는 것 같다”는 그는 그래서 “결혼은 가능하면 아주 늦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배우로서 할 일이 무척 많기 때문에 결혼해서 남편과 시댁, 그리고 자식을 챙기는 것은 아주 뒤로 미루고 싶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마음에 둔 남성도 없다. 연예인 중에서 괜찮은 남성을 꼽아보라는 주문에 “아직 애인이 절실하지 않기 때문에 남성 연예인에게서 이성의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혼은 늦게 하겠다면서 ‘여친소’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단숨에 “제 자식 안 예쁜 부모가 있겠는가만 이 영화는 제 자식보다도 더 예쁘고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소신있게 대답하는 걸 보니 이제서야 프로페셔널 냄새가 맡아진다.
그는 곽 감독과 두번째 일을 하면서 최소한 영화 속에서만은 완전한 ‘곽재용의 여자’가 됐다.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나 ‘여친소’의 ‘경진’은 곽 감독이 어렸을 적부터 꿈꿔온 이상형의 여자다.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내면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여리디 여린 여자. 화장기 없고 긴 생머리가 찰랑거리는 여자. 감정을 참다 참다 폭발하면 터진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쏟아내는 여자. 어쩌면 전지현이 바로 그런 여자일지도 모르겠다.
‘여친소’에서 여경찰로 나와 남자친구의 한 손에 수갑을 채운 뒤 남은 한쪽을 자신의 손에 채우는 강인한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아픈 사랑에 펑펑 울어버리듯이 요즘 낮에는 ‘여친소’ 홍보를 위해 위해 얼굴 가득 웃음을 담고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밤에 집에 가면 밀려드는 공허함에 이불에 얼굴을 묻고 꺼이꺼이 흐느끼지 않을까?
요즘 동남아에서 그의 인기가 높다 보니 해외 성인사이트에 그의 얼굴을 합성한 누드사진이 나돌 정도다.
그러나 그는 이 문제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왜 태풍의 눈은 조용하지만 그 주변은 혼란스럽잖아요. 저는 개의치 않아요. 저랑 별 상관 없는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거죠.”
어느덧 성숙해진 모습에서 영화 속에서도 섹스어필할 날이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유진모기자 ybacchus@
첫댓글 사진 이쁘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