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히타치제작소에서 한국철도공사의 '간선형 전동차 32량 (4량8편성)'을 수주하는데 성공하였다는 보도가 얼마 전 있었습니다. (관련 차량 정보는 우리 동호회 철도차량 Archive의 HEMU항 참조) 히타치제작소 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전동차는 천안-온양온천간 장항선 전철화 개통시 투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록 외산 차량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로서는 EEC이후 매우 오래간만에 볼 수 있는 중장거리/근교형 전기동차 편성이라는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알려진) 이 차량의 특징은, 수도권광역철도 온양온천 연장구간에 투입될 예정임에 불구하고 전 객실이 2+2 배열의 회전식 좌석을 채용하는 등 대체로 무궁화호와 유사한 내장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철도공사가 이 차량을 기존 통근형 전동차와 혼합 배차하여 동일한 수도권전철 운임체계하에 포함시킬 것이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첫째, 영업비용과 적자를 중시하여 무궁화호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관리하는 시설투자비용을 회수하고자 하려 할 것이라는 점. 둘째, 통근형전동차(km당25원)에 비해 높은 수준(km당약50원)의 임율을 받을 수 있는 무궁화호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으리라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형태로든 별도의 운임체계를 갖거나 하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어떤 방법들 가능하게 될지. 또 어떤 방법이 합리적이고 승객에게도 편의를 가져다 줄 수 있게 될까요? ^^
일단 생각해본 것들은 아래와 같은 대안들이 있습니다.
(1) '무궁화호'로 운행 : 가장 단순무식한 방법입니다. 그냥 용산-온양온천간 무궁화 열번을 붙여 일반열차 승강장에서 승하차시키고, 일반열차 승차권으로 발매해주는 것입니다. 간단명료하지만 통근전철운임체계와의 통합이나 완-급 상호 환승연계이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는 '무식하다' 할 만 합니다. 이 경우 HEMU가 갖는 근교형전동차라는 모처럼의 의의는 퇴색되고, 단순한 '신형 무궁화호'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는 힘들게 됩니다. 문제는 귀차니즘과 빈곤에 빠진 철도청이라면 이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겠죠.
(1-1) 현재의 천안급행 열차를 모두 폐지하고 HEMU무궁화호로 대체 : 한술 더 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행 급행열차를 모두 폐지하고 HEMU무궁화호로 대체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습니다. 사실 현재 경부선 급행열차 운용이 뜸한 데에도, '무궁화호' 승객이 급행열차로 이행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싶은 상황입니다.
(2) 추가요금 없이 급행전용 전동차로 운행 : 단순하다는 면에서는 (1)안과 비등비등합니다만, 근교형전동차로서는 좀더 진일보한 대안입니다. 완행과 급행의 상호 환승연계이용 가능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JR니시니혼(서일본)의 도카이도센 신쾌속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보통열차(완행)의 경우 롱시트를 적용한 보편적인 통근전동차가 운행하지만, 신쾌속(급행)의 경우 전환식 크로스시트 (우리나라의 CDC 좌석과 유사한 형식)를 적용한 급행전용 전동차를 운행합니다. 그러나 신쾌속에 대해 별도로 추가요금을 받지는 않습니다.
(3) 구간 추가요금 수수 : 가장 복잡한 대안이며, 추가요금을 수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해집니다. 전동차 승차권과 별도로 좌석지정권이나 급행권과 같은 것을 추가로 발매할 것인가? 그것의 구입 시점은 언제로 할 것인가? 검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등입니다.
(3-1) 통근그린샤 또는 특급열차 : JR히가시니혼(동일본)에서는 통근열차에도 그린샤(우리나라의 특실개념)를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원전철이 아닌 무궁화호 수준의 지정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승차권'외에 '그린권'을 별도로 구매하여 두 장을 같이 들고 타야 합니다.
(3-2) SUICA 카드를 이용한 검표효율 향상 : 특징적인 것은 도쿄 수도권 일부 노선에서는 SUICA카드(RF-ID교통카드로서 우리나라의 T-MONEY등과 유사)를 그린권 발매와 검표에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린권을 저장한 SUICA카드를 각 좌석마다 부착된 단말기에 갖다대면, 저장된 구간 만큼 녹색불이 점등됩니다. 예를 들어 1) 천안역 창구에서 천안->평택 구간 그린권을 구입. SUICA에 저장하고. 2) 열차에 올라. 3) 빈 좌석에 앉은 후. 4) 좌석의 단말기에 SUICA를 갖다대면. 5) 좌석에 녹색불이 점등되고. 6) 열차가 평택역을 지나면 자동적으로 녹색불이 사라집니다. 7) 따라서 차장은 모든 승객의 승차권이나 발매현황을 일일히 확인할 필요 없이 녹색불이 없는 좌석에 앉아있는 승객들만 골라 확인하면 됩니다.
이것에 대해선 이전에 제가 쓴 JR동일본이나 동해에서 운영중인 "라이너권"에 대한 글을 보시면 알것같습니다. 어차피 4량단위 운용이라면 차장 한명 만으로도 충분히 검표가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승차권의 구입은 당연히 역 승강장에 자동판매기를 운용해야겠죠... 다만 이 신형 EMU의 관할이 여객영업부가 되는만큼 광역부와 여객부간의 상호 밥그릇 싸움때문에라도 결국 1번의 예가 될것이 너무나도 뻔해보입니다만... 결국 그렇게 된다면 비난을 면치 못하겠죠 ㅋㅋ
그리고 JR의 통근차량 그린샤는 조금 개념이 틀립니다. 근교통근형열차의 일부에 특실을 지정한것과는 달리 이 신형EMU는 용도가 "특급형"이기 때문에 "라이너"의 관점으로 접근하여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통근열차의 운임체계를 수도권 통합요금제에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신형EMU의 입지도 "통근열차 특실"로 적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여객부와 광역부와의 수익배분 문제도 어렵지 않게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3번의 예를 절충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첫댓글 단순무식한 방법 중에는 일반열차 승차권으로 발매되는 통근특실 전용열차로 운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쓰고보니 1번 대안에 3번이 가미된...). 그리고 2번 대안 같은 경우는 차량 돌려쓰기가 빈번한 현실에 제대로 적용될 수 있겠냐가 문제겠습니다.
이것에 대해선 이전에 제가 쓴 JR동일본이나 동해에서 운영중인 "라이너권"에 대한 글을 보시면 알것같습니다. 어차피 4량단위 운용이라면 차장 한명 만으로도 충분히 검표가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승차권의 구입은 당연히 역 승강장에 자동판매기를 운용해야겠죠... 다만 이 신형 EMU의 관할이 여객영업부가 되는만큼 광역부와 여객부간의 상호 밥그릇 싸움때문에라도 결국 1번의 예가 될것이 너무나도 뻔해보입니다만... 결국 그렇게 된다면 비난을 면치 못하겠죠 ㅋㅋ
그리고 JR의 통근차량 그린샤는 조금 개념이 틀립니다. 근교통근형열차의 일부에 특실을 지정한것과는 달리 이 신형EMU는 용도가 "특급형"이기 때문에 "라이너"의 관점으로 접근하여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통근열차의 운임체계를 수도권 통합요금제에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신형EMU의 입지도 "통근열차 특실"로 적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여객부와 광역부와의 수익배분 문제도 어렵지 않게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3번의 예를 절충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제 생각에는 (2)번의 의견이 가장 합리적이고, 또 시민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인 듯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