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박지원의 당대표 당선과 안철수 대권의 함수관계
2015. 2. 5
문재인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박지원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하는 지 안철수 지지자들 사이에 갈등이 있습니다. 결국 누가 당 대표가 되어야 안철수에게 유리할까요?
필자가 이전 글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좀 자세히 분석하고 전망을 해보려고 합니다.
1. 문재인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경우
전당대회 룰 변경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큰 격차로 문재인이 압승을 거둔다면, 박지원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정계은퇴를 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2016년 총선 때 공천입니다.
당대표의 전략공천을 말하는 문재인의 친노위주 공천은 계속되겠지만, 2012년 총선패배의 원인이기도 한 구 민주계 등 야당 온건파의 완전배제는 없을 것이며 함께 끌어안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재인과 친노가 안철수에게 지금 지역구인 노원구의 공천을 보장할까요? 또 다시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 분명한 2016년 총선에서 문재인과 친노는 일단 안철수의 서울 강남이나 부산 출마를 요구하면서 총선 승리를 위하여 전면에 나서라고 안철수에게 요구할 것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지역구에서 안철수가 승리한다면 야당의 전체 선거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며, 만약 안철수가 패배한다면 그냥 대권경쟁후보 한 명의 힘을 빼는 것으로 친노에게 전혀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안철수가 어려운 지역에서 승리하여 야당 승리의 견인차를 한다고 하여도, 그것은 문재인의 승리로 평가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만약 안철수가 원하여 지금 지역구인 노원구에 공천한다고 한다면, 친노는 7.30 재보선에서 안철수 당 대표 시절 직접 자신의 입으로 천정배, 손학규, 정동영 등에게 말한 선당후사(先黨後私)는 어디로 갔느냐고 안철수를 비난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론은 ‘안철수는 어려운 곳에 도전하지 않는 정치인’이라면서 비난을 할 것입니다. 친노입장에서 안철수가 원하는 노원구에 공천한다고 하여도 안철수의 선거 당락과 관계가 없이 안철수는 나약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을 것이고, 친노는 안철수를 나약한 정치인으로 만들면서 함께 품고 가려고 할 것입니다.
문제는 대선입니다. 만약 문재인이 당을 제대로 잘 이끈다면 다행이지만 친노의 횡포와 막말, 무능력으로 총선에서 패배하고 당을 위기에 빠뜨린다면 문재인 필패론이 등장하면서 문재인의 대선 꿈은 날아갈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야당 국회의원 다수를 점유한 친노와 문재인이 안철수의 대권을 지지할까요? 야당 계파 중 친노나 이인영의 486이나, 아니면 민평련계나 정치지향점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들 계파는 과거 자신들이 누구와 함께 어디서 민주화투쟁을 하였는지의 차이뿐입니다.
지금 이인영의 486 그룹은 박원순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이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친노는 친문재인, 친안희정, 친박원순으로 분화할 것이고, 안철수를 지지하는 그룹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들 친노를 극복하고 안철수가 대권후보가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문재인 당대표의 친노 위주 공천을 통하여 2016년 총선 이후에도 역시 야당 최대계파로 존재하는 친노는, 2007년 대선 때 정동영을 흔든 것처럼 안철수를 흔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2016년 총선에서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한 정당이 1년 만에 내분을 수습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 2017년 대선에 승리할 수 없습니다.
만에 하나, 절대 그럴 리 없지만 문재인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안철수 지지카페에서 대놓고 '문재인 다음에 안철수 대통령'을 말하는 이른바 문안지지자들처럼 친노가 차차기 대선후보로 안철수를 밀까요? 앞서 말한 대로 이들 친노와 문재인지지자는 문재인 다음에 박원순이나 안희정, 김부겸을 지지하자 절대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차차기로 안철수가 대권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무능했던 열린우리당처럼 전혀 반성하지 않는 친노는 다시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어 안철수에게 정동영과 같은 패배를 안길 것입니다.
문재인의 압도적 당대표 승리는 결국 안철수에게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며 대통령은커녕 안철수의 정치철학을 현실 정치에 구현시키는 것조차 방해가 될 것입니다.
2. 박지원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경우
문재인 필패론으로 이어지면서 친노는 친문재인, 친안희정, 친박원순으로 갈라설 것이 분명합니다. 부패하고 노회한 이미지이지만 능력만큼은 필자가 인정하는 박지원 당대표는 우클릭 정책으로 당 지지율을 올리면서 당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2016년 총선에서 친노의 반발을 우려하여 친노를 배려한 계파공천을 하여 당 내분을 차단할 것입니다. 최대계파 지분의 공천을 못 받는 친노는 그 세력이 많이 위축되겠지만, 약 30명 이상의 계파 지분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박지원 역시 안철수에게 서울 강남 출마 아니면 부산출마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며, 선당후사를 말한 안철수로서 이것을 거절할 명분이 사실 없습니다. 이것은 필자의 오랜 생각이기도 합니다.
결국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가 서울 강남에서 승리한다면 이것은 안철수가 야당의 차기 대권후보로서 우뚝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김부겸의 대구도전 성공여부에 따라 안철수, 김부겸, 안희정, 박원순이 당내 대권후보로 경합하는 구도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필자는 박원순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박원순과 안희정의 지지율 상승은 여당 거물 정몽준에 대한 승리와 충남지사 재선 성공이라는 상승세를 타면서 이루어졌지만, 2016년 총선 이후 안철수는 총선 승리로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박원순과 안희정이 상승세를 탈 만한 기회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박원순의 측근챙기기는 아마 두고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공정한 경선만 보장된다면 안철수의 서울 강남이나 부산에서의 총선승리와 이를 통한 야당의 승리로 안철수는 상승세를 탈 것이 분명하며 야권 대권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전 글에서 말했다시피 문제는 박지원이나 문재인이나 지금 상황에서 압도적인 승리가 불가능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3. 문재인이 간신히 승리할 경우
일단 집중 비난의 대상이 될 박지원은 숨을 죽이겠지만 결코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문재인의 지지기반인 야권 강경세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문재인은 당장 4월 재보선부터 정동영 신당과 통진당과 연대를 모색할 것이지만, 이것은 또 다른 역풍을 부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통진당과 연대를 모색하는 친노 문재인과 이에 반대하는 비노 박지원 사이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입니다.
문재인의 힘겨운 승리는 문재인의 대선후보로서 승리가능성에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며, 2016년 총선승리에 불안을 느끼겠지만, 문재인 대권론은 계속 유지되고 안철수에게 대선도전의 기회는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부터 두 달 후 4월 재보선에서 문재인이 승리한다면 당분간 비노는 숨죽이고 있겠지만, 재보선에서 문재인이 패배한다면 비노의 공세는 강화될 것이고 당 내분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비노는 친노와 갈라서 분당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분당에 주저하던 비노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내분을 격화시키는 친노와 문재인의 2016년 공천학살에 대한 우려와 총선패배라는 우려 속 에서 더욱 박지원을 중심으로 집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노그룹에게 2012년 친노 한명숙의 공천횡포는 트라우마입니다.
그런데 비노가 집결할 경우 분당 가능성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가장 곤란을 겪고 있는 국회선진화법을 매개로, 이 법 개정에 필요한 야당의원 42명만 결집한다면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면서 야당 온건파는 분당하여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과거 지역 맹주의 굳건한 지방할거 정치가 사라진 지금, 여야 모두 계속 싸우면서도 분열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바로 현행 소선거구제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입니다.
물론 안철수는 이 분당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6 총선에서 분당한 야당 온건파는 충분히 문재인과 친노의 야당 강경파를 소수로 몰락시키고 원내 제2당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는 대선 직전에 결정될 것입니다.
4. 박지원이 간신히 승리할 경우
친노와 문재인은 반발하면서 박지원의 네거티브 선거로 패배했다고 주장하겠지만 그들로서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문재인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문재인이나 친노가 새누리당과 협상을 하여 분당하고 독자세력화를 모색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문재인의 패배는 친노의 구심점 상실을 의미하며, 유력 대권주자가 없는 분당, 그리고 새누리당과의 야합을 통한 분당은 자신들 지지기반인 야권 강경지지자들의 비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2016년 총선 전까지 어쨌든 최대 계파를 유지하는 친노는 분열하지만 분열한대로 2016년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박지원 당대표 흔들기를 시도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4월 재보선에서 박지원에게 패배를 안기기 위하여 일부는 탈당하여 정동영 신당에 합류하면서 정동영 신당의 재보선출마를 도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또한 통진당 잔존세력의 출마를 도울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박지원 체제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2016년 총선에서 어느 정도 친노의 지분을 보장하는 계파분배를 할 수밖에 없으며, 친노는 2016년 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당대표 선거에서 문재인이 압승을 한다면 안철수에게 기회는 절대 없습니다. 그리고 문재인이 신승을 한다고 하여도 친노는 안철수를 선택하는 대신 안희정이나 박원순, 김부겸을 선택할 것입니다. 만약 안철수가 도와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여도 친노는 안철수에게 차차기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다고 박지원이 당대표에 된다고 하여도 안철수의 차기 대선후보에 유리할까요?
필자는 안철수의 선당후사 발언 이후, 이것에 계속 집착했습니다. 박지원이 당 대표가 되든지 야당 온건파가 분당을 하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안철수는 2016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이나 부산에서 승리함으로써 돌파력을 보여주고 야당승리를 견인하여야만 대선후보로서 인정을 받고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철수가 국민이 외면하고 문제만 일으키고 있는 무능한 친노를 소수세력으로 몰락시켜야만 야당의 지지율을 올려서 안철수가 승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철수 지지카페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는 '문재인 지지' '문안드림, 문재인 먼저' '친노옹호카페'가 얼마나 허구이며 안철수에게 독인지 안철수 지지자들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약수거사
(若水居士의 世上談論 http://blog.daum.net/geosa3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