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예고된 폭설에 늑장 대응으로 교통난 유발
天災 아닌 人災, 수차례 대책회의 ‘회의로 끝나’
평택시의 제설 대책이 12월 5일 내린 폭설로 인해 허점을 드러내
안전관리 분야에서 최고인 ‘가’등급을 받은 2012년 국·도정 주요시책 시·군 종합
평가(본지 48호, 12월 5일자 보도) 결과가 무색해졌다.
사전에 폭설이 예보돼 대책수립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1시경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불과 한 시간도 채 지나기 전에
평택시의 주요 간선도로는 눈길 거북이걸음을 하는 차량들로 일대 혼잡을 이뤘다.
장당동 장당삼거리에서 송탄출장소사거리까지 40분이 걸렸다는 한 시민은
“눈이 와서 어느 정도 밀릴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며
“염화칼슘이라도 제 때 뿌렸으면 이렇지 않았을 텐데…,
제설작업을 하기는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제설작업 미비로 인한 교통 혼란은 송탄출장소와 안중출장소가 관할하는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송탄 지역은 언덕길이 많아 겨울철 제설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곳이지만 읍·면·동과
일반 시민들이 주로 찾는 소포장 염화칼슘은 12.5톤을 보유해 본청 119톤,
안중출장소 42톤 등 타 지역에 비해 보유량이 매우 적어 시급히 물량을 확보해야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제설작업은 외부업체가 용역을 받아 처리하지만 위탁업체 대부분이
관내 업체가 아닌 타지에 위치해 있어 신속한 제설에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지역의 부가가치가 외부로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평택시 도로사업과 관계자는 “업체 선정에 문제점이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몇 번에 걸쳐 이러한 모순점에 대해 지적을 받고 개선을 시도했지만
상위법상 입찰시 경기도내 업체라면 거리에 상관없이 자격을 주도록 돼있어
관내 업체로 입찰을 제한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상세 입찰조건을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강화해 운용하고 있고 향후 더 좋은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설작업이 엉망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100%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기에
조금 미진한 부분에서 불만들이 나오는 것일 뿐 충분히 제설작업이 됐고 별 이상도 없었다”고
말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시민들과는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재난의 총괄지휘체계 확립의 필요성도 나타났다.
평택시 재난안전관리과가 각종 재해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번 폭설로 인한
재해에 대해서는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설에 관한 업무는 도로교통과가 맡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시는 지난 11월 21일 평택시 종합상황실에서 자율방재단, 경찰서, 소방서, 군부대,
읍·면·동 재난담당자 등 민·관·군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겨울철 자연재단 대비 간담회 및
교육을 실시하고 “내년 3월 15일까지 겨울철 자연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시는 폭설, 한파, 강풍 등 자연재난에 따른 준비단계와 비상단계 등
2단계 근무체계를 편성해 24시간 상시체제로 상황실을 운영할 방침을 천명했다.
또한 시는 트랙터용 제설기 47대 등을 읍·면·동에 추가 배치하는 한편 상습결빙지역,
고가도로, 육교 등에 담당공무원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동절기 재난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했으나 첫 제설작업부터 순탄치 못한 모습을 보여줘 시민들의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편,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평택시의회도 큰 눈이 내린 다음날인 6일 오전 긴급간담회를
열고 염화칼슘 보급 지연으로 교통대란을 일으키게 한 평택시의 늑장 행정에 대해 질타하고
추가로 제설장비를 구입해 폭설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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