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이 안전 관련 결함을 확인하고도 이를 은폐하거나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도된 사람은 '품질전략팀'에서 근무해 온 현직 현대차 직원이다.
경향신문은 23일 "1991년부터 25년간 현대차에 몸담아온 현대맨"이라고 소개한 김진수 부장(54·가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1. YF쏘나타 등에 들어가는 '세타2 엔진'의 콘로드 베어링 소착*으로 인한 엔진소음 및 엔진손상 2. 쏘렌토 등의 클럭스프링 불량에 의한 에어백 미전개 3. i30 에어백 제어 유닛 공진 문제로 에어백이 비정상적으로 전개 * 기계 가공 시에 칩이나 주물사 등 이물질이 기관 안에 남아 있다가 운전할 때에 베어링 속에 끼어들어 눌어붙게 되는 현상
이에 따르면, 김 부장이 의혹을 제기한 안전 관련 결함은 모두 세 가지다.
1. 콘로드 베어링 소착 김 부장 : 같은 엔진·부품을 썼는데 미국에서는 리콜을 했고 한국에서는 하지 않았다 현기차 : 미국 공장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일이어서 국내와는 관계가 없다
2. 클럭스프링 불량 김 부장 :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리콜 실시 의견이 제출됐는데 리콜을 하지 않고 있다 현기차 : 1년전 자료일 뿐, 현재는 테스트 결과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3. 에어백 작동 불량 김 부장 : 아반떼는 리콜을 했는데 똑같은 부품을 장착한 i30는 리콜을 안 했다 현기차 : i30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운전하는 도중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차가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는 차와 부딪힌다면 어떨까요. 또는 직진주로에서 핸들을 꺾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차가 갈지자로 움직인다면 아찔하지 않을까요. 시사매거진 2580에서 이러한 차량의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일단 앞서 말한 사례에 나오는 운전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자신이 운전하는 차의 핸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였습니다. 쉽게 말해 주행 중에 핸들이 잠긴다던가,핸들을 돌려도 앞바퀴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때 극도의 공포감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평소 자신이 지배하던 차량이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면 엄청난 패닉상태에 빠질 것은 자명합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이러한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차들은 보통 핸들을 돌리면 소음이 나고 직진이 잘 안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운전자와 자동차 전문 기자가 제보한 영상에는 주행 중 핸들을 손에서 놓으면 차가 직진하지 못하고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쏠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다른 운전자는 야간주행 중 핸들이 잠겨 당황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수리를 받아도 그때 뿐이었습니다.
시사매거진 2580은 한 운전자를 통해 원인에 접근해 갑니다. 핸들 조향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이 운전자가 원인을 찾기 위해 직접 차량의 조향장치를 분해했고, 그 안에서 톱니바퀴 모양의 작은 플라스틱 부품 하나를 꺼냈습니다. 그 부품은 열에 녹고 마모돼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커플링이라는 플라스틱 부품으로 차량 내부의 금속 부품 사이에 장착되어 힘을 전달하고 완충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바로 이 부품이 닳고 깨져서 문제가 생긴것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품의 원가는 800원. 서비스센터에서 커플링 교체시 공임이 추가되어 12만원입니다.
그런데 핸들 조향의 문제는 이 커플링 말고도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시사매거진 2580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주행 중 핸들이 잠기고 차량이 쏠리는 원인으로 MDPS를 의심한다고 합니다. MDPS는 차량의 조향장치를 한꺼번에 이르는 말인데, 모터로 움직이는 파워핸들 즉, 전자식 조향장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MDPS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면 이를 두 개의 토크센서가 감지해서 핸들이 얼마나 돌아갔는지 파악합니다. 그리고 이를 컴퓨터인 ECU에 보고합니다. 그러면 ECU는 속도와 차량무게,노면상태 등을 계산해서 모터에 일을 시키고, 이 모터가 바퀴를 좌우로 움직이게 한다고 합니다.
시사매거진 2580팀은 문제가 있는 MDPS 부품을 산업용 X-RAY로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핵심부품인 토크센서에서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토크센서 일부에 금이 가거나 곳곳에 기포가 생긴 것이었습니다. 검사업체 직원의 말에 따르면 외부적으로 지속적인 충격을 받거나 온도변화에 의해서 기포나 금이 조금 더 커지는 수가 있다고 합니다.
[핵심부품이라는 토크센서]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순간적으로 접촉불량(전기적인 신호 단절)이 돼서 MDPS의 토크센서가 작동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뜻. 핸들이 무거워지거나 조향이 안되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나오는 게 이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게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시사매거진 2580이 5명의 자동차 전문가에게 관련 사고영상을 보여주었더니 운전자 과실보다는 차량의 조향장치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 기아차 측은 핸들 소음과 핸들을 돌린만큼 바퀴가 움직이지 않는 유격문제는 보증수리 기간과 상관없이 부품교환을 해주겠다고 시사매거진 2580측에 밝혔습니다.
그런데 핸들이 순간적으로 잠기는 현상은 결함이 아니고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MDPS에 순간적인 과부하나 이상신호가 감지될때 더 큰 사고를 막기위해 핸들을 일부러 무거워지게 한 일종의 안전모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송 말미 시사매거진 2580팀이 핸들 결함을 가진 차량을 현대차 서비스센터에 타고 가서 들은 말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증상을 말하자 서비스 센터 직원은 주행시 핸들이 잠기거나 무거워지는 느낌 또는 갈지자 운행에 대해 커플링 교체만으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MDPS를 통째로 교환해야 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품까지 하면 80~90만원 될 것 같은데요"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MDPS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보시면 돼요"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현대차와 필드의 정비소 간에 다른 말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향후 자동차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된 MDPS에 대한 개선책이 나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