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4대강사업으로 불리는 영주댐이 많은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채 완공단계에 이르고 있다
수몰민도 거의 떠나고 없는 텅빈마을 곳곳에 남아 있는 그리움과 추억, 아직 물속에 잠기지 않고 우리를 부르고 있다.
삶의 희로애락을 같이한 "평은"이라는 글자 우리는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였다
이렇게 멍하니 승강장 앞에 나는 서 있다
행복은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는 것 같다 삶의 터전을 잃어 버릴 때 가장 슬프다.
마을에 물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곳에 머물러보고 싶다. 그리우면 편지를 전하던 평은우체국, 수정식당도 그립다
옛고개 가던 길에 가끔 들러 담배를 사던 평은 정류소 매점 아!! 이젠
금모래 은모래는 끝없이 흐르고 싶었다 동호교 밑을 지나 저 멀리까지 금빛 은빛을 간직한 채
고향은 이렇게 든든하게 다리를 놓아 주었는데
명절이면 동호교 난간에 기대어 고향 사람들 오기를 기다렸는데 아! 이젠 추억이어라
5월이면 아카시아꽃 향기가 마을로 내려오던 고향, 그 향기 내년에도 찾아올까
아직 떠나지 못한 할머니는 저 먼곳을 보고 있었다.
문살에 바른 하얀 창호지는 남아 있는데 모두들 어디로 떠났을까
경작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강동2리(동막) 마을 안내판도 내려져 있다. 그래도 옛고개로 가는 길은 이어져 있다
어머니 아버지의 웃음꽃이 남아 있는 강동2리 노인회관, 허물지 못하고 남아 있다
400년 전통의 인동 장씨 집성촌인 평은면 금광2리 "금광마을" 그 뒷편에 영주댐이 위치해 있다
70-80년대 서울 부산으로 갈 때는 평은역을 이용했는데 이젠 기적소리도 멈추고 평은역이 사라져 간다
철로 이설로 인하여 레일을 걷어 낸 흔적이 보인다. 그리움은 저 터널처럼 어두워지지 말았으면
웅장한 영주댐이 보인다
이곳에 머물던 사람들은 모두 길손이 되었다
길손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강동리 빈집
抱山 곽대근
옛고개 오르는
강동리 도로 옆에
철거 되지 않은 빈집이
한 채 남아 있다
양철 지붕은 삭아
뙤약볕이 앉지 못해
붉은 그리움 남아 있으나
그나마 무너지지 않고
마지막 여름의 강물을 마시고 싶어한다
숱하게 지나간 풀잎 같은 시선
한 곳을 바라보지 못하고
스친 인연이라 하지만
저녁이면 저마다 찾아가야 하는
보금자리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보금자리 무너져
웃음소리 들리지 않는 빈집에는
오늘따라 널따란 오동나무 잎이
산그늘에 가려있다
강동리: 영주시 평은면 소재 영주댐 수몰지역
[경찰문화대전 수상작]
2015. 5.19 사진촬영 시인 곽대근
첫댓글 시인님~~이 사진 저장해서 간직해도 될까요? 평은면이 없어져 가는 게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